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1자 정기인사를 앞두고 유치원, 초등보건교사 전원 과원조정대상자 명단을 제출하라는 공문이 왔다.
중소도시 이외엔 군면 단위 초등학교, 유치원 보건교사는 모두 해당된다.
인구소멸시대 1위인 우리 지역 역시 마찬가지이다.
교육정책에 대해 신경쓰고 싶지도 않은 체념 상태로 모든 사안에 귀를 닫고 싶은데 ...또 그게 아니다.
'아이들이 불쌍해서 어떡하나' 곧 한쪽 가슴이 저미어오는 것이다.
서울에서 지방 중학교에 왔을 때 인근 초등학교에서 온 아이들의 보건교육의 어떠함에 대해 감동했었던 기억이 나서이다.
첫번째 감동은 아이들이 모두 양치질을 하는 모습이었다.
특별하게 세면대가 다른 것이 아닌데 점심 식후에 양치질 하는 모습이 내 눈엔 나이아가라 폭폭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았다.
서울 대단위 공립 초등에선 보건교사 혼자서 하는 구강보건은 형식적으로 흐를 수 밖에 없고, 중학교에선 언감생샘이었다.
연이은 감동 시리즈는 소아비만, 당뇨아들이 자기돌봄 훈련이 되어 있고, 특히 취약아들의 보건실 신뢰가 절대적이라는 거다
나 또한 70여 만원 예산을 끌어와서 정서적으로 안정된 친구들과 취약아들을 묶어 고립되지 않게 금연동아리반으로 돕곤했다.
'아이들이 불쌍하다' 는 작년 가을 자신의 몸이 분명 이상하다고 하시다가, 방문한 내게 느닷없이 작은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다.
한 달 전 폐암이 뼈까지 전이된 작은 아버지는 나는 살 만큼 살았는데, 요즘 애기들 보면 그렇게 불쌍하다고 해서 깜짝놀랐다.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셋째 제부마저 그 이야기를 해서 또 놀랐다.
아이들과 함께 사는 나로선 아이들에 대한 측은지심이 당연하다 싶지만, 이 분들은 교육계와 아무 상관이 없는 분들이다.
요즘 군면단위는 차량 이동도 어려운데다가 대부분 조손가정, 다문화 가정, 부모의 기능부전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중학생고, 여학생임에도 옷을 제때 못 갈아입고, 머리를 못 감기도 해서 냄새가 나고 학급친구들과 어울리지를 못했다.
가정방문을 해보면 남의 집 처마밑이나 창고에서 셋방살이를 하곤한다.
21세기 이 부자 나라에서 믿을수 없는 취약계층이 있고 담임교사는 (어쩔 수 없이)경계를 치고, 나로서도 마음만 앞서곤 했다.
요즘 숲 산책하다가, 퇴직한 선생님들을 만나면, 제자들이 의사, 변호사, 검사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고 자랑들을 하신다.
이런 자랑을 들을 때마다, 얼마나 입에서 단내나게 아이들을 가르쳐냈는지 공감하면서도, 나는 가슴이 또 미어지곤 한다.
내가 돌보거나, 알 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학교 돌봄의 한계를 깨닫게 해주던 아이들, 거의 ..... 사회의 희생양, 먹잇감이 되었을 것만 같아서 마음이 우울해지곤 한다.
엽기적, 끔찍한 사건들을 경험하고도 가정에서도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이들.
보건교사들이 요즘은 행정독박을 쓴 채 컴퓨터에 코박고 있지만, 그래도 시간만 되면 곧장 아이들에게 향하곤 한다.
교사내 정치성은 '1'도 없는 것이다.
위계적, 관료적 학교 분위기 또한 하층민 아이들에 마음을 쓰는 교사에 대해 별종 취급, B급교사로 여기는 풍조이다.
흡연예방 금연실천학교, 동아리반 운영, 흡연생 지도 다하고, 취약아한테 빠져 있는 동안 교사 저 혼자 숨넘어가는 것이다.
<초등 밀레니얼 세대의 부장교사 경험 >관련 학술논문 학교현상은, 학생, 전교생 이해가 깊어졌다는, 학생관련 언급이 없다.
누가 이 어려운 아이들 곁에서 꼼꼼하게 몸과 마음을 살펴주고 건강 습관을 길러주며 곁에 서 있어 줄 것인가?
언제부터 교사들은 교육계 정치성을 지향하는가? 교사 본질인 학생에게 향하는가? 선로변경지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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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장교사 된 경위:자발적, 비자발적 동기
1. 실리적 이익 위해
1) 승진준비를 위해 자발적 희망
2) 부장수당, 성과급, 가산점, 또는 학교내 인사배치의 이득 고려
2. 개인 성장과 발전을 희망
1) 교직에서 부장을 통해 다양한 업무경험 (나무만 보다 전체숲을 보는 듯함)
3) 중간리더로서 후배교사를 잘 이끌어주고 싶음 (축구에서 미드필더 역활)
4) 관련된 분야로 확대되어 전문성 향상
3. 상황상 마지못해 맡음
** 경험 결과 : 중간리더 역할 수행
1) 조력자 - 다른 학급일에도 고민을 함께하게됨
- 선배교사 요구에 시간을 할애하게 됨
2) 촉진자 - 학년, 부서, 소속구성원과의 관계에 신경 쓰게 됨
- 학교 추진 사업에 대해 동료교사 설득 이드해감
- 다양한 구성원들의 상황과 의견을 조율함.
출처: 오연희·정주리(2022), 밀레니얼 새대 초등교사의 부장교사 경험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 미래교육연구, Vol 35(3), 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