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 자리에 행복이 있습니다
*◐* 나의 사랑하는 삶*◐*
나는 우선 내 힘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일터가 있어서 좋다.
나는 지금 내가 구청 청소과에서 공공근로로
행당 어린이공원 공중화장실 청소 하는일를 할 수 있어서 좋다.
내 힘으로 내 용돈을 벌어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어서 참 좋고 행복하다.
지금 내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는 기적이다.
9년전에 나는 전신마비 환자였다.
그래서 나는 가족들의 손과 발을 빌려서 하루하루를 누워서 살았다.
그렇게 병원과 집을 오가며 5년동안 방안에누워서 살았다.
그러다보니 병원비로 가산을 다 탕진하고 어렵게 마련한 집까지 팔고 말았다.
현재 나는 하반신 부분마비장애와 대소변 장애로 뇌병변 2급장애인이다.
그래서 내가 화장실 청소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기적과도 같다.
내가 대소변장애가 심해서 걱정이 많았었는데
화장실청소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로 좋다.
언제 든지 대소변을 마음놓고 보면서 일를 할 수 있기때문에 나는 너무너무 좋다.
육체적으로는 조금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나는 너무 행복하고 좋다.
내가 병원비로 재산을 다 탕진하여 지금 가난하게 되었어도
내게 지금 가난한 것은 비극이 아니라 가난한 것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비극이다
라는 말이 나의 삶의 큰 힘이 되었다.
나는 내가 아침에 눈을 뜨면 내가 일을 할 수 있는 일터로
일를 하러 갈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좋고
온 몸에 땀을 흠뻑 흘리면서 화장실청소를 하고 난뒤
깨끗해진 화장실과 거울속에 빛쳐지는
내 얼굴의 송글송글 맺혀진 땀 방울이 나는 참 보기좋다
나는 이렇게 청소를 해놓고 앉아서 쉴 수 있는 화장실옆에
작은 휴게소가 있어서 나는 더 좋다
그곳에서 쉬는 동안 나는 내가 좋아 하는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고
일회용 커피를 타마실때 커피향기도 나는 좋다
무엇보다도 나는 내가 이렇게 일을 해서 번 돈으로
내 병원비와 약값을 낼 수 가 있고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에게 작은 선물 이라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삶에 여유가 생겨서 참 행복하고 좋다
우리 세식구가 함께 살 수 있는 15평짜리 전세방이 있어서 좋고
내가 좋아 하는 화분들을 놓을 수 있는 공간에 빛이 잘드는 창문이 있어서좋고
우리 세식구 마음대로 드나 들 수 있는 현관 문이 따로 있어서 나는 좋다
나는 내가 번 돈을 십분의 일정도는 남겨서 여행을 떠나고 싶다
나는꽃을 참 좋아한다 나는 올 봄에는 꼭 꽃구경을 가고 싶다
아침 이슬이 방울방울 맺혀있는 꽃과 풀잎을
나는 살며시 만져 보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흙냄새가 나고 흙먼지가 날리는 비포장 길을 걷기를 좋아한다
나는 깊은 산골짜기에서 계곡물이 졸졸흐르는 소리와 산 새소리를 좋아한다
그리고 티없이 맑고 깨끗한 아이들의 웃는 얼굴과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웃는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듣기를 나는 좋아한다
나는 아름다운 색깔을 사랑한다
봄에는 봄꽃들과 새로나온 나무잎의 색깔을 나는 좋아한다
그리고 새로 나온 꽃잎을 만지기를 좋아한다
이곳 행당어린이 공원 담장에 개나리 꽃잎이 수줍게 얼굴를 내밀다가
이번에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화들짝놀란듯이
꽃잎을 살며시 내 밀고 있는
꽃잎을 나는 손가락 끝으로 살며시만져 보았다
내 손가락끝에 느껴지는 그 촉감은 21년전에 내가
우리 아들을 처음으로 만졌을 때 의 촉감 처럼 아주 여리고 부드러웠다
