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댁 주변을 알아가다.
2015.08.06
#1. 우리나라의 끝자락에서
아침에 일어나 할머니 어머니 민수 현진 민아 현아와 함께
백마고지역으로 향했습니다.
우리나라 기차 종착역,
철로의 끝을 바라봅니다.
역 안에는 통일에 대한 바람이 담긴 편지가 가득했습니다.
우리도 엽서에 편지를 썼습니다.
현아는 군인 아저씨께
민아는 북한 사람에게 보냅니다.
우체통에 함께 넣었습니다.
철로 끝을 바라보았습니다.
언젠가 다시 왔을 때 이어진 그날을 그려보았습니다.
태풍전망대로 향했습니다.
군인에게 신분증을 맞기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차 뒷 자석에 아이들과 저까지 5명이 탔습니다.
불편한 자리와 구불구불 한 길로 모두 멀미를 했습니다.
이를 견디고 달려온 곳!
저 멀리 보이는 북한
민아는 가져온 망원경으로 저 멀리 북한을 바라봅니다.
80년대 큰 수해로 임진강으로 떠내려 온 물품을 보았습니다.
할머니가 옛 등나무 있는 곳에 가보자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막고 있습니다.
이젠 못가는 할머니의 추억의 장소.
#2. 바라만 보아도 웃음이 나
한탕강 옆 마련된 어린이 물놀이장에 향했습니다.
시원한 물줄기에 온몸을 맡기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저는 중간 중간 쉬러 나왔지만 아이들은 청소시간 이외에는 쉬지 않고 놀았습니다.
뛰노는 그 모습을 보니 물놀이 안했으면 큰 날 뻔했습니다.
원래 임진강에서 물놀이를 계획했습니다.
주변에서 물놀이는 어렵겠다 하셨습니다.
실제로 강을 보니 물놀이하기 힘들어 보였습니다.
고민하다 어제 해설해주신 선생님 말씀이 떠올라 연락드렸습니다.
위치와 운영시간 알려주셨습니다.
덕분에 이렇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놀이 실컷 했습니다.
마음껏 놀도록 시간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시간쯤 흐른 후 아이들이 스스로 물놀이 시간을 정했습니다.
스스로 잘하는 아이들,
아이들을 바라만 보아도
웃음이 절로 납니다.
#3. 할머니 댁 주변을 알아가다.
물놀이를 마치고 전곡 시내에서 빙수 먹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길을 잃었습니다.
땡볕에 아이들이 몹시 힘들어 합니다.
“선생님은 할머니 댁 근처인데 왜 길을 몰라요?”
묻습니다.
변명이라고 “선생님은 차로만 다녀서...” 말했습니다.
그냥 지나쳤던 이곳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어제 간 선사유적지,
오늘 오전에 간 백마고지와 태풍전망대,
물놀이한 곳 옆에 흐르는 한탄강,
저녁에 현아, 민수와 산책하며 걸었던 길, 초등학교,
어머니와 함께 임진강 따라 걷던 길.
할아버지가 잠들어 계신 그곳, 붉게 물든 하늘.
어제 오늘 지내면서 할머니 댁 주변을 알아갑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어머니가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냈다니.
아이들 덕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책여행의 마지막 밤이 그렇게 지나갑니다.
멀미로 고생한 아이들,
현아가 “아 물놀이 하니까 멀미가 이제 사라져요.” 했습니다.
다행이다.
마지막 밤 즐거운 분위기 만들려 노력한 민수,
동생들 편하게 자라 침대 양보하고 먼저 밑에서 자겠다 말한 현진,
현아 슬퍼할 때 잘 챙기고 옆에서 함께 잔 든든한 언니 민아.
이틀 동안 씩씩하게 여행 잘 보낸 현아. 든든한 총무님.
냉면 한 그릇을 두 명이 나눠먹고 간식하나에 행복해하는 아이들.
작은 것 하나에 감동하는 아이들 모습에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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