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빛 아래 모인 모험의숲 아이들은 변함없이 각자 취향대로 놀이를 시작합니다.
불 피우기, 살림 차리기, 요리하기, 곤충잡기, 책 보기 등...
2주만에 도착한 숲을 느끼고 즐기며 몸과 마음을 풀어냅니다.
진달래가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가지고 온 연꽃의 열매인 연자를 오감으로 느껴봅니다.
소리도 들어보고, 만져보고, 향기도 맡아 보고, 연자를 까서 먹어보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먹기 망설이던 아이들도 누군가 먼저 먹고 콩맛이라고 알려주니 다들 주저하지 않고 도전해 보네요.
더 먹어 보겠다고 나서는 아이도 있었답니다. 연자는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하네요.
이번 모험의숲에서는 으스슥숲으로 출동해 밤을 주워 보기로 했습니다.
터널을 지나며 다들 ‘흐흐흑 흐흐흑’ 귀신 흉내 내기로 흥을 돋우고 도착한 숲에는 삐쭉빼쭉 밤송이가 널려있습니다.
튼실한 알밤이 든 밤송이를 찾아 밤 삼형제를 꺼내기도 하고, 이미 밤송이 집을 탈출해 반짝반짝 뒷머리를 드러낸 밤들을 주워 담
기도 했습니다. 서로 큰 밤을 주웠다고 경쟁도 하고, 따끔한 밤송이에 손가락이 찔리기도 하면서 발견의 기쁨을 느꼈습니다.
얼마 안 되는 밤이지만 맛있게 드셨기를요.
오후에는 지난번 염색을 실패한 손수건의 가을빛을 담았습니다.
달개비와 코스모스, 쪽잎을 손수건 아래 깔고 숟가락으로 두드려 손수건에 색을 입혔습니다.
자신들만의 이야기가 담긴 예술작품이 완성되었네요.
다림질을 먼저 한 후에 비누를 사용하지 말고 찬물로 빨아 사용하시면 됩니다.
유리창 한쪽 붙여 놓으면 햇살과 어우러져 멋진 수채화 그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반달이 며칠 지나면 꽉 찬 보름달이 되겠지요.
하지만 저희에게 빛나지 않는 부분이 보이지 않을 뿐 달은 언제나 보름달입니다.
아이들도 아직 덜 채워져 무언가를 채워야 하는 반달이 아니라 온전한 보름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른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 한 것이거나, 어른들 맘에 들지 않아 한쪽 면을 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요?
온전한 존재라는 생각이 우선할 때 아이들에게 대한 존중과 이끔이 균형 있게 조화될 듯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고, 아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가끔은 허탈할 때도 있지만 그 모든 경험 속에 우리 어른들을 성장시켜내는 배움이 있음을 기억하며 힘있게 걸어가 보아요.^^
첫댓글 저도 건희가 까줘서 연자 먹어봤어요~밤 까먹고 먹어서 그런가 쌉싸름한 밤맛? 이더라구요~ 온전한 보름달이란 말 와닿습니다~ 늘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하트)
다정한 건희, 뭐든 엄마랑 나누고 싶어하는 마음이 예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