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남이 할아버지와 함께한 대화 속에서 할아버지께서는 광부 일을 33년을 하셨다고 합니다.
저희 아버지의 경우는 광부 일을 14년 정도를 하셨죠.
저는 기남이 할아버지께 고 2때 갱에 들어간 이야기를 해드렸죠.
체험으로 갱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라는 말을 하고서 조금은 머뭇거리고 말을 다시 시작을 했습니다. “참으로 숨을 못 쉴 정도로 힘들었어요.”라는 말을 이어갔습니다. 그때의 그 환경 속에서의 느껴지는 기억이 아직도 제 가슴속에는 남아있었던 건지, 그 말을 하고서도 참 마음이 아려왔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부모님이 빨리 돌아가셔서 배우고 싶었던 공부도 못 배우고, 여러 가지의 힘든 노동을 참아가며 살아오셨습니다. 그리고 항상 그것이 한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갱에 들어갔다가 나왔을 때에 저는 아버지가 이 일을 그만 두셨으면 하길 바라는 마음이 컸습니다. 고등학교 때 제 친구가 펜팔친구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광부라고 말을 하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부끄러웠다고 합니다. 광부의 딸이라는 것이.......
저도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직업이 광부라서 부끄러웠기 때문에
아버지께서 이 일을 그만 두길 바랐던 것이 아닙니다.
아버지가 이런 환경 속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너무 싫었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곳에서 숨이 탁탁 막히고, 연탄가루가 날리는 그 공간이 싫었습니다. 깜깜하고 언제 그 굴이 무너질지 모르는 공포속의 그 공간이 싫었습니다.
나를 위해서, 우리 가족을 위해서 이러한 공간에서 희생하시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제 자신이 싫었습니다. 아버지께 죄송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가끔씩 아버지의 어깨에 보이는 멍자국이, 상처자국이 그 당시에는 아버지에게 하나의 상처 자국이구나. 라고 생각만 했지만 다시 생각하면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우리 아버지의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대학생이 되어서 첫 아르바이트는 정말 힘든 아르바이트였고, 노동의 대가는 많지 않은 보수로 다가왔습니다. 그날 아르바이트를 하고 난 후, 받은 봉투를 들고서 아버지께 전화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오늘 1달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서 봉급을 받았어요. 아버지... 아버지... 죄송해요... 이렇게 일 하는 것이 힘든 건지 몰랐어요. 아버지께서는 어떻게 갱에 들어가 그 환경을 참아가면서 일을 할 수 있으신지.... 아플 때도 항상 빠지지 않고 아침에 출근하셨던 아버지가 생각이 나네요. 저는 왜 아버지께서 일을 안 나가실까? 생각했었어요. 전 1달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몇 번씩이나 그만두고 싶다고, 가기 싫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생각을 했던 제가 부끄럽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정말로 대단하세요. 아버지가 정말로 자랑스럽습니다. 아버지 사랑해요. 감사해요.”
그렇게 울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던 통화 기억이 지금 타자를 치고 있는 제 가슴에 느껴집니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아버지 어머니.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세상에서 가장 감사하는 아버지 어머니.
저는 자랑스러운 광부의 딸입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첫댓글 광부의 딸 우정이는 광활의 자랑입니다. 고마워요...
^^ 우정이의 아버지를 뵙고 이야기를 듣고 싶고, 세워드리고 싶다.. / 사랑스러운 우정이.
한길을 오래동안 걸어오신 우정이 아버님도 기남이 아버님도 멋지신 분~ 광활을 하면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우정이는 우정이 어렸을때랑 우정이 아버지가 더 많이 생각나겠네...
우정아...
우정아 광활은 네가 할 일이야!!!
오늘 아침 이 글을 읽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어요~* 마음씨가 참 예쁜 우리 우정이. 우정이가 있어 광활이 참 행복합니다!! 우정이 아버님을 한 번 뵙고 싶어요~!! ^ㅡ^
우정이의 마음이 참으로 귀하구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아름답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광활을 더욱 빛내리라.
우정님의 이런 삶의 경험들이 광활을 더욱 깊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화이팅입니다~~
"광활은 내가 할 일이야!" 라고 외쳤던 우정이의 다부진 모습이 떠 오른다. 아버지께서도 널 자랑스러워 하실 것 같아. 고마워 우정아. 그 동안 다른 이의 삶을 쉽게, 성급하게 이해하고 난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결책부터 생각했던 나의 어리석음을 반성하게 되었어. 우정이는 누구보다 광부의 삶, 철암을 이해하고 자랑스러워 할 것 같다.
다시 읽어도 감동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