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 대전 한화와의 경기에서 LG트윈스는 고졸 신인 한희를 선발로 내세웠다.
중간계투로 나섰던 6월 12일 SK전에서 예상밖의 호투를 보임으로써 벤치의 눈도장을 받은 한희 였지만 선발 투수 로테이션에 구멍이 나는 날이라 어쩔 수 없이 내놓은 고육지책의 카드. 지난 SK와의 3연전 동안에도 구멍난 선발을 메우기 위해 역시 고졸 신인인 좌완 최성민을 한차례 '깜짝 선발'로 기용했지만 실패한 터라 벤치나 한희 본인에게도 엄청난 부담이었을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상대 선발은 한화의 베테랑 투수 정민철이고, 팀도 전날 경기에서 12:4로 대패했기에 경기를 앞둔 초반 분위기는 일단 한화쪽의 우세로 점쳐졌다.
우려대로 한희는, 1회초 타선이 먼저 뽑아준 2점을 지키지 못하고 1회말 곧바로 2실점하면서 무너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대담한 피칭으로 4회 1사까지 한화 타선을 3점으로 묶고 5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임시 선발로서 그 책임을 다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희의 역투가 이어지자 구원 투수진도 힘을 냈고 타선도 터져 결국 12대6의 대승을 거두며 LG는 전날 대패를 설욕할 수 있엇다. 한희는 이날 3.1이닝 동안 피안타 5개, 사사구도 3개를 내주며 아직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경기후 김재박 감독은 "신인으로서 데뷔 첫 선발이라 부담이 컸을 것"이라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4회 1사까지 무난하게 버텨준 것이 승리의 발판이 되었다."며 한희의 역투를 칭찬했다.
군산상고 3학년 재학 시절이던 작년, 2차 1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은 한희는 고교 투수 중에서는 손꼽히는 재목중 하나였다. 당시 LG 스카우트팀의 평가서에 한희는 "타자 상대시 공격적인 경기 운영과 근성이 돋보이고 파워 피칭을 구사함. 직구에 힘이 있고 볼끝이 좋음. 외곽코스 직구 제구력이 우수하고 묵직한 직구와 큰 커브각을 갖고 있어 향후 발전가능성이 높음. 직구 최고구속은145km"로 되어 있다.
LG의 스카우팅 리포트대로 한희는 고교시절 140대 중반의 수준급 직구를 보유했으나 아직 그때의 스피드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쉽다. 하지만 이 부분은, 프로에 와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밸런스를 잡는 데 주력했기에 구속이 일시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아무리 빠른 볼을 던질 수 있는 투수라도 투구 매커니즘이 불안정하면 제구력 불안과 특히, 부상의 위험이 상존하기에 장기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프로에서는 일단 투구 밸런스를 잡는 데 우선 순위를 둔다. 한희도 고교시절, 짧은 기간의 대회 위주로 출전을 하다보니 힘으로 밀어 부치는 스타일이 굳어졌기에 지난 스프링 캠프때 이에 대한 교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지난 사이판 스프링캠프 때 한희 선수가 투구연습 하는 모습 >
큰 키는 아니지만 다부진 체격을 지닌 한희가 투구 밸런스의 완성도만 높인다면 고교시절의 위력적인 직구 구속을 회복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18일 경기에서 보여준 다양한 구종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피칭이 향후에도 계속 이어진다면 선발진의 한축으로 좀 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희는 이날 138~140Km의 직구, 102~108Km의 커브, 112~124Km의 슬라이더에 118~120Km의 체인지 업까지 섞어가며(한화 이글스 전력분석팀 투구분석표 기준) 한화 타선을 공략했는데 직구 구속은 140Km에 머물렀지만 볼끝이 좋았고 다양한 구종과 함께 특유의 대담한 승부가 무엇보다 돋보였다. 김용수 투수코치는 1군에 올라온 일성으로 투수들에게 "우선 볼넷을 줄여라. 볼넷은 완벽한 안타를 상대팀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차라리 안타를 맞더라도 스트라익 존으로 던져야 범타 유도도 가능하다."며 공격적인 승부를 주문하고 있다. 한희 역시 반드시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본인의 구위를 향상시키는 것 뿐 아니라 프로 심판들의 스트라익 존 적응 문제, 경험 많은 타자들의 노림수를 피하는 방법, 주자 견제와 위기 관리 능력 등 신인 한희에게는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넘어야 할 산도 높기만 하다. 하지만 과감하고 공격적인 피칭으로 상대를 압도하겠다는 기백을 유지하고 늘 성실한 연습과 철저한 준비를 이어간다면 LG 마운드에 또 하나의 큰 희망으로 떠오를 것이 확실해 보인다.
첫댓글 평균 구속 증가가 가장 급선무이네요! 구속만 145정도로 끌어올리면 향후 선발에이스급으로 손색 없습니다!!
2,3년 안에 3,4선발로 10승만 해주면 좋겠네요
일단 신인이 대범함이 있어야되는데 이점은 최성민하고 비교해볼대 가장 한희가 장점으로 꼽을만한 점이죠.. 배짱있고 볼컨트롤도 나쁘지 않고.. 그때 경기보면서 흡족했습니다. 괜찮은 놈하나 굴러둘어왔구나하구요.. 암튼 올해 한희 한번 제대로 키우면 엘지 투수농사 잘하는거예요.. 다른 신인들도 1,2년차들도 잘 일구세요.. 엘지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