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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모로즈미 다케히코
저자 모로즈미 다케히코는 1960년 사이타마 현에서 태어났다. 홋카이도 대학에 들어갔다가 중퇴하고 이치바시 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지역 정보지 편집부에서 근무하는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다가 글을 썼다. 2009년 이 작품 『라가도-연옥의 교실』로 제13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역자 : 김소영
역자 김소영은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 옮긴 책으로 이사카 고타로의 『모던 타임스』 『골든 슬럼버』 『사신 치바』 『마왕』 『피쉬 스토리』, 시마다 소지의 『용와정 살인사건』 『마신유희』, 에도가와 란포의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1』, 오기와라 히로시의 『유괴 랩소디』 『유랑가족 세이타로』, 기노시타 한타의 『악몽의 엘리베이터』 『악몽의 관람차』, 마에다 시로의 『여름물의 인어』, 누쿠이 도쿠로의 『난반사』 등이 있다.
Ο. 브루스 리 ... 9
Ⅰ. 11월 4일~6일 ... 13
1. 지하 강당 15
2. 경찰의 재현(1) 20
3. 사건 개요 38
4. 히가키 요시유키 42
5. 히가키 리나 47
6. 시마즈 사토코 53
7. 학부모들 60
8. 후지무라 아야 64
9. 히가키 주도의 재현(1) 71
10. 경찰의 재현(2) 75
Ⅱ. 11월 7일(방송 전날) ... 87
11. 고다 료스케 89
12. 뉴스 특집용 재현(1) 96
13. 세오 노부히코 108
14. 방송 콘셉트 117
15. 위기감 125
16. 라가도 129
17. 침묵 140
18. 뉴스 특집용 재현(2) 144
19. 세오 쇼 153
20. 학부모 집회 159
21. 반에 ○○가 있다 168
22. 장기 결석 학생 180
23. 보고서 186
Ⅲ. 11월 8일(방송 당일) ... 197
24. 실험 도구 199
25. 표적 207
26. 히가키 주도의 재현(2) 211
27. 역전 222
28. 14년 전 230
29. 오산 236
30. 교착 246
31 브루스 리 284
Ⅳ. 최종 재현 (비공개) ... 301
옮긴이의 말 317
충격적인 소재, 혁신적인 시각효과
40명의 학생이 자리를 맞춰 가는 거대한 퍼즐
그리고 숨이 멎는 결말의 진실!
제 13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 신인상에 빛나는
파격적인 미스터리를 지금 만난다!
폴라북스에서 미스터리 브랜드 클럽 M의 최신작『라가도- 연옥의 교실』이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제13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 신인상을 받은 작품으로 모로즈미 다케히코의 데뷔작이다. 충격적인 소재와 신선한 시각효과로 일본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신인상을 수상하였다. 작품 제목이자 극중 등장하는 가상의 정보수집기관인 ‘라가도’는 조나단 스위프트의 고전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도시 이름으로, 실용적인 측면을 생각하지 않고 별나고 괴상한 실험을 계속하는 과학자 집단이 사는 곳이다.
『라가도-연옥의 교실』은 딸이 집단 따돌림으로 인해 자살했다고 믿는 아버지가 중학교 교실에서 벌인 살상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작품이다. 범인의 딸은 정말로 집단 따돌림 때문에 자살했는지, 살상사건 당시에, 그리고 그 이전에 교실에서는 어떤 끔찍한 일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는지를 처음에는 경찰이, 나중에는 방송사에서 추적해나간다.
요새 우리나라의 사정과도 별반 다르지 않은 교권 실종, 집단 따돌림, 은둔형 외톨이, 재단 비리와 학부모 거래 등 충격적이고 시사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미스터리 본연의 재미와 흡인력, 반전의 충격을 놓치지 않는 작가의 솜씨가 뛰어나다. 또한 93개의 그림을 본문과 함께 배치하여 충격적인 시각효과를 선사하는 신선한 면모 또한 이 작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줄거리
일본의 한 사립중학교 교실에서 학생 2명이 살상을 당하는 일이 벌어진다. 범인인 히가키는 몇 달 전 자살한 여학생의 아버지로, 그동안 딸이 자살한 것은 집단 따돌림으로 괴로워해서라고 주장하면서 소동을 일으켜왔었다. 알코올 의존자이며, 현장에서 체포될 당시에도 만취상태였던 범인은 자신이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혼란과 공포로 인해 목격자인 반 학생들과 교사의 증언도 엇갈린다. 이에 경찰은 교실과 똑같은 크기의 모형세트를 지어 사건 현장을 재현함으로써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 한다. 그러나 현장 재현 중 진실을 조작해서 모든 게 이 사건의 희생자인 후지무라 아야의 실수 때문인 것으로 만들려는 낌새를 알아챈 후유시마 순경의 내부고발로 재현은 중단된다. 이후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는 방송 관계자가 후유시마에게 접근해온다. 그는 반 아이들 중에 분위기를 주도하고 폭력을 지시하는 ‘보스’가 있으며 그것이 재단 이사장의 아들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직접 목격자인 학생들, 학부모, 교사, 재단 관계자까지 찾아다니면서 광범위한 조사를 펼친다. 그러나 사건의 파편이 드러날 때마다 진실은 점점 혼란스러워지고……
★★★★★ 92번째 표에서 한기를 느꼈다. 호러 소설에서도 느껴본 지 오래된 감정을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확실히 얕볼 수 없는 작품이다.
