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 매혈기를 우연히 읽었다. 중학교때 읽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발표가 96년이었다니 착각인듯하다. 어쩌면 아큐정전과 혼동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오래전에 영화를 보았고 최근에 기억이 나서 영화대신 무료대출가능한 전자책을 골랐다. 허삼관의 첫 아들 일낙이가 둘째나 세째와는 달리 닮지않았다는 이야기가 돌자 그는 허옥란에게 묻는다. 그녀는 서방질을 한 것도 아니라고 큰 소리를 첫지만 결국 당했다고 실토한다. 혼전에 전 남친이 가슴을 잡자 힘이 빠져서 딱 한번 그랬다며.
생각해보니 몽골이 지배하던 원나라때 한족은 초야권을 바쳐야 했다. 그래서 장자를 살해하는 풍습이 생겼다고 하니 일낙이도 그꼴이 난 셈이다. 61 일낙이는 동생들을 괴롭히는 자기보다 큰 친구를 돌맹이로 때려서 입원하게 하고 그집에서 입원비를 요구했다. 삼관은 일낙이 아빠에게 가서 받으라고 하고 일낙이 아빠는 호적상의 아빠에게 받으라고 하자 결국은 확실히 엄마인 옥란의 가구를 모두 가져가버려서 집은 거의 텅텅비게 되었다. 101
삼관은 두 아들을 불러 일낙이 아빠의 두 딸을 강간해서 복수하라고 다짐하게 한다. 그리고는 결국 가구를 찾기위해 다시 피를 팔기로 한다. 처음 매혈해서 번 반년치의 임금에 해당되는 돈으로 옥란과 결혼하는데 사용했는데 그 옥란의 가구를 찾기위해 다시 하게 된 셈이다. 115 그리고 세번째는 그이 첫 연인과 바람을 피우는데 사용했다. 그녀도 시집가서 이제는 비만이 되었는데 발을 삐끗하면서 부러져 결근하게 되자 병문안을 갔다 관계를 가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골절에 좋은 뼈와 콩을 보냈다가 남편에게 걸려서 나머지 돈은 옥란에게 압수당했다.
그녀는 그 돈으로 그렇게 원하던 새옷을 해입고 아이들에게도 해주지만 정작 피를 팔았던 남편에게는 헌 겨울옷만 있다고 불평하며 그녀는 외도로 아이까지 낳았지만 그는 아이는 없는데 외도로 나은 자식이 사고를 처서 그녀의 가구를 되찾기위해 피를 팔았다고 항의하자 그제서야 그에게도 옷을 해주기도 한다. 145 공산당이 집권해서 매혈을 결정하던 담당도 더 이상 뇌물을 받지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래도 가져온 것이 밀가루가 아니고 백설탕이라는 말에 맛은 보기는 했지만..
58년이 되자 모든 땅은 국가소유가 되었다. 결국 지주가 국가로 바뀐 셈이다. 좋아진 것은 지주도 소작처럼 국가에 소작료를 내게 하향 평준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모든 사람은 식당에서 밥을 먹으라는 지시가 내려오고 솥과 가재도구를 몰수해갔다. 그런데 문제는 1년후에 모든 식당이 문을 닫고 다시 부뚜막과 밥솥을 마련해야 했다는 것이다. 옥란은 평소 두숫씩의 쌀을 비상용으로 저축했는데 결국 기근이 닥쳤다. 그래서 그때부터는 밥이 아닌 죽을 그것도 옥수수를 섞어 먹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죽을 평소보다 한그릇을 더 끓였다. 아이들에게 아버지 생일 음식이라고 기대하라고 했지만, 죽인 것을 보고는 실망하다가 맛을 보고는 혀로 남김없이 핱아먹었다. 아버지용의 두번째 그릇은 세아이의 눈망울을 보던 삼관이 양보할 수밖에 없었고 대신 절을 세번 받았다. 그리고 그는 아이들에게 요리를 해준다며 주문을 받았다. 삼락이 원하는 것은 홍소육이었다. 물론 재료가 있을리가 없어서 말로 해주는 요리였지만 실감나게 설명한 덕에 삼락이는 물론 다른 사람들도 침을 꼴깍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삼락이를 제외한 누구도 침을 삼키면 안된다고 주의를 주고 이락이의 요리도 해주었다. 158
