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인천 문학 월드컵 경기장은 눈물의 바다가 되었다. 경기장에 모인 3만 5356명의 관중들은 5-1로 대패한 팀을 보며 아쉬운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낸 장본인은 바로 울산의 이천수였다.
이천수는 이 날 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고향팬들 앞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보여주었다. 마차도, 최성국과 함께 쓰리톱의 한 명으로 선발 출장한 그는 전반 13분, 마차도의 골을 도와주며 원맨쇼의 시작을 보여주었다. 37분에는 아크 서클 오른쪽에서 감아찬 프리킥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가 첫 득점을 기록한 그는 전반 인저리 타임인 46분,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코너에서 왼발슛한 슈팅이 상대 수비를 맞고 들어가 팀의 세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들어서도 이천수의 골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마차도가 한 골을 더 집어넣어 4-0으로 리드한 상황에서 후반 27분, 인천의 수비수와 몸싸움 끝에 공을 따내어 세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역대 챔피언 결정전 첫 해트트릭이자 본인의 K리그 첫 헤트트릭.
화끈한 원맨쇼를 보여준 이천수는 경기 후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도 시종일관 웃음이 얼굴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생애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팀도 대승을 해서 기쁘다. 사실 해트트릭을 하고 싶었는데 언제나 머리속에서만 했었다. 중요한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게 되어 상당히 기쁘다" 며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는 "아드보카트 감독 및 국가대표 코치진이 왔는데 의식 안하는 선수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약간 의식은 했다. 대표팀에서 주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충분한 기회가 있고, 전지 훈련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며 대표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천수는 프리킥 감각이 2002년에 비해 물이 올랐다며 자평하면서 "세 번의 기회가 왔는데 세 골로 연결되었다. 사실 이제까지는 킬러에서 나 자신도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경기로서 나도 킬러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 같다" 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3골 1도움이라는 원맨쇼를 보여주며 인천 관중들을 눈물짓게 했던 이천수. 오는 12월 4일 홈에서 있을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는 어떠한 플레이로 울산의 홈팬들을 웃음짓게 할 지 벌써부터 울산에서의 경기가 기다려진다.
다음은 이천수와의 일문일답
- 오늘 소감은?
생애 첫 해트트릭을 하게 되어 기쁘다. 너무나 하고 싶었는데 그동안 머리속으로만 해왔다. 오늘 같이 중요한 경기에서 하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 1차전에서 대승했기 때문에 2차전에서는 편하게 경기를 가질 수 있게 되어 좋다. 요즘 골감각이 좋다. 문전에서 슈팅만하면 들어갈 것 같은 기분이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첫 해트트릭을 챔피언 결정전에서 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 오늘 해트트릭도 하고 팀을 우승으로 계속 이끌고 있는데, MVP에 대한 욕심은 없는가?
주시면 고맙게 받겠다. 경기수는 많지 않지만 공격 포인트면에서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우승을 시키기 위해 울산에 온 것이다. 우승이 먼저이고, MVP는 사실 한 번도 받아본 것이 없기에 욕심이 나기는 한다.
- 오늘 경기 대승의 원인은?
우승을 목표로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서 전진하는 모습이 인천에 비해서 강했다. 허리진이 인천보다 강했기 때문에 경기를 주도하면서 골을 넣고, 인천은 찬스에서 득점을 못했다. 이것이 승리의 요인이다.
- 아드보카트 감독과 국가대표팀 코치진이 와서 관전했는데?
최근 대표팀에서 경기를 못 뛰었다. 그리고 국가대표팀 코칭 스태프가 온 것에 대해 의식을 하지 않는 선수는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약간 의식을 했다. 그러나 아드보카트 감독이 온 것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면 내 자신의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다. 지난 플레이오프와 오늘 경기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고 그것을 위해 기도도 많이 했다.
아직 대표팀의 주전이 정해진 것이 아니다. 충분한 기회가 있다. 스페인에서 막 돌아왔을 때 몸상태가 안 좋았고 자신감도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선수들과 경쟁하더라고 안 밀릴 자신이 있다. 대표팀 전지훈련에서 충분히 기회가 올 것이다. 그 때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다.
