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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크롬회화가 중심이던 80년대에 도전하듯 잡지인쇄물 등에서 채집한 이미지들이나 오브제들을 차용, 얽이설기 작업해 내던 아날로그적 주재환의 작업형식은 표현과 소통은 효과적이었으나 보존성문제는 많은 작품이 유실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트렁크갤러리는 이 작업형식이 갖는 문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사진디지털미디어를 권유했다. 1년여, 컴퓨터와 놀이하기, 사유하기를 지나 사이버그공간에 넘나들면서 이미지 채집을 즐기며, 재해석, 재조합, 재구성에 몰입, 작품이 제작되었다. ● 주재환은 우리사회가 아직도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흑백논리, 스펙터클한 물질문화의 폭주 등이 팽배해 있어, "현기증" 상태라고 말한다. ● 여러분들의 관심을 모을 주재환에 대한 글을 소개하려 한다. 8・ 90년대 한국미술계 평론가로 대변되는 성완경의 글이다. '미술문화' 출간, '우리시대 예술가 시리즈 01', "이 유쾌한 씨를 보라"의 158p 를 발취 한글이다.
... 1979년 "현실과 발언" 그룹결성과 그 이듬해 창립 전 출품은 미술계 바깥에 머물던 그가 반 모더니즘과 현실풍자 적 시각의 새로운 미술운동에의 가담을 통하여 한국의 현대미술의 문제, 그리고 자기 자신에 있어서의 미술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사고하기 저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제까지 한국미술계에 고질이던 학연에 따른 막연한 미술그룹과 달리, 한국 현대미술의 상황과 자신의 예술적 지향문제에 대한 비교적 뚜렷한 의식의 공유점을 갖고 출발한 이 그룹의 창립전을 전후한 시기의 각종 토론모임과 예비 작품 발표회, 술자리, 화실방문 등에서, 주재환의 소위 '먹물' 먹은 사람들과는 다른 서민적 반골기질과 달관, 완전히 밑바닥과 상통하는 체질화된 '맨발'정신, 험난한 세상을 건너온 4・19세대 '출판지식인' 특유의 박람강기와 그 '격조'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기존미술계의 그 어떤 인간유형이나 모럴과도 구별되는 이 인물의 '격조'와 역할로 인해 주재환은 그 이후 한국의 반 모더니즘적 미술조류 내지 민중미술과 떼어놓을 수 없는 이름이 되었다. ● ...1980년대 초 그의 작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풍자적 발상과 표현형식의 기호학적 명료성이다... ■ 박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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