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클라라 연금’은 2021년 11월 영국 연금규제기관(TPR)의 평가를 완료한 최초의 슈퍼펀드가 된 이후 현재까지 유일한 슈퍼펀드로서 2건의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이를 통해 클라라 연금은 가입자 2만명이 완전한 연금을 지급받을 가능성을 높임
□ 연금 슈퍼펀드는 여러 기업으로부터 확정급여(DB) 연금제도를 이전받아 통합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유형의 연금기금
□ 영국의 DB 제도 시장은 제도 수와 액티브 가입자 수 등이 수년에 걸쳐 크게 감소하였으며 대부분의 DB 제도는 신규 가입이나 추가 적립이 폐쇄된 상태. 전통적으로 연금 보장 책임을 종료하고자 하는 고용주는 보험 바이아웃(buyout) 방식을 택할 수 있으나 높은 비용으로 인해 보험 바이아웃이 불가능한 경우 슈퍼펀드가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음
□ 영국에서는 연금시장이 성숙해 감에 따라 연금제도를 통합하는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국내 시장의 현실을 고려하여 향후 도입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임
□ 영국의 연금 슈퍼펀드(Superfund)는 여러 기업으로부터 확정급여(Defined Benefit: DB) 연금제도를 이전받아 통합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유형의 연금기금
— 슈퍼펀드는 기존 고용주로부터 사적 DB 제도를 이전받는 새로운 유형의 연금기금으로 자산과 부채를 모두 이전함으로써 기존 고용주의 책임은 종료됨
— 슈퍼펀드는 여러 기업의 DB 제도를 통합함으로써 개별 제도일 때보다 규모의 경제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함
— DB 퇴직연금 제도는 급여 및 근속기간과 같은 요인에 따라 약속된 연금을 지급하며 고용주는 약속된 연금 급여가 지급될 것이라고 보장하는데, 이러한 DB 제도는 평생 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기존의 고용주가 존재하지 않게 된 후에도 연금을 계속 제공해야 할 수 있음
— DB 연금제도의 자산이 가입자의 연금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할 때, 연금 슈퍼펀드가 이전 받아 완전한 연금이 지급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며 슈퍼펀드는 자체 자산인 자본완충장치(capital buffer)를 사용
・자본완충장치는 이익을 추구하는 외부 투자자들의 투자와 해당 연금제도에 대한 책임을 종료하는 고용주의 기여금으로 구성될 수 있음
□ 영국의 DB 제도 시장은 제도 수와 액티브 가입자1) 수 등이 수년에 걸쳐 크게 감소하였으며 대부분의 DB 제도는 신규 가입이나 추가 적립이 폐쇄되어 있는 상태
— <그림 1>에서 보면 영국의 DB 제도는 2006년 7,751개에서 2022년 3월말 5,131개, 2023년 3월말에는 5,063개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많은 제도들이 청산(winding up) 중이거나, 합병 및 연금보호기금(Pension Protection Fund: PPF) 평가에 진입하고 있는데 기인
— DB 제도 자체도 감소하고 있으나 <그림 2>에서 각 제도의 신규 가입 또는 추가 적립 가능 여부를 보면 2023년 3월말 기준 신규 가입 가능(open) 9%, 신규 가입 금지(close to new member) 36%, 신규 가입 및 기존 가입자의 추가 적립 모두 금지(closed to new benefit accrual) 52%, 청산중(winding up) 3% 등 기존 DB 제도로의 신규 가입과 추가 적립이 모두 어려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음
— 또한 <그림 3>에 따르면 DB 제도 액티브 가입자 수는 계속 감소하여 2023년 3월말 현재 74만명 수준이며 이는 2006년 액티브 가입자 수의 20%에 해당
・전체 DB 가입자 수에서 액티브 가입자 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3월말 8%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급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거나 현재 연금을 수급중인 사람은 증가
— 이에 따라 영국 DB 제도 자산의 시장가치는 2021년 1.7조파운드 규모까지 증가한 후 감소하기 시작하여 2023년 3월말 기준 1.4조파운드를 기록
