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부활 대축일 성야미사 강론(2023,4,08)
천사들과 함께 하는 그리스도의 부활
잠비아에서 돌아와 첫번 째 맞이하는 부활대축일입니다. 그동안 본당에서만 미사를 하다가 처음으로 성삼일을 장애자들의 시설인 원주 천사들의 집에서 봉헌하게 되니 만감이 교차 합니다. 참석 신자들 숫자도 작고 모든 것이 어색하긴 하지만 어쩌면 예수님께서 이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서 오셨고 이들에게 큰 기쁨을 주시기 위해서 수난과 죽음을 통해서 부활하신 것이 아닌가 합니다. 특히 만개한 개나리와 벚꽃을 보면서 부활의 큰 기쁨이 자연의 아름다운 선물과 더불어 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장애자들이 자신들의 의사 표현을 위해서 서투른 몸짓을 하고 소리 질러서 성가를 부르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의 제스처 안에 담긴 진정성을 보는 것 같아 그동안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을 잘 이해하지 못한 제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잠비아에서는 장애자들은 아니지만 가나한 사람들이 노래와 율동으로 정성을 다해서 성가를 부르며 환호하는 전례를 통해서 부활의 기쁨을 나누었는데 어쩌면 이 점에서는 차원은 다르지만 예수님 부활의 기쁨을 나누는 그 본 마음은 같은 것임을 느끼게 됩니다.부활은 언어와 국경,신체적 차이나 전례 표현의 다양성에서도 불구하고 죽음에서 살아나신 생명의 기쁨을 노래한다는 면에서 같은 것입니다.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오늘 예수님의 부활대축일을 맞아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예수님 부활의 기쁨이 흘러넘치기를 기원합니다. 모든 전례 중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오늘 부활성야 대축일은 빛의 예식과 더불어 시작되는데 그것은 한마디로 세상의 빛이신 그리스도의 부활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시킨 구약의 빠스카와 연결되어 우리 삶의 구원이요 참 기쁨임을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빛입니다. 태초에 말씀으로 “빛이 생겨나라!”라고 하신 그 하느님이 세상의 빛이셨듯이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영원한 빛으로 우리와 함께 하심을 우리는 기뻐 노래하고 있습니다. 부활초를 높이 들고 부활찬송을 노래하는 우리들은 예수님의 부활로 더 이상 어둠이 우리를 지배하지 못하고 빛 속에서 사랑과 기쁨으로 충만한 가운데 살아가게 되었음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부활찬송(Exultet)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하느님 영광 위해 밝은 불이 켜졌도다. 불꽃이 아무리 갈라져도, 나누어 받은 불꽃은 감소될 줄 모르며, 밀이 녹아 타오르고, 어미 벌이 마련한 밀, 귀한 초를 만들었네. 오, 참으로 복된 밤, 하늘과 땅이 결합된 밤, 하느님과 인간이 결합된 밤! 그러므로 주님, 주님 영광 위하여 봉헌된 이 촛불을 끊임없이 타오르게 하시어, 이 밤의 어둠 물리치소서. 향기로운 제사로 받아들이시어, 밝은 천상 광채에 합쳐 주소서. 샛별이여, 이 불꽃을 받아들이소서. 무덤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 인류를 밝게 비추시는 샛별이여. 성자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부활초를 높이 든 우리들의 마음은 더 이상 어둠이 지배하지 못하고 그리스도의 승리의 기쁨으로 충만하여 저 높은 곳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부활이란 한마디로 승리의 축제이자 신앙의 신비입니다. 그 승리는 죽음의 악신을 물리치고 영원한 삶의 길을 열어주신 하느님의 승리를 뜻합니다. 아울러 이 승리는 하느님의 은총으로만 알아들을 수 있는 신비인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는 절망과 좌절의 죽음을 뛰어넘는 영원한 삶의 희망을 선포하는 하느님 승리의 환희를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사 때마다 “신앙의 신비여!”라고 사제가 기도하면 신자들이 “주께서 오실 때까지 우리는 주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을 굳세게 믿나이다.”라고 노래하는 데에서 그 핵심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부활을 믿는 사람에게는 이 세상의 어떤 것 앞에서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며 오로지 희망과 기쁨이 넘쳐흐를 뿐입니다. 