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에서 에어컨 바람에 추워서 목까지 덮개를 끌여당겼나 보다. 슬며시 수면 속으로 빠졌다.
왜 압구정엘 갔냐구요?
--할 일 없이 , 한 번 이뻐질 수 있을래나 싶어서,
오라고 할 때 얼른 갔지요. LG 생활건강 프로젝트에.
타회사 정보도 캘겸 해서,
제가 하고 있는 리리코스엔 조금 밀리더만요.
---------
아침으로 누룽지죽을 먹어서인가?
2시면은 점심때가 지나긴 했네.
아이고 배고파라. 이야기 할 힘도 없네.
얼른 라면이나 끓이자!!!
라면 끓을 동안을 못참고, 우유와 비스켓도 있네.
이러니, 맨날 그 허리가 그 허리다.
------고슬고슬한 라면만 보면 그때 생각이 난다.
경북시립도서관. 대구고등학교 앞에 있던 도서관,
덜 끓어서 고슬고슬한 라면이 250원이었는데..
하나를 먹고 나면 참 아쉬웠다. 두 개 먹기엔 줄서기도 만만찮고 무엇보다 돈이 없었지.
라면 먹으러 간 건지. 시험공부하러 간건지. 두 시간 길게 줄서서 열람석 자리 하나 날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리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도서관 자리 하나.
그 때 우리고등학교엔 야간이 있어서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야간반에 교실을 물려줘야 했기 때문에 교실에 남아있을 수가 없었지.
아직도 빈 의자와 책상만 보이면 괜히 설레고 욕심나는 것이 다 그때 치열했던 자리경쟁 때문이리라. 갖지 못했을 때의 갖고 싶은 열망.
그때 달걀하나, 파 한쪽 없는 라면이었는데, 5개가 한 봉지에 덜어있던 라면이었지.
대파 하나 듬성듬성 짤라넣고, 텁텁한 계란은 빼고,
아 , 살 것 같구나. 그때만큼이나 고슬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