가을에는 골짜기마다 단풍이 찬란한 풍경을 보면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고
그냥 그대로 서서 그져 바라만 봐도 나는좋다
어쩌다가 불어오는 가을 바람에 실려오는 들꽃향기를 나는 좋아한다
나는 우리나라 가을 하늘을 사랑한다
나는 유행가 노래를 즐겨 듣는다
나는 청계천 산책로의 갈대에 부는 바람소리를 좋아한다
지난 1월달에 아들과 함께 청계천에서 산책을 하다가 발길을 멈추고
한참이나 서있게하는 물 흐르는 소리를 나는 좋아한다
나는 젊은 우리 아들의 웃는 얼굴과 웃음 소리를 좋아한다
나는 지금은 비록 장애인으로 살고 있지만
내 힘으로 집안일도 할수있게되었고
이렇게 공공근로 공중화장실 청소까지 할 수 있어서
나는 정말로 행복하고 좋다
나의 생활을 구성하는 모든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다
나는 여러 사람을 좋아하며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남편과 아들을 끔찍히 사랑하며 살고 싶다
나에게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지금 하고 있는 공공근로일을
건강이 허락되는 한 꾸준히 하고 싶다
나의 이 작은 소망이 꼭 이루어지기를 두손 모아 기도한다
2006/03/15(19:40
김희옥 wrote:
♡===============♡====================♡
2006/03/17(10:16)방송..
Re: 나의 사랑하는 삶
장애를 가지고 고생 많으시네요. 힘 내세요.
♡================♡===================♡
☞윗 글은 3월17일 MBC 라디오 방송 여성시대 양희은 송승환 이 진행 하는프로에서
사랑해후배 동문32회 김희옥님이 올린글이당선되었습니다
첫댓글 열심히 사시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어제 잘 댕겨 왔구여~의사선생님두 놀라게 작아 졌다네요~역시 운동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하니 효과가 있나봐여! 거기다 울님들과 함께하는 시간들도 한몫 톡톡히 하고 있지요~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렵니다~~이따 미니루 죽여 줄께여! ㅎㅎ 주리님 미니로 빨리 주게부세요...ㅎㅎㅎ 성탄과 새해에는 좋은일만 가득 하시길 기도 합니다~~^^*
마음이 부자인 후배를 두셨네요...... 저도 박수 함께 보내 드립니다/.
고맙습니다....항상 좋은 일로만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이런글을 접하면 내가 왜이리 작아지는지...조그만 일에 화를내는 내가 밉기도하고...사랑해 집안 건안하신가...^^
형님은 어덯게 지네신지요...오늘 저는 네비하고 네비 집사람하고 이슬이 한잔 햇습니다..죄송 합니다 한번 찾아 뵈어야 하는데...
마음의 행복에 눈이 띄인 후배님의 아름다움이 베여나오는 진솔한 삶.....감사하게 잘 읽었답니다. 즐거운 성탄되세요, 사랑해님..^^
사랑의 눈길로 이 겨울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성탄의 주말에 행복과 사랑이 가득하시길 빌어봅니다...자리님 께서도 즐거운 성탄절이 되시길 바라며.., 메리크리스마스 앤드 해피 뉴이어~~^^*
참 사는 모습이 다를뿐 모두들 열심히 삽니다~~~화이팅을 보냅니다~~~
숙빈님..사랑의 눈길로 이 겨울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성탄의 주말에 행복과 사랑이 가득하시길 빌어봅니다..
마음이 맑은 여인이시네요. 장애가 오기 전에도 참 고운 여인이였겠지만 장애로 잃은만큼 커다란 성숙을 얻었군요. 이처럼 고운 정신세계가 변함없이 유지되기를 기도해봅니다.
초화사랑님도 아시겠지만...엎친데 덮친것 있잖아요 희옥이 오빠가 제막내와 동기동창안데..올여름북한산 산행중 추락사 했답니다...가슴이 너무 아프드라구요..남매지간인데 저보고 울면서 오빠노릇 해달라고 그러더군요..여동생이 하나 더생겼죠..
마음이 따뜻한 후배님을 두셨군요~~ 글을 읽으며 나의행복은 나의 생각에서 찾을수 있음을 엿볼수 있었습니다..아울러 직업이란,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법을 또한번 마음에 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