덕분에 홍소육을 만들어 보게 되었다. 3인분기준 120분이 걸리는 중급수준이고 재료는 삽겹살1kg, 대파1, 생강1, 말린 빨간 고추2, 식용유4큰술, 물1300mL, 소주2큰술이고 양념으로 간장2큰술, 설탕3큰술, 계피1, 산초 나무 열매2큰술, 붓순나무 열매2개, 월계수잎2, 당귀1개, 다시다1작은술의 재료중 구하기 어려운 것을 생략하고 만들었다. 우선 향신료를 준비하고 물을 끓인후 삼겹살을 손가락굵기로 손바닥 반정도의 크기로 자르고 끓는 물에 넣어 약 4분 동안 익혀 그릇에 담아 식혀준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강불로 맞춘 후 설탕을 녹여 갈색이 되면 고기를 넣고 표면을 코팅해 준다. 여기에 소주와 간장,다시다, 그리고 주머니에 넣은 조미료들과 물을 넣어주고 끓인후 약불로 줄여서 2시간정도 졸여주면 된다. 여기서 주의할 사항은 설탕 녹일 때 갈색 되면 고기를 빨리 넣어야 되고 이 때 뜨거운 기름이 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집에 있는 것을 활용하다 보니 베이컨500그램, 식용유2큰술, 물650미리리터, 와인1큰술, 간장1큰술, 설탕2큰술, 다시다1을 사용해서 달콤한 홍소육을 만들어 평소 네팔음식을 맛보게 해주던 룸메들과 나누어 허삼관 홍소육을 먹어보았다.
홍소육은 지방별로 요리법이 다른데 소동파가 이를 변형해서 만든 동파육도 있다. 그리고 제목에서 추측이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그는 식구들을 위해 다시 피를 팔러 갔다. 전에 공산당원이 되었다며 인민에게 해가되는 것은 하지않겠다며 설탕을 받지않아 빈손으로 갔던 그는 지금은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뭔가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혈하고 받은 돈의 일부를 주고 귀가한다. 그 돈으로 국수를 먹으러 가는데 일락이만은 군고구마를 먹게한다. 일해서 번 돈으로는 똑같이 대우했지만, 피를 판 돈으로는 그럴 수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일락은 그것이 서글퍼서 친아버지를 찾아나선다. 그러나 그도 그를 끌어내고 결국은 아무에게나 국수를 사달라고 사주면 친아버지로 모신다고 하지만 아무도 사주지않았다. 결국 귀가하지않는 그가 염려된 삼관이 나서자 인근에서 울고있던 그를 발견한다. 그는 국수는 사주지않았지만 그래도 제일 친절하게 해줘서 돌아오고 있었다. 그는 배고파 힘이 없는 일락을 업고 국수집으로 간다. 문화혁명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누구나 대자보를 쓰면 재판없이 처벌을 받는다.
옥란은 평소에 말을 함부러해와서 기녀라는 대자보가 붙었고 끌려가 머리를 깍이고 걸상위에 하루종일 서있게 된다. 점심을 가져다 주라고 했지만 일락과 이락은 거절하고 삼락은 놀러나가서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삼관이 가져가야 했다. 하방이 시작되어 일락과 이락은 이불과 보온병을 들고 농촌으로 간다. 그런데 오랬만에 귀가한 일락이 야위어서 삼관은 다시 피를 팔아 그 돈을 쥐어준다. 식욕없을 때 맛있는 것을 사먹고 명절에 대장에게 선물해서 빨리 귀가배치를 받으라며. 236
그런데 한달후에 이락이 대장이 방문한다. 식사대접과 선물을 해야 하는데 가진 돈이 없어 옥란이 삼관에게 매혈을 부탁한다. 병원에서는 두달후에나 가능하다며 거절하지만, 씨암탉을 들고 온 친구이 부탁에 피를 팔고 동료중 하나가 매혈을 위해 마신 물로 방광이 터져서 거의 치사수준까지 갔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던 친구도 쓰러져 죽게된다. 삼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장접대를 위해 술을 마셔야 한다.
일락이는 간염으로 대도시에 입원하여 빠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여기저기 돈을 꿨지만 부족해서 한달만에 다시 매혈을 하러가니 당연히 거절한다. 하지만 다른 병원에서는 가능할 것이라는 정보를 줘서 그는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기절할 때까지 피를 팔기시작한다. 자식, 그것도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일남이를 살리기위해서 동료 둘이 죽은 것을 봤으면서도 목숨을 거는 거다. 그 이후로는 피를 팔지않았다. 하지만 육십이 되어 자신을 위한 맛있는 음식과 술을 위해 팔고자 했지만 거절당하고 울면서 귀가한다. 예전의 일락이처럼.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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