— 반면 <그림 4>에서 볼 수 있듯이 영국의 DC 제도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2023년 3분기말 기준 DC 자산규모는 2,490억파운드로 DB 시장 대비 아직 작은 수준이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액티브 가입자 수 또한 현재 1,116만명으로 증가세를 나타냄
□ 전통적으로 연금 보장 책임을 종료하고자 하는 고용주는 보험 바이아웃(buyout) 방식을 택할 수 있으나 높은 비용으로 인해 보험 바이아웃이 불가능한 고용주의 경우 슈퍼펀드는 가입자가 급여를 전액 받을 가능성을 높이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음
— 대부분의 DB 제도는 신규 가입이나 추가 적립이 폐쇄되어 있으나 폐쇄된 제도의 경우에도 약속된 기간은 계약에 따라 연금이 지급되어야 함
— 연금 지급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연금제도는 투자수익과 고용주의 기여금에 의존하나 투자 성과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등의 상황에서는 고용주가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야 함
— 전통적으로 연금제도가 제공하는 연금 보장 책임을 종료하고자 하는 고용주는 보험상품을 구매해야 했으며, 보험회사는 연금제도의 급여를 보장하는 데 전체 또는 부분적인 책임을 부담
— 또한 고용주 파산 시에도 보험 바이아웃을 위한 충분한 자원이 없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경우 해당 연금제도는 법정 연금보호기금(PPF)에 의해 평가
・PPF 평가 이후 연금제도의 가입자는 PPF로부터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며, 이는 기존 연금제도가 약속한 것보다 일반적으로 적은 액수임
— 가까운 미래에 보험 바이아웃이 불가능한 고용주에 대해 슈퍼펀드는 가입자가 급여를 전액 받을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용주에게 기존 연금 부채를 관리할 수 있는 새롭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음
— 현재 영국 DB 제도 중 슈퍼펀드로 이전하기에 적합한 제도는 약 500여개로 총자산 1,000억파운드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남2)
・2023년 3월말 기준 1.4조파운드 규모의 전체 DB 연금 시장 대비 작은 규모이지만 이를 통해 잠재적으로 슈퍼펀드로부터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가입자가 약 75만명 수준
□ 슈퍼펀드는 영국의 연금규제기관(The Pensions Regulator: TPR)에서 규제하며, 2023년 8월에는 TPR의 슈퍼펀드 지침 개정안이 발표됨
— 현행 법제상 슈퍼펀드는 다른 신탁기반 DB 연금제도와 다르게 취급되지 않으며 영국의 연금규제기관 TPR에서 기존 권한을 사용하여 규제
— 정부는 2018년 12월 협의를 통해 슈퍼펀드 규제에 대한 세부 방안을 내놓았으며, 2023년 7월 맨션 하우스 연설에서 총리는 정부가 ‘영구적인 슈퍼펀드 규제 체제 도입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음
— TPR은 2020년 6월 DB 연금 슈퍼펀드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으며 2023년 8월에 개정됨3)
— TPR의 지침에 따라 슈퍼펀드는 TPR의 평가를 완료한 후에 DB 제도를 이전하는 거래를 할 수 있으며, TPR의 슈퍼펀드 평가는 인사, 거버넌스, 시스템 및 프로세스, 재정적 지속가능성의 영역에 명시된 기대에 대한 검토와 이와 관련된 증거로 구성
・‘클라라 연금(Clara Pensions)’은 2021년 11월 TPR의 평가를 최초로 완료하였으며 현재까지 유일한 슈퍼펀드임
— 슈퍼펀드나 수익 창출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승인 체계는 없으나 자금조달, 인사 또는 거버넌스가 목적에 적합하지 않을 경우 TPR은 기존 권한을 사용할 수 있음
□ 클라라 연금은 운영을 중단한 기업과 파산하여 PPF 평가에 들어간 기업의 DB 제도를 이전받는 두 번의 슈퍼펀드 거래를 통해 가입자 2만명의 연금 지급 보장을 강화
— 클라라 연금은 규모의 이점을 활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가입자들의 급여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2017년에 설립되었고 2021년 11월 TPR의 슈퍼펀드 평가 프로세스를 완료하였음
— 2023년 11월 6일, 클라라 연금은 가입자 9,600명, 5억 9천만파운드 규모의 Sears 소매연금제도(Retail Pension Scheme)와 영국 최초의 슈퍼펀드 거래를 완료4)
