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측(反側)
시름에 잠기거나 잠이 오지 않거나 하여 누워서 이리저리 몸을 뒤척거린다는 뜻으로, 두 마음을 품고 바른 길로 좇지 아니한다는 말이다.
反 : 되돌릴 반(又/2)
側 : 곁 측(亻/9)
출전 : 시경(詩經) 관저(關雎), 후한서(後漢書) 卷一上 光武帝紀
窈窕淑女, 寤寐求之.
求之不得, 寤寐思服.
悠哉悠哉, 輾轉反側.
아리따운 아가씨들, 자나 깨나 그리네.
그래도 구할 수 없어, 자나 깨나 그 생각.
생각하고 생각하다, 잠 못 이뤄 뒤척이네.
중국 시경(詩經) 중 물수리의 울음을 노래한 시 ‘관저(關雎)’의 일부다. 공자(孔子)가 “즐겁지만 음란하지는 않고(樂而不淫), 슬프지만 상처 입히지 않네(哀而不傷)”라고 상찬(賞讚)한 노래다.
끝 구절의 전전(輾轉)은 이리저리 뒤척이며 몸을 굴리는 것이며, 반측(反側)은 엎치락 뒤치락 함이다. 반측(反側)에는 모반(謀叛)의 뜻도 있다.
후한서(後漢書) ‘광무제 본기光武帝 本紀’에, “왕랑(王郎)을 주살한 뒤, 그와 내통한 휘하 관리가 적힌 문서 수천 장을 발견했으나, 광무제는 읽어보지도 않고 불태우며, ‘반측자(反側子)들이 스스로 안심하게 만들고자 한다’라고 말했다.”는 구절이 나온다.
五月甲辰, 拔其城, 誅王郎。收文書, 得吏人與郎交關謗毀者數千章。光武不省, 會諸將軍燒之, 曰; 令反側子自安。
이로부터 딴마음을 품은 부하를 반측(反側)이라 칭했다.
삼국연의(三國演義)의 무대인 청두(成都)에는 유비(劉備)와 제갈량(諸葛亮)을 기리는 사당 무후사(武侯祠)가 있다.
1958년 3월 무후사를 찾은 마오쩌둥(毛澤東)이 제갈량 사당에 멈춰 섰다. 청(淸) 말기의 학자 조번(趙藩)의 대련을 가리키며 “무후사에서 가장 명성이 나 있다”고 말했다.
能攻心則反側自消, 從古知兵非好戰.
마음을 공략할 수 있다면 배반은 저절로 사라지니, 예부터 병법을 아는 자는 전쟁을 좋아하지 않았다.
不審勢即寬嚴皆誤, 後來治蜀要深思.
대세를 살피지 않는다면 관대와 엄격 모두 잘못이니, 훗날 촉을 다스리려면 이를 깊이 헤아려야 한다.
조번은 제갈량이 맹획(猛獲)을 일곱 번 잡았다 놓아준 칠종칠금(七縱七擒) 고사에 착안해 배반은 마음을 공략할 때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전반측(輾轉反側)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읽힌다. 대통령은 삼국연의의 조자룡(趙子龍)이 첫사랑이라 했다.
공심(攻心)은 삼국연의의 지혜다. 오(吳)나라 손권(孫權)의 “장점은 존중하고 단점은 잊는(貴其所長, 忘其所短)” 용인술 역시 삼국연의에 나온다. 하락한 지지율을 되돌릴 비결 역시 그리 멀리 있지 않다.
▶️ 反(돌이킬 반/돌아올 반, 어려울 번, 삼갈 판)은 ❶회의문자로 仮(반)과 동자(同字)이다. 又(우)는 손을, 厂(엄)은 언덕의 뜻으로 뒤엎는다 또는 반대(反對)를 뜻한다. 비탈진 지형은 정상이 아니므로 반대를 의미한다. 反(반)은 위에서 덮는데 대하여 밑으로부터도 뒤덮는 일, 그 양쪽을 합하면 반복이란 말이 된다. 또 손바닥을 뒤집다, 배반하다, 돌아오다, 돌아보다 따위의 뜻으로 쓴다. ❷회의문자로 反자는 ‘되돌아오다’나 ‘뒤집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反자는 厂(기슭 엄)자와 又(또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厂자는 산기슭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추상적인 물건으로 응용되었다. 갑골문에 나온 反자를 보면 손으로 무언가를 잡으려는 듯한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어떠한 물건을 손으로 뒤집는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反자는 ‘뒤집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후에 뜻이 확대되면서 ‘배반하다’나 ‘반역하다’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反(반)은 변증법(辨證法)의 정(正), 반(反), 합(合)의 세 가지 계기 가운데에서 부정(否定)을 뜻하는 계기나 반립(反立)의 뜻으로 ①돌이키다 ②돌아오다, 되돌아가다 ③되풀이하다, 반복하다 ④뒤집다, 뒤엎다 ⑤배반하다 ⑥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어긋나다 ⑦반대하다 ⑧물러나다, 후퇴하다 ⑨보복하다, 앙갚음하다 ⑩되돌아보다, 반성하다 ⑪꾸짖다, 나무라다 ⑫보답하다, 되갚음하다 ⑬바꾸다, 고치다 ⑭죄를 가벼이 하다 ⑮휘다 ⑯구르다, 뒤척이다 ⑰기울다 ⑱튀기다 ⑲생각하다, 유추(類推)하다 ⑳대답하다 ㉑기인(起因)하다 ㉒모반(謀叛), 반역(反逆) ㉓번(횟수를 세는 단위) ㉔반대로, 도리어 ㉕더한층, 더욱더 그리고 ⓐ어렵다, 곤란하다(번) 그리고 ㉠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조심하다(판) ㉡팔다(판)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바를 정(正), 도울 찬(贊)이다. 