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앞서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혀둡니다.
이번에 또 철도노조에서는 파업을 한다고 합니다. 모 님의 말씀처럼 무슨 연례행사처럼 철도파업을 하니 지겹기도 하고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저는 지방 소도시에 살고 출퇴근때에도 철도를 이용하지는 않는지라 철도파업이 현실화되더라도 일상에 큰 피해는 받지 않기에 그 걱정이 어디까지나 추상적인 걱정임에도 사실입니다.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으실 분들을 생각하면 이런글을 쓰는 것 조차 죄송스럽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졸문의 글을 두서없이 적는것은 명색이 '철도 애호인들의 동호회'인 이 곳에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을 부정적으로 나아가 극단적으로 반대하시는 분들이 많아보여 허한 마음에 몇자 적어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 대부분이 철도 동호인일 것이고 철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신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묻겠습니다. 편의상 2005년 1월 1일 다시 말해 철도청이 한국철도공사 .. 그리고 지금은 코레일 (정식 사명은 한국철도공사이지만 회사측이 자기네를 코레일로 불러달라니 코레일로 불러드려야죠. 개인적으로 코레일 고객대표이기도 한데.) 로 바뀐 이후 철도의 상황이 그 전 보다 나아졌다고 보시는지요?
물론 나아진 부분도 정말 많습니다. 칭찬할 것은 칭찬해야죠. 하지만 철도관련동호회 들을 눈팅으로 돌아보자면 철도에 대한 칭찬보다는 비판 나아가 질타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사측에서는 가열차게 경영합리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말이죠.
사실 이렇게 단순화 해버린 것도 위험한 발상입니다만. 제가 보기엔 철도에 대한 비판과 질타 대부분이 사측이 가열차게 추진하는 경영합리화에 대한 저항이라고 보면 무리일까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예전에는 승강장으로 나가기전 역무원에게 검표를 받고 승강장으로 입장이 가능했지요. 지금은 대부분의 역이 검표를 생략하고 있습니다. 코레일 측에서는 승객들의 자유로운 여행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라고 했지만.....................가장 큰 이유는 검표할 인력이 부족하니 그런것 아니겠습니까.
결과는요? 자유로운 여행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맞지만 그만큼 부정승차자도 많아졌습니다. 경부선상의 조금 크다 싶은역은 대부분 검표구에 직원도 없고 있다고 해도 그냥 말그대로 자리만 지키더군요. 하긴 기껏해야 한사람의 직원이 모든 승객들의 표확인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입니다만
제가 저번에 경부선의 모역에 내려 열차를 이용한 표를 낸다는 것이 실수로 출발역에서 기념으로 끊은 입장권을 내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모르고 역무원도 모르고 한참뒤에 편의점에서 물건값을 계산한다고 지갑을 꺼내본 뒤에야 알게되었죠. 이게 현실입니다.
철도공사에서는 차내 기동검표를 통해 부정승차자를 적발하겠다고 큰소리칩니다. 하지만 기동검표 인력도 부족해보이는걸요- 실제로 열차내에서 기동검표를 경험하신분은 얼마 되지 않으리라 봅니다. 특히 제가사는 경전선 지역은 대부분 차장 단독의 1인승무열차가 많은지라 사실상 검표자체가 불가능하지요.
사측에서는 대부분의 인력을 비정규직화나 외주화를 통해 경영합리화를 모색하겠다고 합니다. 왜? 비정규직화나 외주화를 통해야만 경엽합리화가 달성된다고 생각할까요. 물론 철밥통에 안주하는 근무자세도 자탄받을 짓이지만, 철도직원 개개인이 지금 일하고 잇는 직장이 "내 직장, 내 일터"라는 생각없이 "언제라도 해고당할수 있는" 직장이라고 생각할때 과연 진정으로 우러나올수 있는 대승객 서비스를 구현할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ERP시스템 도입... 각종 업무를 담당하는 담당자 개개인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지 않고 기계의 부속품으로 보는 무서운 시스템입니다. 이런 원론적인 이야기를 안하더라도 Imperatore 님 말씀처럼 철도라는 사업체에 무조건 ERP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게다가 이번 부산역 KTX사고와 같이 자동화 시스템이 모든 사고를 막지는 못하죠.