— Sears 소매연금제도는 전직 영국 패션 소매업체 Sears의 전직 직원 9,600명을 위한 DB 연금제도로 Sears가 운영을 중단한 이후로 이 제도를 후원하는 고용주가 없는 상태였으며, The Times는 Sears 소매연금제도가 보험회사에 이 제도를 이전하는 데 필요한 자금보다 6,700만파운드가 부족하다고 보도5)
— 이 거래로 Sears 연금제도 가입자는 클라라 연금으로부터 추가로 3천만파운드의 링펜스 자금6)을 지원받게 되며, 이는 5~10년내에 보험 바이아웃으로 가는 목표에 대한 확실성을 높여줄 수 있음
・슈퍼펀드는 완전한 급여를 받을 가능성을 높여주기는 하나 보험과 달리 연금 보장을 제공하지는 않으므로 여전히 가입자 입장에서 가장 최종적인 목표는 보험 바이아웃이 될 수 있음
— 2024년 3월 14일, 클라라 연금과 Debenhams 신탁관리자는 Debenhams 퇴직제도(Retirement Scheme) 가입자 10,400명을 클라라 연금으로 이전하여 PPF 평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7)
・Debenhams 제도는 파산 이후 2019년 4월 PPF 평가에 들어간 바 있음
— 클라라 연금은 Debenhams 제도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 급여 전액을 확보하기 위해 3,400만파운드의 새로운 자본을 제공하게 되며, 이 거래를 통해 Debenhams 제도는 PPF 평가에서 제외
— PPF 보상 수준에 맞춰 조정되어 평가기간 동안 감소된 급여를 받은 Debenhams 제도 가입자에게 클라라 연금은 거래 조건에 따라 400만파운드를 소급 지불
— 첫 번째 슈퍼펀드 거래를 완료한 후 4개월 만에 두 번째 거래에 합의함으로써 클라라 연금은 2만명의 가입자와 10억파운드를 상회하는 자산 기반을 확보하게 됨
□ 연금 슈퍼펀드는 가입자가 완전한 급여를 지급받을 가능성을 높여주고, 고용주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연금자산이 더욱 생산적인 곳에 투자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등 이점이 많으므로 적합한 상황에서는 매력적인 옵션이 될 수 있음
— 최근 영국의 퇴직연금 시장은 DB 제도가 쇠퇴하고 새로운 제도가 대부분 DC 제도로 설립되고 있으나, 1.4조파운드에 달하는 영국 DB 제도 자산규모는 2023년 영국 GDP 대비 62%에 이를 정도로 여전히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수준
— 슈퍼펀드는 자본 완충, 규모의 경제 및 개선된 거버넌스 등을 통해 가입자가 완전한 급여를 지급받을 가능성을 높여주고, 고용주에게는 연금 보장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대체투자 등 더욱 생산적인 곳에 투자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등 가입자, 구성원 및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음
— 다만 자금조달 수준에 따라 모든 제도가 슈퍼펀드에 이전하기에 적합한 것은 아니며, 보험 바이아웃의 경우처럼 연금 보장이 제공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에 유의
— 영국에서는 연금시장이 성숙해 감에 따라 연금제도를 통합하는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국내 시장의 현실을 고려하여 향후 도입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임
1) 고용주에게 고용되어 해당 연금제도에 따라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급여가 계속 발생하는 사람
2) https://www.pwc.co.uk/press-room/press-releases/PwC-comments-on-the-completion-of-the-first-pension-superfund-transaction.html
3) https://www.thepensionsregulator.gov.uk/en/document-library/scheme-management-detailed-guidance/db-superfunds
4) https://clara-pensions.com/news/clara-pensions-announces-uks-first-pension-superfund-transaction/
5) The Times, 2023. 11. 6, Clara superfund to take on Sears pensioners
6) 링펜스 펀딩은 조달된 자금이 사용 용도로 지정한 목적 이외에는 쓰이지 않게 제한을 걸어두는 것
7) https://clara-pensions.com/news/clara-pensions-secures-full-benefits-for-debenhams-retirement-scheme- membe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