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生에는
서성거려도
좋을 때가 가끔 있지
10월은
늘 그렇다네
- 시월예찬 /양광모 -
* 한라산 윗새오름 가는 길
* *
주님, 저희가 당신께 바라는 그대로
저희 위에 당신의 자애를 베푸소서.
(시편 33,22) * 알렐루야
* *
낯선 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은 얼마일까.
영실에서 한라산을 오르기 시작하여 윗새오름 도착,
윗새오름에서 남벽분기점까지 가기 위해 출발하는데
누군가 반갑게 인사를 하셨다. 이재희신부님 맞지요? 하면서.
그 옛날 밴쿠버 살 때, 토론토 ME 주말을 마치고
성모님 발현 성지순례 마무리로 파리를 갔다가 우연히 식당에서
런던 식구들을 만났던 기억이 떠올랐다.
한라산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다니...
지난 시월 한국에 잠시 왔을 때
선배신부님을 만나러 갔다가 여러명과 함께 식사를 했는데
그 날 그자리에 함께 하신 분이시라고 본인을 소개하셨다.
명륜동 옆 무실동 교우셨다.
얼른 알아보지 못하는 나를 위해
많은 사람과 만나시니 서운하지 않다고
무안하지 않게 말씀하셨다.
어리목에 주차를 하셨다고 하시며
영실 주차장까지 우리를 태워주시겠다고 하셔서
어리목으로 하산, 한라산의 멋진 풍경을 더 볼 수 있었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오랜만의 장거리 산행이라 무릎도 허리도
시큰거리지만 단풍이 물들어가는 병풍바위를 바라보며
내딛는 발걸음에 감사를 담았다.
맑은 날이라 제주 앞바다까지 내려다 보며
평안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