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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정신질환은 국민 4명 가운데 1명이 평생 한번은 겪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꼽힌다.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등에 대한 관심과 함께 대표적인 약물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 정신질환에 사용되는 약물의 적응증, 약리작용과 특징, 차이점 등에 초점을 맞춘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양극성 장애의 약물치료는 조증, 우울, 유지치료라는 서로 다른 phase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 지난 편에서 살펴본 valproate가 급성 조증 치료의 핵심 약물이라면, 이번에 다룰 라모트리진(lamotrigine)은 양극성 장애 치료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위치를 차지한다.
효능·효과
라모트리진은 양극성 1형 장애 환자에서 우울삽화의 재발 방지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이는 향후 우울 증상이 나타날 위험성이 있는 환자에서 사용이 권장된다. 주로 유지치료 단계에서 사용되며, 급성 조증에 대한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라모트리진은 항전간제로 개발된 약물로, 뇌전증 환자에서 발작 조절을 위해서도 사용된다.
작용기전
라모트리진은 전압 의존성 나트륨 통로를 억제하고 glutamate 방출을 감소시켜 신경세포의 과도한 흥분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작용은 기분 변동을 안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이해되나, 임상적 효과와의 기전적 연관성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용법·용량
라모트리진은 초기 저용량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증량하는 것이 필수적인 약물이다. 일반적으로 약 6주에 걸쳐 단계적으로 용량을 증가시켜 목표 유지용량에 도달하며, 이러한 증량 전략은 피부 이상반응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권장된다.
단독요법 또는 리튬 등과 병용하는 경우에는 초기 25mg/day로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증량하며, 유지용량은 통상 200mg/day 수준에서 설정된다.
발프로에이트와 병용하는 경우에는 라모트리진의 대사가 억제되어 혈중 농도가 증가하므로, 초기 용량을 더 낮게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초기 2주간은 25mg 격일 투여로 시작하고 이후 서서히 증량하며, 유지용량은 100mg/day를 목표로 하되 임상 반응에 따라 최대 200mg/day까지 조절하여 투여할 수 있다.
반대로 카르바마제핀과 같은 효소 유도제와 병용하는 경우에는 라모트리진의 대사가 증가하여 혈중 농도가 감소하므로, 초기 용량을 상대적으로 높게 시작하고 유지용량도 300~400mg/day까지 증량이 필요할 수 있다.
이처럼 라모트리진은 병용 약물에 따라 용량 전략이 크게 달라지므로, 투여 시작 시 반드시 병용 약물을 고려한 용량 설정이 필요하다.
이상반응 및 주의사항
라모트리진 사용 시 가장 주의해야 할 이상반응은 피부 발진이다. 대부분은 경미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드물게 스티븐스-존슨 증후군(SJS)이나 독성 표피 괴사용해(TEN)와 같은 중증 피부 반응으로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초기 용량이 높거나, 용량을 빠르게 증량한 경우, 발프로에이트와 병용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중증 피부 반응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발진이 발생한 경우 즉시 약물 투여를 중단하고 의료진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에스트로겐 함유 경구피임제는 라모트리진의 대사를 증가시켜 혈중 농도를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병용 시 임상 반응에 따른 용량 조절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어지러움, 두통, 복시, 오심 등의 이상반응이 비교적 흔하게 보고된다.
특징
라모트리진은 양극성 장애 치료에서 우울 삽화 예방에 효과적인 약물로, 특히 다른 기분조절제와 비교했을 때 부작용 프로파일 측면에서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리튬이나 발프로에이트는 조증 조절 효과가 우수하지만, 리튬의 경우 혈중농도 모니터링과 신장·갑상선 기능 이상 등의 관리가 필요하며, 발프로에이트 및 일부 항정신병약물은 체중 증가, 진정, 대사 이상 등의 부작용이 문제될 수 있다. 반면 라모트리진은 이러한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장기 유지치료가 필요한 환자에서 내약성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항정신병약물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진정이나 대사 이상을 최소화하고자 할 때, 유지치료 전략에서 라모트리진을 포함하는 접근이 고려될 수 있다.
한편 라모트리진의 가장 큰 특징은 용량 증량 속도가 안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빠른 증량은 중증 피부 이상반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권장된 증량 스케줄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
라모트리진은 양극성 장애 치료에서 우울 삽화의 재발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분조절제이다. 특히 부작용 부담이 비교적 적어 장기 치료에 적합한 약물이지만, 중증 피부 이상반응의 위험이 존재하는 만큼 초기 용량 설정과 점진적 증량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약사는 이러한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여 환자가 안전하게 약물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