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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위충(盡己謂忠)
공익을 위해 자신의 힘을 다하는 것을 충이라고 한다는 뜻이다.
盡 : 다할 진(皿/9)
己 : 몸 기(己/0)
謂 : 이를 위(言/9)
忠 : 충성 충(心/4)
순국(殉國),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침은 더할 나위 없이 고귀하다. 개인 영달이 아닌 공의(公義)의 삶이기에 그 족적이 빛나는 것이다. 순국선열을 우러러 기리며 부르는 ‘순국선열의 노래’ 한 구절이다. “온 겨레 나라 잃고 어둠 속 헤매일 때/ 자신을 불살라서 횃불마냥 밝히시며/ … 오롯이 목숨 바친.”
사실 대개 사람들은 범부(凡夫)의 삶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성인 열사 위인이 걷는 길은 대조적이다. 오늘 불이익을 받을지언정 공명정대함을 올곧게 지키고 실천하기에 역사 발전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힘을 발휘한다. 공공선(公共善)을 위한 충신이다.
그래서 주자는 저서 사서장구집주(四書章句集注)에서, “(공익을 위해) 자신의 힘을 다하는 것을 충이라고 하고, 성실하게 하는 것을 믿음이라고 한다(盡己之謂忠, 以實之謂信)”고 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했듯, 지난 역사의 성공과 실패 사례에서 오늘의 가르침을 삼는 것이다. 이른바 복거지계(覆車之戒)다. “앞 수레가 엎어진 바큇자국은 뒤 수레에 교훈이 된다(前車覆 後車戒)”는 풀이다.
저 옛날의 하은주(夏殷周) 시대를 되돌아보면 그때는 왜 잘했고, 실패해 나라가 망했는지 알게 한다. 그래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처칠의 명언은 오늘에도 빛난다.
최근 숨은 독립운동가 400여 명의 의로운 행적들이 발굴됐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로 인정받길 기대한다. 반면 친일잔재 청산도 시급하다. 친일파들이 현충원에 순국지사들과 나란히 누워 있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국가보훈처가 발간한 ‘친일반민족행위자 국립묘지 안장자 현황’을 보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파 63명의 시신이 서울현충원과 대전현충원에 묻혀 있다. 순국선열을 조국을 위하는 충성의 표상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격랑의 한반도 국제정세에 세심히 대처해야겠다.
대한국인 안중근 의사는 이렇게 경책하지 않았는가. “사람이 멀리 보고 깊은 사려가 없으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人無遠慮, 難成大業).”
盡己之謂忠 以實之謂信
얼마 전의 일이다. 대기업을 다니다가 일찌감치 그만두고 귀농을 한 대학 동창 P가 있었는데, 이전 직장 동료 R 때문에 속상한 일이 있었단다. P가 회사에 다닐 때는, 시골에서 가져온 농산물들을 R에게 주면, R도 매우 감사해하며 소소한 것들을 주곤 했었다나. 서로 주고받는 가운데 오가는 정, 참 이것이 사람살이 맛이구나 하는 그런 게 있었는데, 직장을 그만두고 완전 귀농을 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턴가, R의 태도가 확 달라졌다는 것이다.
하루는 대형마트 앞에서, 직접 재배한 싱싱한 유기농 야채를 주고자 R을 불렀더니, 그냥 받기만 하고 휙 가버렸다는 것이다. 마트 앞이었던 만큼, 빵 하나 그냥 사서 줄 법도 했는데, 본인 볼일만 보고선 휙 가던 모습이란. 그땐 바빠 그런가 했는데, 얼마 후 다시 나눔할 게 생겨 R을 불렀더니, R은 잽싸게 달려와서는, 또 받아 갈 것만 딱 받아가고 감사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훌쩍 가버리더란다. 직장 다닐 땐 그렇게 살갑더니, 나오니 별 볼일 없다 싶었는지 태도가 돌변한 것을 보고, 마음이 비면, 손도 비워지나 보다 싶어 씁쓸했다고.