용례로는 공산주의를 반대함을 반공(反共), 반대로 움직임을 반동(反動), 법칙이나 규칙 따위를 어김을 반칙(反則), 상대방의 말을 되받아 묻는 것을 반문(反問), 두 사물이 맞서 있는 상태 또는 어떤 의견이나 제안 등에 찬성하지 않음을 반대(反對), 반사로 비친 그림자를 반영(反影), 반사하여 비침을 반영(反映), 반대하거나 반항하여 품는 나쁜 감정을 반감(反感), 한 가지 일을 되풀이 함을 반복(反復), 자극이나 작용에 대응하여 일어남을 반응(反應), 전쟁을 반대함을 반전(反戰), 쳐들어 오는 적을 되받아 공격함을 반격(反擊), 상대방에 반대하여 대들음을 반항(反抗), 반대의 뜻을 나타내는 행동이나 표시를 반기(反旗), 서로 미워함을 반목(反目), 잘못이나 허물이 없었는지 돌이켜 생각하는 것을 반성(反省), 반대되는 뜻을 반의(反意), 손님이 도리어 주인 노릇을 한다는 반객위주(反客爲主), 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다는 반구제기(反求諸己), 서로 미워하고 질투하는 눈으로 봄을 반목질시(反目嫉視), 언행이 이랬다 저랬다 하며 일정하지 않거나 일정한 주장이 없음을 반복무상(反覆無常), 도리어 처음 만 같지 못함이라는 반불여초(反不如初), 남에게 재앙이 가게 하려다가 도리어 재앙을 받음을 반수기앙(反受其殃), 머리는 헝클어지고 옷은 해어진 초라한 모습으로 한데서 잠을 반수발사(反首拔舍),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는 반수불수(反水不收) 등에 쓰인다.
▶️ 側(곁 측)은 ❶형성문자로 侧(측)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기울어지다'의 뜻을 가진 則(즉, 측)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側자는 '곁'이나 '가까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側자는 人(사람 인)자와 則(법칙 칙)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側자의 금문을 보면 鼎(솥 정)자 옆으로 두 개의 人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제사를 지내기 위해 솥 주변에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을 그린 것이다. 側자는 이렇게 솥 주변에 사람들이 가까이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곁'이나 '가까이'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였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鼎자가 貝(조개 패)자로 바뀌게 되었고 발음을 위해 則자가 쓰이게 되면서 본래의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側(측)은 ①곁, 가까이 ②옆, 치우친 곳 ③측면(側面), 가, 언전리 ④예(禮)에 어긋나는 행위(行爲) ⑤혼자, 홀로 ⑥어렴풋이, 아련히 ⑦(귀를)기울이다 ⑧(해, 달이) 기울다 ⑨(한쪽으로) 치우치다, 쏠리다 ⑩외면하다(外面--) ⑪비뚤어지다 ⑫배반하다(背反--) ⑬엎드리다, 숨다 ⑭낮다, 미천하다(微賤--) ⑮어렴풋하다 ⑯아파하다, 슬퍼하다 ⑰다가오다, 닥쳐오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곁 방(傍),곁 방(旁)이다. 용례로는 옆에서 들이침을 측공(側攻), 척주가 옆으로 활처럼 굽은 상태를 측만(側彎), 가까운 곁 또는 멀지 않은 바로 옆을 측방(側傍), 측면의 벽을 측벽(側壁), 옆 자리를 측석(側席), 곁에 있는 방을 측실(側室), 원가지에서 돋아난 작은 가지를 측지(側枝), 곁눈질을 함 또는 무섭고 두려워서 바로 보지 못함을 측목(側目), 옆으로 향하여 남을 측생(側生), 곁의 가까운 곳 또는 가까이 친한 사람을 측근(側近), 어렴풋이 들음 또는 옆에서 얻어들음을 측문(側聞), 옆 변두리를 측변(側邊), 치우친 말을 측언(側言), 몸을 옆으로 하여 누움을 측와(側臥), 기울어 넘어짐을 측질(側跌), 양쪽의 옆면을 양측(兩側), 남쪽이나 남극을 가리키는 쪽을 남측(南側), 왼쪽이나 왼쪽의 옆을 좌측(左側), 안쪽으로 안으로 향한 부분이나 안에 있는 부분을 내측(內側), 상대편의 높임말을 귀측(貴側), 시름에 잠기거나 잠이 오지 않거나 하여 누워서 이리저리 몸을 뒤척거림 또는 두 마음을 품고 바른 길로 좇지 아니함을 반측(反側), 지극히 간절함 또는 간절하고 측은함을 간측(懇側), 어머니 곁 또는 어머니 슬하를 모측(母側), 기계나 구조물의 측면에서 바라본 상태를 평면적으로 나타낸 도면을 측면도(側面圖), 적의 측면을 치는 공격을 일컫는 말을 측면공격(側面攻擊),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한다는 뜻으로 걱정거리로 마음이 괴로워 잠을 이루지 못함을 이르는 말 또는 원래는 미인을 사모하여 잠을 이루지 못함을 이르는 표현을 전전반측(輾轉反側), 잠시도 곁에서 떠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잠불이측(暫不離側), 끊임없이 달라져서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변화불측(變化不側)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