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8시에 출발해 화순 이용대체육관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한다기에
9시쯤이면 전화가 올거라고 바보를 재촉해 기다린다.
9시가 넘었는데도 전화가 없다.
바람은 아직 화순이라 하고 곧 이어 도리포가 이제 출발한다고 전화했다.
괜히 바보에게 머쓱하다.
동강 로터리에 차를 두고 기다리는데 벌써 10시가 다 되어간다.
하긴 오늘 산행이 짧은 트레킹이나 마찬가지이니 차라리 잘 되었다.
우리 두자리를 나란히 마련해 두어 고개숙이며 인사하고 얼른 앉는다.
총무가 바람 옆에 귀를 기울이고 있더니 마이크를 잡고 나더러 고흥 소개를 해 달라한다.
어디서부터 해야할까 망설이다가 두서없는 말을 들어놓아 거의 20분 이상을 한다.
바보가 팔을 들어 X표시를 한다.
도리포도 영감탱이가 말이 많다고 하는 표정이다.
더 할 말이 많은데?? 인사하고 들어오니 박수를 해 준다.
분수를 모르니 큰일이다.
차는 영남소재지를 돌아 남열리로 들어간다.
바다를 본 사람들이 감탄하며 기대를 하는데 바보는 멀미가 난다며 언제 도착하느냐고 한다.
다행이 바보가 토하기 직전에 해수욕장 주차장에 닿는다.
모두 화장실에 가고 모여 체조를 하느라 늦다.
난 체조에 관심이 없어 모래에 내려가 바다를 본다.
작고 하얀 윤슬이 나로도 쪽으로 길다. 부서지는 파도에도 햇볕은 빛난다.
여수 낭도 사도 뒤로 개도 금오도도 푸른 빛이 가깝다.
바보는 구름과 놀고 난 혼자 멀찍이서 논다.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을 숨가뿌게 오르며 산행이 빡세다고 농담을 하는 이도 있다.
신사형님 일행이 올라오더니 한잔 하자고 한다. 벌써 11시 반을 지나고 있다.
술 생각이 나 기웃거리는데 보리님이나 도리포 여수가 배낭을 푼다.
점심을 먹자 한다. 차회가 남겨 온 쇠고기가 맛있어 자주 가 집어먹는다.
도가니 남은 걸 먹으라며 그릇째 준다.
바보는 옆에서 술만 마시지 말고 안주도 먹으라고 떠 준다.
몇은 전망대로 올라가고 몇은 우미산 정상을 걷는다고 떠나는데 우린 늦게까지 앉아있다.
배총무가 끓여주는 라면까지 먹고 도리포와 그래도 용암 전망대까지만 걷자고 일어난다.
바보가 따라오고 여수도 같이 온다.
넷이서 걷는 오솔길이 좋다. 술의 힘을 빌려 겨울 숲을 걷는 맛이 상큼하다.
전망 바위에 올라 남해바다와 여수의 섬들을 본다.
미르마루길을 걷는 바람이 전화를 한다.
그들은 더 느린 듯하다.
며칠 전 내려간 길을 따라 용암으로 들어간다.
미르마루길을 걷는 이들이 올라오거나 수퍼에 들어가고 있다.
난 몇에게 용암에 들어가자고 하지만 별 호응은 없다.
도리포 여수 바보와 구름과 소서노님이 따라온다.
윗쪽 비탈 구멍뚫린 바위를 걸으며 아래를 찍는다.
다시 돌아오니 수퍼에 몇이 맥주를 마시며 부르는데 참고 마을 안길 오르막을 걷는다.
신사 형님 일행이 와 맥주 내놓으라 하신다.
우미산 정상을 간 이들이 우암마을 지나 돌아온다하여 차는 용암마을 위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다.
차 안에서 소맥을 몇 잔 마신다.
오뎅을 끓인다기에 한잔하고 헤어지려 했는데 시간이 어중간하다고 안 한다.
율포에 가서 회를 먹고 간다는 차를 동강에서 세워달라해 바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으로 온다.
아침도 저녁도 안 먹고 차도 적게 탔으니 회비를 깎아달라고 하고 싶지만
째째한 듯해 그냥 다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