이 얘기를 들으면서, 송대의 주자가 사서장구집주(四書章句集注)에서 ‘盡己之謂忠, 以實之謂信’이라고 한 말이 떠올랐다. 여기서 ‘충(忠)’은 자기에게 최선을 다하는 마음을, ‘신(信)’은 그 충을 타인에게 실현함을 의미한다. 충(忠)은 가운데 중(中) 자에 마음 심(心) 자가 합쳐진 글로, 충(忠)이 가득한 사람은 곧 마음의 중심, 심지가 굳어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며 타인에겐 신뢰를 주는 한결같은 사람을 의미한다.
한편, 필요할 땐 간, 쓸개라도 줄 듯하다 더이상 별 볼 일 없거나 관계가 소원하다 싶음 언제든 손해 보지 않고 빈손으로 받아 가기만 하려는 이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심지가 굳지 못한 이들이다. 충(忠)이 없기에 얍삽하고 충(忠)을 바탕으로 한 신뢰 또한 없다. 이들은 스스로에게도 솔직하지 못하며, 시류에 따라 흔들리는 갈대같은 인생들이자 또 어떤 면에서는 ‘개만도 못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개’는 충(忠)의 상징적 동물이다. 우리 옛 문헌에는, 개가 글이나 옷자락을 물고 와 주인의 죽음을 알리거나 주인의 시체를 지키거나 몸에 물을 묻혀 불을 끄고 주인을 살린 이야기 등 다양한 의구담(義狗談)이 전한다. 모두 비천하게 인식되었던 개가 주인을 위해 충성을 다한 모습을 형상화한 것들로, 이를 통해 우리 조상들은 각박해져 가는 세태 속, 인간으로서 인간답지 못한 행동을 하는 이들을 경계하는 자료로 삼곤 하였다.
새롭게 정권이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았건만 여기저기서 잡음이 많이 들린다. 한 자리 잡기 전에는 간이라도 빼줄 듯 세상 다정하다가 다들 권좌에 오르고 나서는 권리만 생각하고 의무를 저버리는 것은 아닌지. 다들 초심의 마음으로 충(忠)과 신(信)을 가슴에 새기면서, ‘개보다 못한 사람’이 아닌 적어도 ‘개(義狗) 같은 사람’이 되어 국정 운영을 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 盡(다할 진)은 ❶형성문자로 尽(진)은 통자(通字), 尽(진)은 간자(簡字), 侭(진)과, 儘(진)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그릇 명(皿; 그릇)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다하다의 뜻을 가진 부수(部首)를 제외한 글자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릇 속을 비우다가 전(轉)하여, 다하다, 남김 없이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盡자는 ‘다하다’나 ‘완수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盡자는 皿(그릇 명)자와 聿(붓 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聿자는 손에 붓을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솔’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한다. 