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마야구가 선수부족과 교육당국의 무관심으로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부산 아마야구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프로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초·중학교 야구팀은 선수부족과 재정난으로 해체위기에 직면해 있다. 반면 학교체육과 아마야구의 활성화를 호소하는 목소리는 언제나 공허한 메아리로 떠돌고 만다. ‘야구 도시’ 부산 아마야구의 위기상황과 대책을 세차례에 걸쳐 싣는다.
“선수가 없는데 훈련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오죽하면 감독들이 ‘야구선수 모집’이라는 전단지를 아파트 단지에 뿌리겠어요.” 부산 D초등학교 야구부장의 하소연이다. 그는 “워낙 선수 지망생이 없다보니 2~3명만 부상을 당해도 경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 롯데기 초·중등 야구대회(12~18일)에 출전했던 신월중은 1회전에서 기권하고 말았다. 선수 10명중 2명이 부상을 당해 8명으론 경기를 할 수 없기 때문.
부산 아마 야구의 위기는 초·중 야구팀과 선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데서도 쉽게 알 수 있다.
19일 현재 부산시체육회에 등록된 선수는 초등교 8개교 127명과 중학교 7개교 139명에 불과하다. 지난 1995년 초등교 13개교 163명과 중학교 8개교 192명에 비해 학생수만 각각 22.1%와 27.6%가 줄어든 수치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내년 중학교로 진학할 6학년이 60명이나 되지만 5학년과 4학년은 각각 40여명과 20여명에 그치고 있다.
추가적인 선수 충원이 없을 경우 내년에 선수 9명을 확보할 수 있는 팀은 감천·동삼·수영·양정 등 4개 학교에 불과하고 나머지 학교는 대회 출전조차 못하게 될 형편인 것이다.
부산야구협회 손세룡 사무국장은 “현재 초등 4학년 학생들이 1명도 야구를 그만두지 않고 7개 중학 야구부에 진학한다고 보더라도 학교당 겨우 3명씩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야구단 해체도 가속화되고 있다. 전통의 명문 연천초등(2000년)과 대신초등(2001년)이 1년 사이에 야구부를 없앴고 올해 3월에는 부산 영도초등마저 해체돼 야구 지도자들에게 충격을 던져줬다.
중등부에서도 지난해 사라진 동성중에 이어 3~4개 팀이 더 해체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더해주고 있다.
동래구나 부산진구 등 일부지역에는 초등 야구팀이 아예 없는 등 지역별로 편차가 심해 중학교 야구는 더욱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경남중 노재완 감독은 “지금 중2인 선수들이 졸업하는 2005년부터 부산 아마야구의 붕괴가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때 전국 최정상의 아마야구를 자랑했던 부산이 현재는 ‘야구단 유지’에도 힘겨운 처지로 전락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