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친구들에게..♪♬
그동안 안녕. 새해에도 친구들 모두 건강하고, 집안에 기쁨이 가득하길 바래.
1988년 수개월동안 혼자서 배낭하나 매고 유럽여행을 다녀온 일에 20년이 되는 2007년 12월 중순...
이번에는 초등학교 5학년인 딸애와 함께 한달간 필리핀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떠나기 전 여러곳의 해외연수를 알아보다가 다 영어 공부를 위한 거니까, 그러면 차라리 둘이서 떠나보자.
필리핀으로! 왜? 그곳은 국민의 90% 이상이 영어를 사용하니까,
우리나라 대관령 한계령, 고갯길 같은 꼬불꼬불한 비포장길을 8시간 걸려 찾아간 북부지방의 '사가다'!!
그곳은 관 속에 앉은 채로 장례를 치루는 색다를 매장 풍습이 있는 곳이다.(그래서 관의 길이가 짧다.)
바나우에의 계단식 논은 조각 작품같은 아름다움이 있었다. 우리 고향 금악산같이 높은 산을 한층,한층 계단식 논으로 만들었는데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너무나 힘들겠지만, 보는 우리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너무나 경이롭고 신비로웠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을 정도로 층층히 크고 좁은 논에 푸른색 모가 심어져 있는데, 정말 장관이었다.
9시간 걸리는 밤 버스를 타고 마닐라로 돌아왔다. 오면서 갑자기 배가 아프다는 딸애의 말에 용기있게 버스를 세우고, 딸애를 (시원하게)해준일. 일주일간의 북부여행을 마치고, 마닐라로 돌아오는 내내 딸애는 김치가 먹고 싶다며 눈에 김치만 아른댄단다. 그렇게 집에서 먹으라 해도 먹지 않더니, 오자마자 한국 식품점에서 김치 라면을 사서는 국물까지 깨끗이 비운다.(평소에는 라면 국물은 못 먹게 함.)
또 우리집이 정말 호텔같단다. 필리핀은 물사정이 안좋아 화장실 사용이 무척 불편했으며,(물 내리는 장치가 없는 경우도 있다.) 특급 호텔을 제외한 GEST HOUSE에는 방 서너개에 샤워실이 하나 딸려있는 정도다.
그러니 아파트인 우리집이 얼마나 편리한지 깨달은 것이리라
집을 떠나야 효자가 되고, 나라를 떠나봐야 애국자가 된다더니....
여행사에서 패키지 여행이라면서 한곳 들리는데 한명당 100불을 요구하는 관광지(팍상한, 따가이따이)를 우리 두명이 그곳 명물인 부코파이까지 먹으면서 40불 들여 여행을 하였으니, 그것이 배낭여행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아는 만큼 보고, 본만큼 이익이라더니...
가고 싶은곳 마음대로 가고 쉬고 싶을때 마음대로 쉬고...
보라카이를 갔다... 크기는 우리 제주도 서귀포만큼밖에 안되는 면적인데 해양스포츠 천국이었다.
스킨스쿠버, 제트스키 요트, 바나나보트, 패러글라이딩, 스노쿨링, 호핑투어 등등...
딸애가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딴다기에 등록을 해주고, 바닷속에 들어가 있는 시간을 이용해 하얀 백사장을 걸었다.
곳곳에 야자나무엔 야자열매가 달려있고, 그 옆에는 한가로이 마사지를 받고 있는 사람도 있고, 진짜 백설공주가 살고 있을 법한 예술작품같은 모래성을 쌓아놓고, 관광객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돈을 받는 사람들도 보이고, 8등신을 자랑하며 선탠을 즐기는 사람등...
딸애가 바닷물에서 나와 고기들이 너무 아름답다며 호들갑을 떨면서 물냉면이 먹고 싶단다.
그래! 한국인이 경영하는 호텔 레스토랑에 가니, 팁까지 포함해 8000원, 우리나라에서보다 비쌌다.
그러나, 맛있게 먹는 애를 보면서 20년 전엔 이태리에서는 피자를, 독일에서는 맥주와 소시지를 스위스에서는 퐁듀를 먹으면서 모든것이 내 자신 위주로였는데, 지금은 모든것이 딸의 중심으로 해주는 나를 돌아보며, 나도 어쩔수 없는 한 여자이기에 앞서, 엄마인가 보다...
무사히 여행을 다녀와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내 나이 47살, 앞으로 20년 후의 나의 삶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결혼생할 20년 동안 너무나 안일하게, 게으르게, 생활한 내가 거울앞에 있었다.
그래서 오늘! 학원에 가서 등록을 했다
"영어 관광 통역사 자격증 따실 거예요?" 라는 직원의 물음에
"모르겠어요.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싶어서요. 그러다 보면 무언가 얻는 것이 있겠지요..."
첫댓글 배움의 열정이 있다는건 아직도 젊음과 활기가 있기에 가능한것이겠지,홧~~팅.앞으로 남은 인생 50년 정도 더 살겠냐만(ㅎㅎ) ,열심히 살자.아자~~
크흐 좋다좋아~~~더욱 홧팅이당~^^
늦깍이에 만학도로.... 열정으로 살아가는 친구에게 화이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