기타 더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내일 출근도 있고 지식도 일천하여 여기까지만 적어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좌파 빨갱이는 아닙니다. 파업 지지자는 모두 좌파나 운동권이다는 KTX울산역님의 말은 참 듣기 섭섭하네요. 모르긴몰라도 오히려 사측의 수장인 이철사장님이 왕년에는 지금 철도노조 분들만큼 한 운동권 했다는 것을 보면.... 운동권이라고 무조건 파업지지라는 말은 그리 옳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국민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권 쟁취를 위해 불법파업을 감행한다는 비난여론이 많습니다만.. 우선 파업또한 노동3권에 분명히 명시된 노동자의 권리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는 제쳐두더라도
이 파업이 철도노조의 주장대로 '철도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철도와 국민을 위한' 투쟁이라는 이야기는 무시하더라도
이분들 또한 국민의 편안한 이동을 책임지는 철도인이기 이전에 부양가족을 부양하는 생활 속의 한 시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었으면 좋겠고
철도노조를 국민을 볼모로한 불법파업으로 규정한다면. 국민을 볼모로 이번 국감도 개판을 친 국회의원 어르신들도 같이 불법파업으로 규정해서 같이 잡아갔으면 좋겠네요 ^^
첫댓글 검표쪽의 경우엔 인력도 인력이지만 KTX가 서지 않는다고 천안 같은데도 자동 개집표기를 설치하지 않는 철공이 제정신이 아닌거죠. 인력은 인력대로 감축한다고 난리고 그렇다고 기기를 제대로 놓는 것도 아니고...[먼산]//자동화 할 수 있는 인원은 다 자동화 하더라도 그 인원을 필요한 다른 부분에 투입해야지 감축해버리면 곤란하지 말입니다.
동감입니다. 광역전철역은 크고 작건 다 설치하면서 일반열차역은 KTX정차역만 빼면 주요 역조차도 설치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죠...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
"언제라도 해고당할수 있는" 직장이라고 생각할때 과연 진정으로 우러나올수 있는 대승객 서비스를 구현할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 라는말도 물론 일리가 있습니다만 전적으로 고용안정이 보장된 지금 상태에선 "적당히 해도 정년까지 간다"라는 의식때문인지 조직의 혁신이나 경영구조의 합리화, 공격적인 마케팅 같은 "경영"보다는 "행정"에 가까운 행태들이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매번 꼭대기에서 혁신과 합리화를 부르짖어도 아래로 갈수록 점점 타성에 젖어 구식 시스템을 고집하고 변화를 주도하지 않는것도 문제는 있다고 봅니다. 결국 타성에 젖다보니 진정한 대승객 서비스도 안나오겠죠?
나름 행정학을 전공하는 학부생으로서 약간 발끈했습니다 (농담입니다 ㅋㅋ) 편의상 787-ARIAKE 님의 논리를 빌려 행정보다 경영이 우월하고 행정마인드에서 경영마인드로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철도공사는 청시절의 행정적 마인드에서 경영쪽으로 전환을 많이 전환이 되었다고 보고 싶은데요. 물론 아직도 공무원 신분인줄 아시는 몇몇 타성에 젖은 철도직원분들도 보이긴 합니다만 타성에 젖은 직원이야 비단 철도공사가 아니더라도 ... 심지어 국내굴지의 대기업이고 "마누라와 자식들 빼고 다 바꾸라고" 기업 총수가 지시할 정도로 혁신을 중요시 하는 S 모 그룹 계열사에서 조차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이야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 없겠지요.
필요한 부분에서는 최대한 자동화 시켜 그쪽에서 감축되는 인원을 최대한 고객과 접촉하는 업무(승강장,검표,차장,역무)에 집중시켜 최대한 고객만족을 이끌어 내야하는게 진정한 합리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번 파업은 명분이 너무 없습니다. 하룻밤새에 추풍낙엽처럼 몰아내버린 이X드 사태라면 어느정도의 호응을 받겠지만 혁신과 합리화는 뒷전에 놔둔채 그냥 자신이 편한 시스템에 만족하기만 하면서 밥그릇만 타령하는것은 조금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일리있는 말씀이십니다. 허나 사측의 지금까지 행동을 보면 787-ARIAKE 님 말씀처럼 자동화로 인해 감축되는 인력을 쓸모있는 다른 분야에 투입하기 보다는 무조건 해고로 돌려 '인력감축'을 달성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로 인해 정작 필요한 분야에 인력이 없고 이는 고객불만족으로 연결되어 내부고객(직원)도 외부고객도 모두다 만족하지 못하는 '윗분들만의 혁신잔치'로 되어버리는 것이 지금의 현상이라고 보면 무리일라나요
::I am ...님이 쓰신글중 "자동화로 인해 감축되는 인력을 쓸모있는 다른 분야에 투입하기 보다는 무조건 해고로 돌려 "라고 하셨는데, 이철사장은 본인의 의사에 반한 해고는 단 한명도 없다고 했고 또 제가 알기에도 강제 퇴직은 없는 것으로 아는데 "무조건 해고"는 어디에 근거하시는 것인지요????