★★★★★ 속도감이 있고 전혀 늘어지는 부분이 없어 마지막까지 두근두근하면서 읽을 수 있다. 어서 빨리 뒷부분을 읽고 싶다는 기분에 사로잡히게 만든다는 점만은 최고다.
- 일본 아마존 독자 서평 중에서
집단 따돌림, 반의 보스, 학부모와 학교 유착, 근본적인 교육의 실종, 윤리적 기준이 없는 실험……
교육현장을 섬뜩하게 반영한 충격적인 소재
『라가도-연옥의 교실』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것은 그 안에서 그려내는 학교란 현장이다. 학생들은 부모와 연결고리가 없다시피 하고, 이유 없이 한 사람을 지목해서 괴롭히기도 하며, 급우의 장례식장에서도 웃고 떠드는 등 근본적으로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예의와 윤리의식이 결핍되어있다. 교사는 그런 학생들을, 가정교육부터 잘못되어서 어쩔 수 없다며 포기하거나 위험할 수도 있는 방법까지 동원해서 손안에 두고 제어하려 한다.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학생 자신의 바람이나 진짜 모습은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바람대로 자식이 자라기를 바라며 강요하거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방치한다. 『라가도-연옥의 교실』이 시작된 것은 자기 딸이 집단 따돌림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다고 믿고 있는 아버지가 교실에서 칼부림을 했기 때문이지만, 그 사건의 배후를 캐나가다 보면 살인과 폭력보다 더 무서운 무관심과 무시, 서열 매기기를 만나게 된다. 이런 면에서 『라가도-연옥의 교실』은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닌 사회의 단면을 섬뜩하리만치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현재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93개의 그림을 본문과 함께 배치한
혁신적인 시각효과
『라가도-연옥의 교실』은 93개에 달하는 ‘배치도’를 본문에 삽입하여 형식적인 면에서도 새로운 시각효과를 창출했다. 처음에 경찰 내부에서 교실 모형을 만들고 대역을 써서 사건 정황을 재현할 때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정황이 추가될 때마다 본문 아래에 있는 그림에서 변화를 눈으로 볼 수 있다. 그림을 통해 첫째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작품이 살상사건을 다루는 만큼 사건의 추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범인의 기억이 완전하지 않고 증언이 추가됨에 따라 상황이 달리 설명될 때에도 그림으로 확실히 비교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사건은 범인과 피해자만이 아니라 반 전체 40명의 학생 모두가 목격자이자 참가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림을 통해 그들의 자리와 특징을 확실히 새겨둘 수 있다. 비슷한 그림이 반복되다가 진실이 드러났을 때, 독자들은 글과 그림 양쪽에서 소름 끼치는 충격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반전에 또 반전
40명 이상의 인물이 맞춰가는 거대한 퍼즐의 쾌감
『라가도-연옥의 교실』은 새롭고 신선할 뿐만 아니라 충실한 재미를 갖춘 작품이다. 중학교 교실에서 일어난 살상사건의 정확한 상황전개 자체가 미스터리에 싸여있는 데다가, 그 상황을 숨기려는 자와 파헤치려는 자 사이의 밀고 당기기, 또한 충격에 휩싸여서 기억을 찾지 못하고 있다가 후반부에서야 정말로 그 상황에서 일어났던 일이 무엇인지 기억해내는 관련자들 때문에 상황이 여러 번 뒤집힌다. 독자들은 처음에는 궁금증 때문에, 나중에는 충격 때문에 이 작품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책속으로 추가>
머리가 아프기는 브루스 리도 마찬가지였다. 아까부터 한 가지 수수께끼를 앞에 놓고 인상을 쓰고 있었다.
이것이 어떤 단서가 될지, 아니면 무의미한 노이즈일 뿐인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무리 속에 딱 한 마리, 초록색 개체가 있다.
