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부/김인후
칠석부 시는 1528년 성균관의 백일장에서 장원을 차지한 김인후의 시인데요.
견우와 직녀의 이별을 노래한 시로 당대 여인들의 가슴을 울린 시라고 하지요.
우연인지 이 노래를 너무 좋아하다가 칠월칠석에 죽은 여인도 있다고 하니 대단하죠.
경종 때 명나라 사신이 우리나라의 뛰어난 시부, 책문, 문체를 보기를 청하니
율곡 이이의 천도책 등과 함께 하서 김인후의 칠석부를 선정하여 보였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최고의 문장이라는 뜻이겠지요~
문묘에 모셔진 동국18현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을 정도로 대단한 유학자이지만
시인으로도 유명했던 하서 김인후의 젊은 시절 시를 감상해보아요. (19세에 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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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석부
가을 바람 소슬하게 일어나는 이 저녁
궁궐은 높이 둘러서 있는데
희게 빛나는 은하수를 바라보니
이름난 좋은 계절이로다
멋진 낭군과 만나볼 좋은 때가 왔으니
해저물녁에 만날 약속을 하였구나
구름치마 찬란히 떨쳐 입고는
꿈틀거리는 푸른 용을 타고 간다네
은하수 나루 바라보며 달려나가니
오작교 다리 건너 가려네
앞길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기쁘고
임이 나를 기다리시니 기쁨으로 가득하네
이슬은 엉기어 계수나무 궁전에 빛나고
밤은 맑고 서늘하여 잠들지 않네
신선의 옷자락 마주잡고 서성이니
님의 한두마디에 백가지 시름이 사라지도다
아름다운 꽃은 쉬이 시들며
이별은 어찌 이리 자주 오는가
마주보며 한숨지어 슬퍼하는데
달은 어찌 서쪽으로 내달리는가
하늘 닭이 날개를 치며 새벽을 재촉하니
날이 밝아와 더이상 머물 수가 없어라
어쩔 줄 몰라하며 그리움에 슬퍼하고
님 생각에 넋조차 갈 곳을 잃었지요
맑은 바람 맞으며 차마 이별하지 못하는데
눈물만 걷잡을 수 없이 흩어지네요
멀리서부터 구름이 타오르기 시작하고
멀리 멀리 바라보니 길이 아득하여라
님을 생각하니 머물수가 없어요
날이 갈 수록 내 슬픔은 더해가고
베틀 북 돌리기도 지쳐 어찌해야 할까요
님이 다시 하수가에 물 먹이려면
다시 300여 일을 기약해야 하네요
우리 만날 날은 정해져 있으니
옥황상제님의 두터운 덕에 감사해야겠지요
여전히 세월은 흘러가겠지요
하물며 하늘과 땅은 무궁할 것이니
다시 만날 날이 많을 거예요
멀리 수자리 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
저 땅끝으로 내어쫓긴 신하여
님이 돌아오지 않음을 슬퍼하고 임금과 영영 끊어졌음에 눈물흘리는가
죽어도 한이 되어 울음을 삼킬 것이니
어찌 이다지도 하나 같은지요
바라건대 견우와 직녀여
오래 헤어진다 하여 슬퍼하지 마오
저 하늘 멀리 바라다보며
이곳에서도 기다리는 사람 있으니
길은 아득하고 아득하여 갈 수도 없는데
그 누가 이 만남을 엿볼 수 있으랴
괴이하구나 배 타고 하늘로 간 사람이 누구란 말인가
홀로 물결 거슬러가며 이리저리 바라보니
끝내 망망하여 알 수가 없으니
내 장차 이 이야기를 참과 거짓 사이에 두리~
카페 게시글
시와 시심
(七夕)견우와직녀/시.칠석부
산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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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013
18.08.17 04:21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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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회원님들
비가내려 시윈한 아침
다녀가신고운걸음
감사드립니다
좋은하루되세요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만사형통 하십시오
운영자님
모처럼 시원한 아침
다녀가신고운걸음
감사드립니다
좋은하루되세요
감사합니다
개인택시 님
다녀가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