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연쇄살인은 무섭지만... 난 아직 한번도 당한 적이 없는걸...
나랑은 정말 다른 세계 이야기 같다구..”
늦은 밤..
얇은 원피스에 조끼 하나만 입고 나온 이유리 그녀는 바로 앞에 슈퍼로 향한다.
그녀의 어머니의 등살때문이랄까..
다큰 고등학생을...
그것도 다 큰 여자를..
이유리의 어머니 외 그 어느 어머니가 밤 12시가 다 된 시각에 신부름을 시킬까?
우지끈 우지끈
꾸물럭 꾸물럭
쩌어억 쩌어억
뚜두둑 뚜두둑
“?????????????????????”
살이 돋아나게 하는 소리..
소름끼치는 소리..
온몸이 얼어붙고, 머리카락이 우뚝서게 하는 소리..
바로 옆 골목에서 들려오는 소리..
삐그덕-
목을 옆으로 돌리는 유리의 목은 마치 고장난 기계처럼 삐그덕.. 이상한 소리가 난다.
“흐읍!!!!!!!!!!!”
안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지..
입은 손으로 막고 온 힘을 다해 숨을 들이킨다.
피냄새-
누구나 미치게 할 만큼의 피 냄새가 온 골목을 진동한다.
추위때문이었을까?왜 아까까지는 못 느꼈을까??
“!!!!!!!!!!!!!!!!!!!!!!!!!!!!!!!!!!!!”
섬뜩-
아까와는 다른 섬뜩함...
그 속에..
피가 진동하는 골목중간에..
우두커니 서서 자신을 바라보는 한 인영.
뚝- 뚝-
팔뚝에서 손끝으로..
붉은 선혈이 조용히 땅으로 내려앉고있다.
그와 다르게 달빛에 반사되어 빛나는 은빛 머리카락.
그 사이에 보이는 눈......
차가운 눈...
정말 시리도록 차가운 눈.....
눈빛만으로도 세상을 얼려버릴것만 같은 그런...
그런 눈을 보고 있자니....
유리는 절로 눈이 감겨왔다..
“으음..”
부비적부비적_
휙_ 휙_
어젯밤의 일은 꿈이었던것인가?
유리는 자신의 자그마한 방에서 눈을 뜨게 되었다.
“흐음.. 역시..
내가 그런 것을 봤을 리가 없지~!!”
스윽-
조용히, 이불을 바닥으로 집어던지며(;;) 일어나는 유리.
얇은 원피스에 조끼하나 입은 자신의 몸에서, 하나 둘 벗어던지며 화장실로 향하였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부비적 부비적-
교복을 입은 채, 머리에는 하늘색 수건을 두른 채, 유리는 2층에서 내려오면서 여전히 먹음직스러운 냄새를 풍기는 부엌을 향해 외쳤다.
“이 가수나야!!! 어쩌랑꼬 내 돈은 어따 가따 배리고 걍 침대로 실실 들어와 잤노?? 엉? 내가 시킨 콩나무 처넌어치는 어디 가따 배리고!! 현관도 아닌 창문을 통해서 방으로 들어갈 생각을 다하노?! 니 그까루 신부름 하나 하기 싫어나? 니 그래서 되나? 여자애가..”
“응?? 엄마 그게 무슨 말이에요??”
“뭔 말이긴 그 말이지!!! 내 어제 이천원 줬잖냐?? 그 돈 어따 가따 배리고 집으로 왔냐고!!”
“그니깐요 엄마!!
신부름이 무슨 말이냐구요!!”
아침마당부터 온갖 잔소리를 내려놓는 아줌마의 말씀에 유리는 기가 찰 지경이었다.
신부름이라니...
다 꿈이 아니었던가??
“뭔 말이긴!! 내 어젯밤 12시경에 니 수퍼로 내 보내지 않던가?? 콩나물 쫌 사 오라고?!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오니깐에.. 내 직접 수퍼까지 전화 했고만.. 니 없더랑깨?? 홍여나 시퍼서 니 방에가니 그케 퍼질러 자 놓구선 어디서 오리 발이고?!”
기억 못 하는 딸 때문에 화가 치밀러 오르는지, 아줌마는 국자를 휙휙 돌리면서 신나게(?) 말씀 하셨다.
‘설마............. 꿈이겠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유리.
그런 그녀의 모습을, 아니꼽다는 듯이 바라보는 아줌마..
“얼랑 학교나 가랑깨!!!!!!
니 오늘 아침밥 없다!!”
“히잉... 엄마~”
“가!!!!!!!!!”
휙-
쾅
날아오는 프라잉팬을 피해 현관밖으로 나가는 유리.
아직도 그녀의 뱃 속에는 거지 10마리가 득실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