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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황 및 유병률
우울증은 일차의료 현장과 약국에서 매우 흔하게 접하게 되는 정신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3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우울장애를 경험하고 있으며, 평생 유병률은 약 10~20% 정도로 보고된다. 국내에서도 우울증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공중보건학적으로 중요한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항우울제 처방은 정신건강의학과뿐 아니라 내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환자들은 복약 순응도 문제, 부작용 우려, 약물 상호작용 상담 등을 위해 약국을 방문하게 된다.
또한 아직까지 많은 환자들이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약국에서 처음 상담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약사님들께서 우울증의 진단 기준, 주요 증상, 치료 원칙, 약물 선택 시 고려사항 등을 이해하고 있는 것은 환자의 안전한 치료와 치료 순응도 향상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병태생리
우울증의 병태생리로는 대표적으로 모노아민 가설(monoamine hypothesis) 이 있다. 이는 세로토닌(serotonin),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도파민(dopamine)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기능 이상이 우울 증상과 관련된다는 이론이다.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의 항우울제는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의 농도를 조절하거나 재흡수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단순한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뿐 아니라 다양한 신경생물학적 기전이 우울증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기전들이 제시된다.
・뇌 신경가소성 감소
・해마(hippocampus)의 위축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axis)의 기능 이상
・염증 반응 증가
・유전적 취약성
이처럼 우울증은 단일 원인으로 설명되기 어렵고, 생물학적 요인과 환경적 스트레스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3. 최신 가이드라인
최근 우울증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환자의 증상 정도와 기능 저하 수준을 고려하여 치료 전략을 결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경도의 우울 증상에서는 정신치료나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으며,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에서는 약물치료가 중요한 치료 방법이 된다.
현재 1차 약제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항우울제 계열은 다음과 같다.
・SSRI(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SNRI(Serotonin-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s)
이들 약물은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비교적 우수하기 때문에 초기 치료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약물 선택 시에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부작용 프로파일
・환자의 동반 질환
・이전 약물 치료 반응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
・환자의 선호도
또한 최근에는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에서 비정형 항정신병약의 보조요법, 케타민 기반 치료 등 새로운 치료 전략도 연구되고 있다.
4. 진단 방법(임상검사, 위험인자 등)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우울증은 기본적으로 임상적 증상 평가를 기반으로 진단한다. 특정 혈액검사나 영상검사만으로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갑상선 질환이나 다른 신체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기본적인 검사들이 시행되기도 한다.
우울증의 진단은 DSM-5(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5th edition) 의 주요우울장애 진단 기준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대표적인 핵심 증상은 다음과 같다.
이러한 증상 중 5가지 이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며 일상 기능의 저하를 동반하는 경우 주요우울장애를 고려하게 된다.
5. 치료
우울증 치료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1. 증상의 완전 관해 / 2. 일상 기능 회복 / 3. 재발 예방
치료 방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로 나눌 수 있다. 약물치료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효과 발현까지 보통 2~4주 정도 필요
・초기 부작용은 1~2주 내 감소하는 경우가 많음
・증상 호전 후에도 6~12개월 유지치료 권장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의 경우 더 장기간의 유지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약물치료와 함께 다음과 같은 생활습관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규칙적인 수면
・신체 활동 및 운동
・사회적 활동 유지
・스트레스 관리
6. 의약품 처방 의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항우울제를 처방하는 목적은 단순히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뇌 기능의 균형을 회복시키고 정서 조절 기능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항우울제의 주요 처방 목적은 다음과 같다.
① 정서 안정 및 기분 정상화
② 불안 증상 및 수면 문제 개선
③ 신경전달물질 균형 회복
④ 뇌 신경가소성 회복
또한 환자의 주요 증상에 따라 약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예시
・불안이 심한 경우 → 진정 효과가 있는 약물 선택
・무기력과 의욕 저하가 두드러지는 경우 → 활성화 효과가 있는 약물 선택
・불면이 심한 경우 → 수면 개선 효과를 고려한 약물 선택
따라서 같은 우울증이라 하더라도 환자의 증상 양상에 따라 처방되는 약물이 서로 달라질 수 있다.
7. 진료실 이야기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내용은 다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우울증은 충분히 회복 가능한 질환이라는 점이다. 우울증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대부분 호전될 수 있으며, 치료의 목적은 우울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어 환자가 심한 고통을 겪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약물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다는 점이다. 많은 환자들이 며칠 내에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수주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항우울제는 기분을 인위적으로 좋게 만드는 약이 아니라, 가라앉은 기분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치료 약물이라는 점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는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불안을 줄이는 것이다. 최근 사용되는 항우울제는 과거에 비해 부작용이 크게 감소했으며 대부분 경미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장기간 복용 시에도 비교적 안전성이 높은 약물로 알려졌다.
약사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약사 선생님들은 우울증 치료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협력자라고 생각합니다. 환자들이 약국에서 가장 많이 질문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약 중독되나요?" "언제 효과가 나타나나요?" "오래 복용해도 괜찮나요?"
이때 다음과 같은 설명이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1. 항우울제는 일반적으로 중독성이 있는 약물이 아니라는 점
2.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3. 임의로 약물을 중단할 경우 재발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
또한 환자가 다음과 같은 표현을 하는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유해 주시면 도움이 됩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무기력하다.
•잠을 거의 자지 못한다.
최근에는 쿠에티아핀(quetiapine), 아리피프라졸(aripiprazole), 올란자핀(olanzapine) 과 같은 비정형 항정신병약제가 항우울 효과를 인정받아 우울증 치료에서 보조요법으로 처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증상 중심의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처방은 임상적으로 흔히 이루어지는 치료 전략입니다. 따라서 환자가 약물의 용도에 대해 오해하지 않도록 약국에서 적절한 복약지도를 해 주신다면 환자의 치료 순응도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신질환 치료는 의사와 약사, 그리고 환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사 선생님들의 복약지도와 상담이 환자의 치료 지속과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참고문헌
1)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Fifth Edition (DSM 5).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5th ed.). Washington, DC: American Psychiatric Publishing.
2) World Health Organization. (2023). Depression. Geneva: WHO.
3)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2023). Major Depression. Bethesda, MD: NIMH.
4) JAMA Psychiatry. Hasin, D. S., et al. (2018). Epidemiology of Adult DSM-5 Major Depressive Disorder and Its Specifiers in the United States. JAMA Psychiatry, 75(4), 336-346.
5) MMWR (Morbidity and Mortality Weekly Report). Lee, B., et al. (2023). National, State-Level, and County-Level Prevalence Estimates of Adults Self-Reporting a Lifetime Diagnosis of Depression — United States, 2020. MMWR, 72(24), 644-650.
6) Medscape Depression Overview. Halverson, J. L. (2024). Depression: Practice Essentials, Background, Pathophysiology. Medsca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