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숲에 들어서자, 침을 꿀꺽 삼켰다.
진심으로 놀라 우뚝 멈추어 섰다.
잠시 움직이지를 못했다.
곧게 뻗은 편백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선 산사면.
수도 없이 많은 직선들, 끝없이 솟구친 직선들이 사방으로 확장되어 우주처럼 먹먹했다.
크기나 양에 압도되기는 쉽지만 존경을 불러일으키는 타격은 드물다.
이마가 차가워지고 등은 겸허해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숲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의 몸은 자유로웠고 그들의 얼굴은 선했다.
전북 완주의 공기마을 편백숲에서였다.
◆ 공기마을 10만그루 편백숲
사람들이 숲 속에 있다.
앉아 있거나 누워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지만 말은 흩어져 소음으로 들리지 않는다.
낮잠에 든 이도 있고, 책을 읽는 이도 있다.
연인들, 친구들, 가족들은 저마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모습이다.
홀로 꼿꼿이 앉은 사내는 쓸쓸해 보이지 않는다.
까르륵 하는 아기와 허허헛 웃는 노인의 웃음소리가 평화롭고 아름답다.
하늘을 향해 일제히 솟구친 편백나무들. 그들 10만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편백숲에서 펑펑 솟아나는 피톤치드는 치유와 힐링에 으뜸으로 친다.
피톤치드는 뇌를 맑게 해 주고 스트레스를 없애 준다.
피부에도 좋고 심폐기능을 강화시켜 주기도 한다.
그래서 이 숲에는 머리에 두건을 쓴 이들이 자주 찾아온다고 한다.
지독한 병과 싸우는 사람들이다.
경사진 숲에는 나무들 사이사이 작은 테라스 같은 공간이 있다.
많은 이들이 머문 흔적이다.
한사람이면 족할 자리에 앉아 저절로 흘러가는 시간을 가만 내버려 둔다.
시선을 주기 편한 거리의 나무들을 바라보면 갈 빛의 줄기 속에 초록, 주황, 연두 빛이 보인다.
줄기는 피부가 대부분 세로 방향으로 쩍쩍, 조각조각 갈라져 있다.
바짝 마른 듯 보이지만 숨과 같은 수분기가 느껴진다.
나무가 지닌 부드럽지만 강한 힘, 그리고 그 힘의 빛이 보이는 것 같다.
모든 가지들은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편백나무 우듬지가 하늘에 맞닿아 있다.
펼쳐진 레이스 천처럼 파란 하늘이 열려 있지만 떨어지지는 않는다.
숲의 향은 가만히 앉아 있을 때보다 짙다.
숲은 어두운 듯 밝고, 무엇보다 사람을 선하게 하는 맑음이 있다.
이 숲은 1976년 박정희 정부의 산림녹화사업으로 조성됐다.
잣나무, 삼나무, 낙엽송, 오동나무도 나란히 숲을 이루고 있다.
이후 40년 가까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
이곳에 사람들이 들기 시작한 것은 2년 전, 영화 ‘최종병기 활’이 이곳에서 촬영된 후부터다.
◆ 공기마을, 추사 김정희가 만년을 보낸…
전북 완주 상관면 죽림리 공기마을. 마을 뒷산의 옥녀봉과 한오봉에서 내려다보면 밥그릇처럼 생겼다고 해서 공기마을이다.
마을은 추사 김정희, 눌인 조광진과 함께 조선후기 명필로 꼽혔던 창암 이삼만 선생이 이곳에서 만년을 보냈다.
죽림리 초입에서 공기마을까지는 길이 좁다.
대형버스는 겨우 지나갈 정도. 2㎞ 남짓 달리면 공기마을이다.
편백숲의 인기를 실감나게 하는 커다란 주차장이 마을 입구에 있다.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마다 돗자리를 들고 있는데, 숲에 들어서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마을에는 식당도 있고 천막을 친 간이매점도 있다.
길가에서는 베개, 도마, 주걱, 마사지 봉, 효자손 등등의 편백 제품을 판다.
편백숲으로 향하는 길은 두 개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마을 앞길을 오르는 콘크리트 길, 계곡물을 살짝 아래에 두고 산자락을 밟고 오르는 숲길인 ‘백세길’.
두 개의 길이 다시 합해지는 곳에서 길은 다시 갈라진다.
‘치유의 숲’ 푯말이 서 있는 왼쪽으로 가면 널찍한 흙길 양쪽으로 편백나무가 빼곡하게 서있고 곧 편백숲 오솔길로 들어설 수 있다.
오른쪽으로 가면 편백숲의 또 다른 자랑거리인 유황족탕이 있다.
온천을 개발하려 했지만 수온이 낮아 방치했던 샘을 족탕으로 만든 것이다.
편백숲 오솔길을 산책하거나 마을 뒷산을 산행하는 사람들의 마무리 코스다.
공기마을~편백숲오솔길~통문~산책로반환점~임도끝7키로~노거숲주차장~약3시간 트레킹후 임실치즈마을 식사후 견학
임실 치즈테마파크 마을에서 맛난 식사후 견학하고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