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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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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6,60ㄴ-69
그때에 예수님의 제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말하였다.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당신의 말씀을 두고 투덜거리는 것을 속으로 아시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 말이 너희 귀에 거슬리느냐? 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 그러나 너희 가운데에는 믿지 않는 자들이 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믿지 않는 자들이 누구이며 또 당신을 팔아넘길 자가 누구인지 처음부터 알고 계셨던 것이다. 이어서 또 말씀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고 너희에게 말한 것이다.” 이 일이 일어난 뒤로, 제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되돌아가고 더 이상 예수님과 함께 다니지 않았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하고 물으셨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진달래 꽃 때문에
오늘은 어머니 돌아가신 뒤로 마음이 잡히지도 않고 심난도 하고, 의기소침도 해서 멍청하게 앉아 있으니까 막내가 등산이나 다녀오라고 성화를 부려서 뒷산에 올랐습니다. 진달래가 활짝 피어 있는 것을 보니까 갑자기 어머니가 생각나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80대 초반에 대전시에서 주최하는 3대 요리 경연대회에 출전하셔서 진달래 화전으로 입상하셨고 진달래 화전을 아주 잘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봄이 되거나 겨울이 되면 진달래 색깔의 한복을 곱게 입으시고, 머리에 쪽을 지으시고, 꽃신 신으시고 성당에 가시면 모든 사람들이 옷도 만져보고, 두루마기도 만져보면서 어머니를 곱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장미 꽃 송이 같다고 세례명도 로사이십니다.
어머니는 평생 예수님을 따라서 하느님을 공경하고 신앙을 지키셨습니다. 그리고 매일 열 시간이 넘도록 기도하셨습니다. 당신께 부탁하는 기도를 물리치지 않으시고 받은 묵주가 열다섯은 넘을 것입니다. 돌아가신 다음에 자녀들이 모두 기념으로 하나씩 가져갔으니까요.
사실 누굴 평생 따른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살면서 신앙을 가지고 있으면서 예수님을 떠나고 싶은 때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어떤 때는 예수님을 떠나고 싶은 때가 정말 많이 있었습니다.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철저히 배반하고 산적도 많이 있습니다. 그것은 부모와 자식 간에도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효경에 ‘자왈 효자지사친에 거즉치기경하고 양즉치기락하고 병즉치기우하고 상즉치기애하고 제즉치기엄이니 오자 비연후에야 능사친이니라.‘(‘子曰 孝子之事親에 居則致其敬하고 養則致其樂하고 病則致其憂하고 喪則致其哀하고 祭則致其嚴이니 五者 備矣然後에야 能事親이니.’)하였는데 “효자가 부모를 섬기는데, 보통 때에는 그 공경함을 극진히 하고, 음식을 봉양하는 때에는 그 즐거워함을 극진히 하고, 병들었으면 그 근심을 극진히 하고, 초상이 났으면 그 슬픔을 극진히 하고, 제사에는 그 엄숙함을 극진히 하나니, 이 다섯 가지가 갖추어진 뒤라야 부모를 잘 섬겼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는 부모님에게 한 가지도 잘 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마음이 가장 아픈 것은 부모님을 잘 모시지도 못한 사람이 어떻게 하느님을 잘 모시고, 예수님을 잘 따른다고 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지금 내게 “너도 떠나겠느냐?”라고 물으시면, 분명 호언장담할 것입니다. “아닙니다. 당신께서는 저의 구원 구세주이시니, 어찌 떠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되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 어머니에게 했던 것처럼 귀찮게 생각한 적도 있었고, 말 귀를 잘 못 알아들으신다고 핀잔한 적도 있었고, 잔소리 하신다고 싫어한 적도 많은 것처럼 예수님도 매일 떠나서 산 적이 많이 있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입니다.
어머니께서 “하느님께서 나를 영접하신다. 지금이 갈 때이다. 성모님이 나를 품에 안아 주러 오신다.”하고 임종 전에 말씀하실 때 ‘헛소리’ 하신다고 일축했던 내 미음이 얼마나 교만한 것인지 생각해 보면 가슴이 아파옵니다. 내가 아는 지식의 수준으로 세상을 판단하고, 그 가치 기준으로 세상을 저울질합니다. 생명과 구원의 원천이신 예수님 말고 누굴 찾아가겠습니까? 당연히 그분 말고 또 누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세상 속에서 더 많은 것을 미련하게 찾으면서 정작으로 떠나야 할 것들을 붙잡고 있습니다. 정작으로 떨쳐 버려야 할 것을 붙잡고 있으면서 따르면서 매달려야 할 것은 모두 흘려 버리고 있습니다. 화사한 진달래 꽃 때문에 또 어머니를 못 잊어합니다.
오늘은 애매한 진달래 꽃 탓을 하렵니다. 엄마는 왜 진달래 꽃을 좋아하고 그 색깔 옷을 좋아해 가지고ㅠㅠ
야고보 아저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