무리가 모두 초록색이다.
무리가 모두 초록색이 아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동물은 무엇인가? ― 136~137쪽
12번 학생(남)의 어머니는 훌쩍훌쩍 울고 있었다.
“너 초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정말 머리가 좋았는데. 그런 나쁜 애랑 사귀는 바람에 성적이 뚝 떨어져서.”
“성적이 지금 무슨 상관이야. 그보다 뭔가가 생각났어.” (그림69)
“아무 생각 안 해도 돼. 악몽을 꾼 것뿐이야. 없었던 일이야. 넌 아버지처럼 도쿄대 법학부에 들어갈 애야. 관직에 나가 남들 머리 위에 올라설 애라고. 전학 가자. 그리고 많이많이 공부하자.”
“난 관료 같은 거 되기 싫어.” ― 256~257쪽
그때 그는 퍼뜩 생각했다.
‘그게 도와달라는 눈빛이었나? 다른 말을 하려던 게 아닐까?’
“이제 어른들한테는 (못 맡겨).”
“(다른 애들 대신) 나를 대신 (죽이세요).”
후지무라 아야가 남긴 마지막 말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믿고, 이 말을 가까이에서 들은 학생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까지는. 하지만.
정말 그렇게 말했을까. ― 271쪽
지상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 지하에 자리한, 농구 코트만 한 강당은 지금 ‘중학교 교실’로 꾸며져 있다.
사건이 일어난 교실 크기를 바닥에 표시해놓고 실물과 같은 크기의 교단, 책상, 의자를 역시 사건 현장과 같은 간격으로 배치해놓았다.(그림1)
책상 위에는 1번부터 40번까지 번호가 크게 적혀 있다.
후유시마 야스코는 자기 체육복과 같은 18번이라고 적힌 책상 옆에 교실 뒤쪽을 보며 섰다. ‘여학생’ 역이다.
후유시마 말고도 ‘여학생’이 두 명 더 있다. 역시 여경이다. 후유시마에게 가볍게 목례를 해준다. 후유시마도 목례로 답한다.
이번 사건에 가장 깊이 관계한 세 사람이 모두 여학생이기 때문에 그것을 연기하는 사람도 여성으로 결정된 것이다. ― 17~18쪽
(f)
18번 학생(여)은 잠시 서서 친구와 잡담을 나눈 뒤 자기 자리로 돌아가려 했다. 그때였다.
히가키가 다시금 교실로 들어왔다. 잰걸음, 혹은 잔달음질이었다. 낯빛이 다른 사람처럼 변해 있었다. (그림 8)
오른손에 흉기를 쥐고 있었다. 날 길이가 25센티미터 되는 식칼이었다. 히가키는 이 식칼을 책가방 안에 숨겨서 가지고 온 것으로 추측된다. 오른손에는 식칼을, 왼손에는 가방을 들고 있었다.
이때 5번 학생(여)과 7번 학생(여)이 히가키가 돌아온 것을 보지 못한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 30쪽
9월 19일 오전 7시경, 세오 중학교 안마당에서 여학생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교직원이 발견했다. 여학생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사망한 뒤였다.
사망한 학생은 같은 학교 여학생 히가키 리나(14)로, 교사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것으로 보였다. 옥상에 본인이 쓴 것으로 짐작되는 메모지가 남아 있었다.
말해버렸어 언젠가 들켜 무서워 말하는 대로 돼 전근해주면 좋을 텐데 다들 그 애의 무서워
― 47쪽
“따님이 범인한테 당해야 했던 진짜 이유를 두 분은 아시죠?”
고다는 후지무라 아야의 부모를 보자마자 먼저 그렇게 입을 열었다.
“그건…….”
아버지는 어머니와 얼굴을 마주했다.
“왜 입을 다물고 있습니까. 뭐가 무섭습니까. 학교인가요? 아니면 ‘그분’인가요?”
고다는 수수께끼 같은 호칭을 입에 담았다. ― 95~96쪽
“라가도라고 아십니까?”
“라가도? 괴수 영화인가?”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도시 이름이죠. 과학자 수백 명이 이 라가도 시에서 연구를 하는데, 그 연구라는 게 하나같이 공리공론이라 구체적인 성과는 하나도 나오지 않는 겁니다. 방대한 연구비만 헛되이 나가고 있었죠.”
“흐음.”
“이것과 이름이 같은 정보취급기관이 최근 일본에 만들어졌다더군요. 다시 말해서 라가도란 이 기관의 가칭인데.” ― 135쪽
첫댓글 모로즈미 다케히코 지음 / 역자 김소영 옮김 / 역자평점 7.9 / 출판사 폴라북스 | 2012.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