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 주장자를 두 손으로 나누어 주니
바다에 들어가 용이 되어 구름 일으켜 비가 되고
산에 올라가면 범이 되어 하늘에 부르짖고 땅에 소리친다.
삼세의 모든 부처님은 머리를 다투어 나오고
육대 조사는 몸 숨길 곳이 없으니
애닳고 애달픔이여
일면 월면이요, 소주 상주로다.
진주 금우스님이 날마다 스스로 밥을 지어 대중에게 공양하였다.
밥때가 되면 밥통을 메고 승당 앞에 와서 춤을 추며
크게 웃으면서 말하였다.
"보살들아, 밥 먹으러 오너라."
오랑캐 말과 한나라 말을 누가 알리오
구리쇠 머리 무쇠 이마도 눈썹을 찌푸린다.
간당기 선사가 송하였다.
짐조가 물에 떨어지니 물고기와 자라가 죽고
독룡이 가는 곳에 초목이 마른다.
좌중에 강남의 나그네가 있거든
술통 앞에서 자고새 노래 부르지 말아라.
서로 부르고 서로 부르며 돌아오니
만호와 천문이 바로 봄빛일세.
목당계 선사가 송하였다.
진귀한 보배를 듬뿍 가져다 늘어놓으니
옥을 섞고 구슬 부은 것이 몇번인줄 아는가?
봄신이 의기가 많다고 말하지 말아라
맑은 향기가 눈 속 매화에서 저절로 오는구나.
도적의 몸이 이미 드러나 부질없이 머리 돌리니
귀신의 머리와 신령의 얼굴을 한 곳에 묻는다.
설두현 선사가 착어하여 말하였다.
"비록 이러하나, 금우는 좋은 마음이 아니니라."
복유상향이로다.
상방익 선사가 염하였다.
"금우는 술을 배로 마시고 노래를 배로 부르니
이 한 집의 스님들은 나무불타야로다."
앞 화살은 오히려 가벼우나 뒷 화살이 깊구나.
원오근 선사가 착어하여말하였다.
"제호와 독약을 한꺼번에 주는구나."
다만 범 머리만 탈줄 알고 범 꼬리는 거두지 못한다.
대중들이여,
시비는 공평한 도리를 가지고 끊기 어렵고
은혜와 원수는 다 친한 정에서 나온다.
금우의 밥통을 혹은 기뻐하고 혹은 성내니
사람을 성공케 하는 자는 적고 사람을 실패케 하는자는 많다.
알겠느냐?
해 떨어진 가을 산에 저녁노을 비치니
외로운 배 달 아래 갈대꽃에서 자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