盡자는 이렇게 솔을 들고 있는 모습에 皿자를 결합한 것으로 식기를 씻는다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식기를 씻고 있다는 것은 이미 식사가 끝났다는 뜻이다. 그래서 盡자는 식사가 끝난 후 설거지까지 마무리했다는 의미에서 ‘다하다’나 ‘완수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盡(진)은 ①다하다 ②완수(完遂)하다 ③극치(極致)에 달하다 ④최고에 달하다 ⑤다 없어지다 ⑥사망(死亡)하다 ⑦죽다 ⑧모든 ⑨전부(全部)의 ⑩~만 ⑪다만 ~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곤할 곤(困), 다할 추(湫), 다할 극(極), 다할 진(殄), 다할 궁(窮), 다할 갈(竭), 가난할 빈(貧)이다. 용례로는 있는 힘을 다함을 진력(盡力), 몸과 마음이 지쳐 쓰러질 정도로 열심히 힘을 다함 또는 그렇게 하는 일을 진췌(盡悴), 마음과 정성을 다함을 진심(盡心), 창고에 있는 곡식이나 물건을 풀어서 죄다 나누어 줌을 진분(盡分), 맡은 바 직분을 다함을 진직(盡職), 돈이나 물품을 남김없이 다 내어 줌을 진하(盡下), 정성을 다함을 진성(盡誠), 생각 했던 바를 다 쏟아 놓는 말을 진언(盡言), 운이 다함을 진운(盡運), 충성을 다함을 진충(盡忠), 죄다 멸망하거나 또는 멸망시킴을 진멸(盡滅), 사물의 근원을 속 깊이 연구하여 앎을 진원(盡源), 술이 몹시 취함을 진취(盡醉), 모조리 다 죽음을 진몰(盡歿), 재물이나 정력 따위가 죄다 없어짐을 핍진(乏盡), 줄거나 또는 해져서 다 없어짐을 모진(耗盡), 시들어 없어짐을 조진(凋盡), 아직 다하지 못함을 미진(未盡), 하나도 남지 않고 다 팔림을 매진(賣盡), 아주 사라져 다 없어짐을 소진(消盡), 점점 쇠하여 다 됨을 쇠진(衰盡), 재물 따위를 죄다 써서 없애 버리는 것을 탕진(蕩盡), 힘이나 마음을 다함을 극진(極盡), 무엇이 저절로 다 됨 또는 몸과 마음으로 정성을 다함을 자진(自盡), 모조리 잡음이나 휘몰아 잡음을 타진(打盡), 간곡하게 정성을 다함을 곡진(曲盡), 기력이 다 빠져 없어짐을 탈진(脫盡), 모두 타 버림을 소진(燒盡), 기력이 다하여 없어짐을 기진(氣盡), 끝나거나 다하지 않음을 부진(不盡), 다 없어짐을 절진(絶盡), 맥이 풀리고 기운이 아주 빠짐을 맥진(脈盡), 줄어 없어짐을 감진(減盡), 마음과 힘을 있는 대로 다 씀을 비진(備盡), 힘이 다 지침을 역진(力盡), 세상의 모든 잡귀를 굴복시키는 일을 항진(降盡), 멸하여 없어지거나 없앰을 멸진(滅盡),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다하여 없어짐을 갈진(竭盡), 모조리 닳아 없어짐을 올진(兀盡), 몹시 써늘함을 냉진(冷盡), 목숨이 끊어져 죽음을 합진(溘盡), 쓸 만한 계책이 다하여 없음을 계진(計盡), 충성을 다하고 힘을 다함을 진충갈력(盡忠竭力), 착함과 아름다움을 다한다는 뜻으로 완전무결함을 이르는 말을 진선진미(盡善盡美), 맡은 일에 진종일 부지런히 쓰는 힘을 진일지력(盡日之力),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낮춰 온힘을 다한다는 뜻을 나타냄을 국궁진력(鞠躬盡力), 먹을 것과 입을 것이 모자람 없이 넉넉함을 끽착부진(喫着不盡), 글로는 의사를 충분히 표현할 수 없다는 말을 서부진언(書不盡言), 식량이 떨어져 기운이 다함을 식갈역진(食竭力盡) 등에 쓰인다.
