고방[3799]四佳詩-春日遊靑坡
사가시집 제2권 / 시류(詩類)
四佳詩集卷之二○第二 / 詩類
洪同年日休。用工部絶句 六首 韻見示。次韻。
籬竹淨如洗。池荷高出泥。小䆫初睡覺。茅屋午時雞。
梅子黃初孰。荷花紅漸多。杖藜時步屧。詩興定如何。
小筍穿墻角。寒泉漱石根。數鸎啼柳巷。一犬吠花村。
黑雲遮地面。白雨映山腰。簷燕自相語。池魚時復跳。
薜荔巧穿壁。葡萄低滿簷。矮䆫風細細。孤榻月纖纖。
揷籬防隴芋。引水灌園花。地僻少輪鞅。隔墻三兩家。
홍 동년 일휴(洪同年日休)가 공부(工部)의
절구(絶句) 여섯 수의 운(韻)을 사용하여
시를 지어서 나에게 보여주므로, 여기에 차운하다.
울타리 대는 깨끗하기 씻은 듯하고 / 籬竹淨如洗
못의 연은 진흙 밖에 높이 나왔는데 / 池荷高出泥
작은 창 아래서 잠을 막 깨고 나니 / 小窓初睡覺
띠지붕 위에서 낮닭이 울어대누나 / 茅屋午時鷄
매화 열매는 노랗게 막 익어가고 / 梅子黃初熟
연꽃은 붉은빛이 점점 많아지는데 / 荷花紅漸多
명아주 지팡이 짚고 때로 산보하니 / 杖藜時步屧
시 짓는 흥취가 정히 어떻겠는가 / 詩興定如何
죽순은 담장 모서리를 뚫고 나오고 / 小筍穿墻角
찬 샘물은 돌부리를 씻어 흐르는데 / 寒泉漱石根
두어 꾀꼬리는 버들골목에서 울고 / 數鶯啼柳巷
개 한 마리는 주막에서 짖어대누나 / 一犬吠花村
검은 구름은 땅 위에 널리 깔리고 / 黑雲遮地面
소낙비는 산 허리에 죽죽 내리는데 / 白雨映山腰
처마의 제비는 저들끼리 지저귀고 / 簷燕自相語
연못의 고기는 수시로 뛰곤 하누나 / 池魚時復跳
벽려 넝쿨은 교묘하게 벽을 뚫고 / 薜荔巧穿壁
포도 넝쿨은 처마 가득 나직한데 / 葡萄低滿簷
작은 창엔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 矮窓風細細
외로운 걸상엔 초승달이 비치누나 / 孤榻月纖纖
울타리 막아서 밭 토란 보호하고 / 揷籬防隴芋
물 끌어다가 정원의 꽃에 대도다 / 引水灌園花
땅이 후미져 수레와 말은 드물고 / 地僻少輪鞅
담장 너머 두세 집이 있을 뿐이네 / 隔墻三兩家
ⓒ 한국고전번역원 | 임정기 (역) |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