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교보문구, 워터맨만년필 매장이다.
사람들이 버글 버글 대는 통로에서 나는 마치 얼이 빠져있다.
만년필 진열장 앞. 옷가게 앞에서 옷 한 벌을 탐내는 여심이 이럴게다.
눈이 번쩍이는 만년필에다가 한숨만 쉬며 보기만 할 만년필이 있다.
만년필로 무엇하나. 글씨 쓰지. 좋으면 잘 써지나. 그럴 리가.
졸필이 명필될 리 없지.
제 필체가 어디가랴. 자주 쓰면 늘기야하겠지.
볼펜 글씨이든 만년필 글씨이든 뭐가 달라. 잉크가 다르지.
그러면서 나는 만년필 진열장 앞에서 소년이 소녀를 보듯이 만년필을 본다.
만년필 한 자루 새 놈 하나 가지면 손에서 글을 마치 맥주 마냥 마신 뒤 소변 보듯이
글이 줄줄 나올 예감에 진저리까지 날 지경이다.
내 욕심은 세레니떼에 있다. 블르는 겁나고, 블랙에서 호흡이 멈춘다.
177만원짜리 만년필가 내 형편에 맞는가.
워터맨 기술의 결정체라는 찬사를 받은 펜 세레니떼, 깃털을 연상시키는 우아한 곡선미와 실버밴드, 워터맨 로고가 새겨진 순은 클립 그리고 정교한 18K 백금 펜촉은 동양의 신비와 서양의 세련미가 완벽하게 조화된 이 시대 최고의 펜.
* 펜 촉: 18K 백금촉
* 장식부: 은장
제조사 : 워터맨
원산지 : 프랑스
머릿속에서 이 만년필에 대한 선전문구가 떠오른다.
욕심이 난다. 어쩌나.
몇 푼 가진 주제에 감히 욕심을 내다니.
내가 믿는 말은 한 가지, "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거나
"궁하면 통한다. "
첫댓글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