▶️ 己(몸 기)는 ❶상형문자이나 지사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본래 구불거리는 긴 끈의 모양을 본떴고, 굽은 것을 바로잡는 모양에서 일으키는 일의 뜻으로 쓰인다. 일으키다의 뜻은 나중에 起(기)로 쓰고, 己(기)는 천간(天干)의 여섯번째로 쓰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己자는 '몸'이나 '자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여기서 말하는 '몸'이란 '나 자신'을 뜻한다. 己자의 유래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사람이 몸을 구부린 모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굽의 있는 새끼줄을 그린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런데 己자와 결합한 글자를 보면 새끼줄이 구부러져 있는 모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다만 己자가 단독으로 쓰일 때는 여전히 '나 자신'이라는 뜻을 가지게 된다. 己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상용한자에서는 뜻과 관련된 글자가 없다. 다만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새끼줄이나 구부러진 모양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니 상황에 따른 적절한 해석이 필요하다. 그래서 己(기)는 ①몸 ②자기(自己), 자아(自我) ③여섯째 천간(天干) ④사욕(私慾) ⑤어조사(語助辭) ⑥다스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육십갑자(六十甲子)의 여섯 번째를 기사(己巳), 열여섯째를 기묘(己卯), 스물여섯째를 기축(己丑), 서른여섯째를 기해(己亥), 마흔여섯째 기유(己酉), 쉰여섯째를 기미(己未)라 한다. 그리고 자기의 물건을 기물(己物), 자기 마음을 기심(己心), 자기가 낳은 자녀를 기출(己出), 자신의 의견이나 소견을 기견(己見), 자신의 초상을 기상(己喪), 자기의 소유를 기유(己有), 자기의 물건은 기물(己物), 제 몸이나 제 자신 또는 막연하게 사람을 가리키는 말을 자기(自己), 자기 이익만 꾀함을 이기(利己), 자신의 몸을 닦음을 수기(修己), 안색을 바로잡아 엄정히 함 또는 자기자신을 다스림을 율기(律己), 자기 몸을 깨끗이 함을 결기(潔己), 몸을 가지거나 행동하는 일을 행기(行己), 신분이나 지위가 자기와 같음을 유기(類己), 자기를 사랑함을 애기(愛己), 자기 한 몸을 일기(一己), 자기에게 필요함 또는 그 일을 절기(切己), 자기가 굶주리고 자기가 물에 빠진 듯이 생각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여겨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함을 일컫는 말을 기기기익(己飢己溺), 중종때 남곤 일파 조광조 등을 쫓아내어 죽인 사건을 일컫는 말을 기묘사화(己卯士禍), 기미년 3월1일 일제에 항거하여 일어난 한국의 독립운동을 일컫는 말을 기미독립운동(己未獨立運動), 자기 스스로를 돌이켜 봄을 일컫는 말을 자기관찰(自己觀察), 모든 사고와 판단과 행동을 자기 중심으로 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기본위(自己本位), 자기의 이해와 쾌락과 주장을 중심으로 삼고 남의 처지를 돌보지 않는 주의를 일컫는 말을 애기주의(愛己主義), 자기 존재를 인정 받으려고 남에게 자기를 과시하는 심리적 경향을 일컫는 말을 자기과시(自己誇示), 스스로에게 황홀하게 빠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기도취(自己陶醉), 자신의 생활은 검약하게 하고 남을 대접함에는 풍족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약기유물(約己裕物) 등에 쓰인다.
▶️ 謂(이를 위)는 ❶형성문자로 谓(위)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옮기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胃(위)로 이루어졌다. 옮겨 바꾸어 말하다의 뜻이 있다. ❷형성문자로 謂자는 ‘이르다’나 ‘일컫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謂자는 言(말씀 언)자와 胃(밥통 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胃자는 ‘위’나 ‘밥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謂자는 ‘이르다’나 ‘일컫다’라는 뜻을 위해 만든 글자이지만 이 외에도 ‘논평하다’나 ‘알리다’, ‘생각하다’, ‘힘쓰다’와 같은 다양한 뜻을 표현하는데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謂(위)는 ①이르다, 일컫다 ②가리키다 ③논평하다 ④설명하다 ⑤알리다, 고하다 ⑥생각하다 ⑦힘쓰다 ⑧하다 ⑨근면하다 ⑩어찌하랴 ⑪이름(이르는 바) ⑫까닭, 이유(理由) ⑬함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를 운(云)이다. 용례로는 입에 올려 말하는 것을 운위(云謂), 이른바 또는 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바를 소위(所謂), 어떠한 사람이 말하는 바를 혹위(或謂), 거의 옳거나 좋다고 여길 만한 말로 이르자면 어떠어떠하다고 할 만함을 이르는 말을 가위(可謂), 이야말로를 차소위(此所謂), 과연 그렇다고 이를 만 하게를 방가위(方可謂), 세속에서 이른바를 속소위(俗所謂), 그야말로 참말로 정말로를 진소위(眞所謂), 과연 그렇다고 이를 만 하게를 방가위지(方可謂之) 등에 쓰인다.