이 부활에 대한 믿음은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하느님의 뜻에 맞갖은 삶에로 우리를 이끌어줍니다. 즉 주님이 부르실 때 즉각 달려갈 수 있고 주님이 원하시는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으며 주님께 모든 것을 내맡길 수 있는 완전한 신앙의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벗어나게 하여 출애굽의 지도자로 내세웠을 때 그는 오직 야훼 하느님의 능력만을 믿고 4백 30 년간의 노예 생활을 청산하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복지로 향해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지냈던 첫 과월절의 체험은 이제 신약의 예수님 안에서 새롭게 재현되었고 그 어린양이 바로 예수님 자신이 되었던 것입니다. 더 이상 어린양의 피로써 맺는 계약이 아니라 새로운 어린양, 하느님의 아들, 예수께서 십자가상에서 피를 흘림으로써 죄와 악에 물든 모든 인류가 예수님의 귀한 피 값 즉 속죄의 제물을 통해서 영원한 생명에 이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런 파스카의 신비를 재현하며 바로 여기, 우리가 사는 이 땅에서 주님의 수난, 죽음을 통한 부활의 신비를 경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도대체 부활 신앙의 기초를 이루는 믿음이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삶 안에 늘 주님이 현존하고 있다는 것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참된 영적 체험, 신앙 체험이 없는 사람은 입으로는 부활을 고백할 수 있어도 마음으로는 진정 예수님 부활을 고백할 수 없는 것입니다.
생활성가 가수 김정식씨의 노래, "예수 내 작은 기쁨" 성가를 들으면서 예수님 부활의 기븜을 나누고 싶습니다.
예수 내 작은 기쁨 - 김정식3집 작사 김정식 작곡 김정식 노래 김정식 01, 내가 밤길을 가고 있을때 누군가 등불 밝혀주는이 있음을 생각하니 내 맘에 한 빛이 가득차 주님의 사랑을 노래하네 * 예수 내 기쁨 예수 내 평화 날 위해 등불 밝히는 예수 내 희망 예수 내 생명 작은 작은 나의 기쁨 02. 내가 미움에 떨고 있을 때 누군가 날 위해 아파하는 이 있음을 생각하니 내 맘에 용서가 가득차 주님의 사랑을 노래하네 * 예수 내 기쁨 예수 내 평화 날 위해 아파 하시는 예수 내 희망 예수 내 생명 작은 작은 나의 기쁨 03. 내가 고난에 울고 있을때 누군가 날 위해 기도하는 이 있음을 생각하니 내 맘에 위로가 가득차 주님의 사랑을 노래 하네 * 예수 내 기쁨 예수 내 평화 날 위해 기도 히는 예수 내 희망 예수 내 생명 작은 작은 나의 기쁨 * 예수 내 기쁨 예수 내 평화 날 위해 등불 밝히는 예수 내 희망 예수 내 생명 작은 작은 나의 기쁨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기쁨이요,평화,희망, 생명입니다. 그 분이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다면 그리고 그 부활하신 주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면 그보다 더 기쁜 소식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는 넉넉히 기뻐해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 아니겠습니까? 예수님께서 마리아 막달레나와 여인들에게 전한 부활의 첫 소식 즉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 28,10)라는 말씀은 부활의 초를 높이 들고 부활의 기쁨을 노래하는 우리들에게 빛이 온 세상으로 퍼져나가듯 부활의 기쁨을 선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우리는 오늘 이 역사 안에서 이런 부활 신앙을 받아들이고 이를 더욱 깊이 마음에 새기며 주님의 부활 안에서 새롭게 거듭 나야 할 것입니다. 모든 게으름, 미적지근함, 불신, 오만, 편견, 그리고 거짓을 떨쳐버리고 예수님 부활의 기운으로 봄의 화사한 새 꽃처럼 새롭게 피어나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이 부활의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널리 외치며 부활에 맞갖은 참된 진리의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폭력과 전쟁, 불신에서 벗어나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며 평화와 행복을 추구하는 보람된 삶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깊이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