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외모로만 판단하면 안 되겠지만,
너무 기대와 상상이 깨지면 그것도 감당하기 힘들다
내 사춘기를 지배했던 그 아이,
말 한 마디 건네보지 못하고 떠나보냈지만,
영원히 동화책 속의 공주 같고 선녀 같은 이미지로만
지금도 내 마음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는 그녀
영화에 나오는 예쁜 중년부인들처럼,
그녀는 나이가 들어서도 숫자만 늘어났을 뿐,
절대로 늙거나 망가지지 않을 수밖에 없는,
천연의 순수와 천부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여인이라고,
내 혼자 생각하며 여태 살아왔다
그 애는 나에게는 영원한 소녀이고 동생이었는데 . . . .
어느 날 우연히 등 뒤에서 들리는 소리
오빠 맞지?
고향도 아닌 타향에서 들리는 여인의 목소리에 돌아보니,
영양상태 좋은 중년 여인의 좀 답답할 정도의 비대한 모습,
이목구비를 통하여 확인이 되는 늙은 그 아이,
오오, 신이시여!
꽃 같은 시절에는 눈길 한 번 안 주더니
저 지경이 되어서 나타나서 반가워하면
나더러 어쩌라는 말입니까?
물론 청초하고 아름다운 그 모습 그대로 나타난다 해도
내가 뭘 어쩌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제라도 그 모습 그대로 어울려
지난 추억 돌아보며 얘기라도 나누면 좋겠는데,
말하기도 전에 풍기는 이미지는 세속의 물이 잔뜩 든
버거운 도시 아줌마의 모습니다
내가 그녀를 부끄러워할 권리도 이유도 없다
그런데도 길거리에 서서 함께 얘기하고 서 있다는 것이
내게는 큰 부담이 되었기에 말했다
어디로 좀 들어가자고 . . .
그랬더니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안 된단다
뭐가 안 된다는 거여?
도대체 뭔 생각을 한 거여?
기가 막혀서 '그럼 담에 보자!' 면서 서둘러 보냈다.
도대체 이럴 때 나는 순수한 건가, 불순한 건가?
그 아이가 나이 먹고도 그 청순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문학소녀 이미지에 노래도 제법 잘 하는 여학생처럼,
단아한 모습으로 나타났으면 내 맘이 어땠을까?
아아, 모르겠다
그러잖아도 더운 날 왜 그 애는 나타나서
이렇게 내 중심을 째려보게 만드는 것일까?
내 아름다운 추억 속의 벗들이여!]
그 추억의 울타리 밖으로 나오지 말라
제발 추억 그 이상을 확인하려 하지 말자, 제발 . . .
첫댓글 그래서 추억의 연인은 추억속에 묻어두고 만나지 말라고 하나봅니다.ㅎ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옛날에 함께 나눈 깊은 내면의 정이 있었더라면,
달라진 외모 때문에 이렇게까지 어색하지는 않았을거라고,
변명 같은 생각을 해 보기도 합니다
세월앞에 장사있나요,
샘, 님도세월앞에
장사는아닐텐데,
하고웃봅니다, ㅋ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은,
아무리 건강하고 힘이 센 사람이라도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면 기력이 떨어지고 병들어.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이 얘기하고는 일치하는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네요
자기 관리 잘 하면 세월 앞에서도 날씬한 사람은 있잖아요?
그런 사람이기를 기대했었는데 . . .
조용필의 노래처럼 단발머리 소녀가
백발 할머니가 되는게 현실이지요,
세월이 흘렀으니 그려러니 생각하시고
나이든 그대로 곱게 봐주세요,,ㅎㅎ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무상한 세월앞에 우리들 모습이 제각각 변하니
아쉬움만이 가득합니다
좋게 변하면 좋으려만
그런 경우가 드므니
기대랑 접어두고 사는게 마음 편하겠지요~ㅎ
그래도 푸른샘님의 그녀만큼은 예쁘게 변했으면 좋으련만요 ㅎ
하얀 바람꽃님 안녕하세요?
님은 정말 천사 맘이시군요?
제가 이기적인 맘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제 기대가 충족되기를 응원해 주시니,
황송하고 감사하여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좋은 밤 되시고 안녕히 주무세요 ✨
ㅋ
글타면
그 아이가 생각했던
오빠는 어떤 모습으로
보여졌을까요?
혼자 웃어봅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기에
배볼록
이마가 벗어진
그 소년을 보고
혼자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이마 벗겨지고 배 볼록은 아닙니다
몸관리 무쟈게 하니까 이런 글도 쓰는 겁니다
잘 난 척 하느라고 . . . ㅋㅋ
저도 학교다닐때 숫기가 없어서 남앞에 나서지도 못하고
여자애들 한테도 조용하고 말이없는학생으로 비춰서 그런지
공부잘하고 이쁜애들한테는 말도 못붇이고
10년전에 예식장에서 학교다닐때 공부잘하고 응변잘하던
여학생을 처음 봐는데 그여학생이 "잘나가는사업가"라며
그소리듣고 기분이 엄청좋았어요
실은 그여학생을 마음 속으로 많이 좋아했는데 워나공부잘하고 똑똑하고 이쁘고
본인은 공부도 못하고 싸움만 잘하고 중간정도
운동만 좋아하는 학생 으로
어릴 적 좋아했던 여학생이 사업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알고,
내 일처럼 기뻐하셨다는 말씀을 들으니,
박탁프님의 사랑은 아주 어려서부터 진심이었군요?
겉으로 말은 안 해도 속으로 매우 성숙한 사랑 . . . .
상대방이 보는 내모습은?
그럼 그렇게 말하는 그대 모습은??
감사합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자주 뵙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