뒷내깔 // 쓰다보니 다소 논리를 비약시켜버렸네요 ^^ 죄송합니다. 사실 명백한 강제퇴직은 저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해고된 철도직원들은 있습니다. KTX여승무원들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수 있겠네요 (물론 KTX여승무원들이 되도 안되는 억지를 부려서 결국 해고 되었다고 보는 시각들이 많아서 함부로 이야기를 꺼내기는 어려운 일입니다만) 그리고 지금 이철 사장님이 그나마 나름 진보적인사출신이라 (지금은 어느 보수층 이상의 무서운 우향화를 보이고 있습니다만) 이정도이지, 앞으로 보수정권이 집권하여 (지금으로선 가능성이 높죠. 이건뭐- 분열되도 여전히 1위라니-_-)
철도공사 사장또한 보수적인사가 맡을 경우에는 (애러서는 안되지만, 사실 공기업 사장자리는 낙하산 인사가 될 확률이 많죠. 설사 낙하산인사가 아니더라도 어디까지나 정부출자100%의 공기업인이상 집권정부의 말을 무시할수 없으니...) 훨씬 더 구조조정의 강도가 세지리라 봅니다. 그것도 미리 고려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줄 글이 .... 맘에 듭니다.^^
재청이오
한 표 더.
파업=불편=매국노라고 정부와 사용자 그리고 보수 언론들이 국민들에게 열심히 주입시킨 결과가 파업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봐야합니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 중 99% 이미 노동자거나, 미래의 노동자가 될텐데, '이유있는 파업'에까지 부정적으로 보는 이율배반적인 시선이 참 무섭습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선진국들의 경우 예를 들어 SNCF가 이유있는 파업을 하면 대다수 시민들은 '언젠가는 나도 저런 상황이 될거다' 라며 파업을 지지하는데 말입니다. 대학생 고등학생들까지 나서서 동맹휴업을 하고 시위에 동참하지요. 그렇다고 프랑스를 비롯한 이러한 나라들이 막장이 됐습니까? 참 답답할 따름입니다.
프랑스는 열외로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프랑스가 막장이다 아니다 하시기 전에 그 나라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말씀을 하셨으면 하네요......그렇지만 요즘은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은 보이는 사람들이 꽤 된다고 합니다. 비현실적인 조건을 가지고 파업한다며 말이죠..(여담으로, 날씨더워 일 못하겠다고 지하철 파업한 적도 있다고하네요......이건 뭐......-_-;;; 일요일에 가게 문을 열면 뉴스에 나오고, 법적으로는 불법이라고 하는 나라인데요...물론 수 많은 예외가 있긴 합니다만은....) 그렇다고 코레일이 잘한 것은 아니지만요
서유럽 국가들이 파업률이 높은 편이지만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같은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파업이 적은 나라라고 합니다. 영국도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서는 상당히 적고요. 참고 - http://www.segye.com/Service5/ShellView.asp?TreeID=1052&PCode=0007&DataID=200708221059000015
파업을 나쁘게만 보는 인식에는 물론 일부 노조의 지나친 폭력 행위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정부나 사측, 언론의 태도에도 달렸다고 할 수 있겠죠. 노동자(근로자)들이 파업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생각해봅시다. 밖에서는 세계 10위권 대의 경제력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이다... 등 온갖 좋은 말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말일겁니다. 그러나 내가 처한 현실, 우리 가족이 처한 현실을 보면 괴리감이 크기 때문에 박탈감을 느끼게 되죠. 언제 해고될 지 모르는 비정규직의 수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고, 비정규직 보호법이라고 하는 법은 비정규직을 보호하기에는 태생적으로 한계를 지녔죠.
또 물가인상 폭에 못미치는 임금인상과 정치권과 사측, 정부의 비합리적인 태도, 부정부패... 이거 뭐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일할 맛 나겠습니까. 상식이 통하는 사회, 대화가 통하는 사회... 참 좋은 말입니다. 허나 이 말을 주장하는 정부나 정치권부터가 등한시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지키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제 바람은 우리 사회가 좀 더 투명하고 상식이 통해서 대화로도 얼마든지 가능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군산역 님에게도 한 표 던집니다. 서로 믿지 못하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 나오면 뭐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