- 프리킥이 절정에 올라와있는데?
프리킥은 원래 자신있는 분야이다. 꾸준히 연습하고, 프리킥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요즘도 프리킥 감이 좋다. 지금 프리킥에 대해서는 최고의 절정이다.
요즘은 골키퍼 움직임을 많이 연구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스페인 갔다와서 데뷔전에서 프리킥을 잘 찼음에도 막힌 적이 있었다. 골키퍼의 움직임을 많이 파악하고 나왔다. 이제는 어느 거리든지 프리킥은 굉장히 자신있다.
- 오늘 프리킥 방향은 오른쪽이었는데?
대전전을 생각했다. 대전과의 경기에서 오른쪽으로 차서 들어간 적이 있다. 사실 (이)종민이가 프리킥을 차기 전에 방향을 정해준다. 일종의 징크스인데 네 골 다 종민이가 정해준 방향으로 차서 골이 되었다.
- 마차도와 호흡이 좋은 모습이다.
마차도가 나를 좋아한다. 나도 마차도가 골은 많이 넣어주어서 좋다. 내가 스페인 말을 하면 마차도가 알아듣는다. 많이 친해졌다. 내가 스페인에 있을 때 친구가 없어서 많이 힘들었다. 그런 경험으로 인해 내가 마차도에게 다가가고 그래서 친해졌다.
첫골의 경우에도, 경기 시작 전 마차도와 얘기를 했다. 내가 왼쪽 돌파하면 반대편에 (전)재호형이 키가 작아서 헤딩이 안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차도에게 크게 움직이라고 얘기했었는데 미리 상의한 대로 되어서 좋다. 팀이 어려울 때 골을 넣어주어서 마차도 선수를 좋아할 수 밖에 없다. 마차도같은 플레이를 하는 선수를 누가 싫어하겠는가?
- 오늘 적은 찬스에서 집중력을 보이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2002년에 비해 운동량 올리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나 당시보다 찬스에서 골을 넣는 한 방은 지금이 훨씬 낫다. 그러기에 중요한 경기에서 생애 처음 헤트트릭을 한 것이다. 세 번의 기회에서 세 골로 연결이 되었다. 주위에서 킬러킬러 했을 때 내 자신도 나는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오늘 경기로서 나도 킬러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2002년에도 김정남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말을 잘 안하는 편이다. 숙소에있을 때도 잘 안돌아다니시고 운동장에 나올 때만 만나기도 했었다. 스페인에서 돌아오자마자 감독님이 두가지를 물어보셨다. 결혼은 언제 할거냐? 숙소에서 생활할 것이냐?
이런 질문을 한 목적은 정신적으로 안정만 되면 나의 기량은 돌아올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만 물어보신 것 같다. 일단 감독님께서 믿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린다. 감독님께 꼭 우승 트로피를 안겨드리고 싶다.
-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어떻게 했는가?
당시 스캔들 터지기 전이었을 것이다.(웃음) 당시 좋은 관계로 만나서, 힘들 때 옆에 있어서 고맙고 어리니까 아직은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다고 얘기했었다. 숙소 문제 역시 집보다는 숙소에서 생활하면서 운동량도 올리겠다고 얘기했었다.
- 2차전이 남아있는데
욕심이 있다. 골을 넣고 싶은 욕심과 도움을 주어서 팀에 어떤 선수가 골은 넣게 도와주고 싶다. 더 포인트를 많이 해서 이천수 골 못 넣는다는 그런 소리를 없어지게 하고 싶다. 그것 땜에 힘들었다. 눈물 흘리기도 했었다. 오늘 세 골이 큰 힘이 되었다. 오늘은 편하게 잠들 수 있을 것이다.
첫댓글 2014년에는 박지성, 이천수 둘중 한명이 주장일까..
리더쉽은 이천수일듯 ㅋㅋㅋ
이 기사만 봐도 이천수가 그렇게 말을 함부로 안하는 걸 느낄 수 있을텐데;;;
킬러라고 불러 달란 말도 아니었는데 ㅡㅡ;; 기자들 맘에 안들어
한국에서 정말 보기힘든 킥커..............정말 필요한 킥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