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정부와 오랜 협상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의 무상 양여를 위해 해당 부지의 도시계획시설(공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해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도시계획시설로 묶어 국유지를 무상 양여 받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다. 사진은 동해남부선 철로. 박수현 기자
시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의 도시관리계획 결정을 위한 사전 환경성 검토 용역비 2억 원을 올 추경예산에 편성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절경을 자랑하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는 해운대 올림픽교차로~동부산관광단지 간 11.3㎞(면적 29만8000㎡)이며 오는 2014년 동해남부선 복선전철사업이 완료되면 폐선된다.
시는 그동안 도심지 내 공원녹지 확충과 동부산관광단지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폐선부지 활용 방안을 모색해 왔다.
하지만 전체 폐선부지 면적 중 국유지(국토부 84.6%, 기재부 8.4%, 기타 0.4%)가 93.4%나 돼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시는 그동안 정부에 폐선부지의 무상 양여를 요구해왔으나 예상 감정가만 1100억 원 이상인 높은 재산가치와 현행 법률상 제약 등으로 난항을 겪었다. 국유재산법 등에는 대체시설을 기부받은 후가 아니면 국유지를 양여할 수 없게 명시돼 있다. 시 입장에서는 대체시설을 내놓을 입장이 아니다.
이에 따라 시는 폐선부지를 공원 시설로 묶어 무상 양여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도시계획시설로 묶은 뒤 무상 반환을 이끌어낸 하야리아 부대 사례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시는 그동안 국토부 관계자 등을 만나 폐선부지의 무상 양여에 대한 당위성을 설득해 왔다. 시는 부산~울산 철도 복선화사업이 지난해 광역철도에서 전액 국비가 지원되는 일반철도로 전환되기 전까지 이미 시에서 1600억 원을 이 사업에 투자했기 때문에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무상 양여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또 도시계획시설로 묶이면 특별히 쓸 용도가 없기 때문에 정부가 부산시민을 위한 공원 및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부지를 내놓을 명분이 선다는 것이다.
부산시 김종경 시설계획과장은 "폐선부지의 무상 귀속을 받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했지만 별도로 법 개정 절차를 거쳐야 해 도시계획시설 지정을 통해 무상 귀속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정부에서도 반응이 그다지 나쁘지 않아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는 폐선부지를 무상 귀속받으면 오는 2015년까지 약 700억 원을 들여 공원과 산책로, 자전거로, 친환경 교통수단인 바이모달트램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