▶️ 忠(충성 충)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中(중, 충)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마음속에서(心) 우러 나오는 참된 뜻이라는 뜻의 충성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忠자는 '충성스럽다'나 '공평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忠자는 中(가운데 중)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中자는 원안에 깃발이 꽂혀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중심'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중심'이라는 뜻을 가진 中자와 心자가 결합한 忠자는 '중심이 서 있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마음에 중심이 서 있다는 것은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忠자는 마음에 중심이 잡혀있다는 의미에서 '공평하다'나 '충성스럽다'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忠(충)은 (1)임금에 대하여, 신하와 백성 된 본분을 다할 것을 요구하는 사상(思想)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충성 ②공평(公平) ③정성(精誠) ④공변되다(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다) ⑤정성스럽다 ⑥충성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간사할 간(奸), 간사할 사(邪), 거스릴 역(逆)이다. 용례로는 나라와 임금 등에게 몸과 마음을 다하여 헌신하는 것을 충성(忠誠), 남의 잘못을 고치도록 타이름을 충고(忠告), 표리가 없고 성실함을 충실(忠實), 충실하고 인정 많음을 충서(忠恕), 주인에게 충실한 개를 충견(忠犬), 나라와 임금을 위하여 충절을 다하는 신하를 충신(忠臣), 나라에 대한 충성과 부모에 대한 효도를 충효(忠孝), 충성스러운 마음을 충심(忠心), 충성스럽고 곧음을 충직(忠直), 임금께 충성을 다함을 충군(忠君), 충성스럽고 참된 정을 충정(忠情), 충직하고 순후함을 충후(忠厚), 충성스럽고 절의에 열렬함을 충렬(忠烈), 충성스럽게 간함을 충간(忠諫), 충고하는 말이나 충직한 말을 충언(忠言), 진정으로 임금을 섬기는 마음을 충간(忠肝), 충성스럽고 절개가 곧음을 충정(忠貞), 충성스러워서 삼가는 마음이 깊음을 충숙(忠肅), 공경하여 충성함을 경충(敬忠), 홀로 다 바치는 충성을 고충(孤忠), 변변하지 못한 충성을 미충(微忠), 충성스럽지 못함을 불충(不忠), 정성을 다하는 충성을 혈충(血忠), 충성을 힘써 다함을 효충(效忠), 독실한 충성을 독충(篤忠), 남을 위하여 꾀를 내어 줌을 모충(謀忠), 겉으로만 꾸며 나타내는 거짓된 충성을 사충(詐忠), 자기의 충성됨을 그 상대편에게 나타내 보임을 헌충(獻忠), 바른 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뜻으로 바르게 타이르는 말일수록 듣기 싫어함을 이르는 말을 충언역이(忠言逆耳), 임금께 충성을 다하고 나라를 사랑함을 일컫는 말을 충군애국(忠君愛國), 충성스럽고 절개가 곧은 마음을 일컫는 말을 충의지심(忠義之心), 충성과 효도를 다 두루 갖춤을 일컫는 말을 충효양전(忠孝兩全), 충성스러운 마음과 의로운 담력을 일컫는 말을 충간의담(忠肝義膽), 얼굴에 소가죽을 발랐다는 뜻으로 뻔뻔스러운 사람을 이르는 말을 면예불충(面譽不忠), 어버이에 대한 효도와 형제끼리의 우애와 임금에 대한 충성과 벗 사이의 믿음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효제충신(孝悌忠信) 등에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