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빛 악에 물들다
write, 시더스
02
"따라와라"
잠시간의 침묵끝에 녀석이 내뱉은 말이였다.
나는 물론, 두녀석들 까지도 숨소리조차 아끼는 덕택에 짧은단어 한글자한글자 모두 선명하게 들렸지만,
따라갈 엄두가 않났다...
정말, 녀석의 말대로 아까 그 상황이 좋았던 거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나는 또다시 한번의 기회를 놓친셈 이였다.
"뭐해? 난 두번은 못봐준다?
좋은말할때 따라와 그정도면 움직일수는 있잖아?
아니면...
넌 여기서 죽어."
두려움 이라는 감정이 엄습해왔다.
걷기는 커녕 호흡조차 제대로 나오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내가 전혀 미동도 보이지 않자, 그 녀석은 나에게로 걸어왔다.
한걸음 한걸음 가까워 질때마다, 숨이 막히는것 같았다.
뒷걸음질 이라도 치고싶지만, 정말로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그냥 평범히 오고 있을 뿐인데도, 그녀석의 눈은 나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덥썩-'
"잠깐, 아..아파! 으악!"
녀석은 마치 애완견 목줄을 잡듯이 내 오른쪽 팔을 잡곤 걸어갔고,
누워있던 나는 오른쪽 팔이 뒤로 꺾이며, 바닥에 질질 끌려갔다.
그놈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관수 패거리들에게 "안녕-" 이라는 인사까지 하는 여유를 보여줬다.
"이, 이제 그만- 내가, 내가 걸을게-!"
"말했지? 너에게 기회를 주는건 한번뿐이야.
네녀석의 기어오르는 짓거리도, 내 말에 대한 선택권도 한번까지야.
따라오라고 말을했고, 네놈은 얌전히 따라올 수 있는 기회를 거절했지? 그럼 끝- 이야"
놈은 가던길을 잠시 멈추고, 나를 보곤 활짝웃으며 말했다.
마치, 소풍난 아이처럼 신나보였다.
즐거운듯 웃고있는 입과 전혀 웃고있지 않은 눈으로도,
화난게 분명함에도 즐거워 하고있는듯한 행동으로도,
늘어져 있는 사내를 팔목하나만 잡고 가볍게 움직이는 완력으로도,
어느것 으로도 저 녀석에 대해 알길이 없었으나, 확실한건 하나였다
잘못 건드렸다.
오른팔의 감각이 점점 없어질때 쯤,
녀석은 별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공사가 중단된 공사장 앞으로 왔다.
"자, 다왔다. 여기서 부턴 너가 걸을수 있지?"
녀석이 내 손을 놓아주는 것을 보고 난 내가 할수있는한 가장 빠르게 일어났다.
나보다 약간 더 앞서 갔지만,
뒤 돌아서 도망칠 엄두조자 나지 않았다.
난 공사장 안을 따라 들어갔다.
지름길을 몇번 다니면서 봤던 공사장안엔,
당연히 없을줄 알았던 사람들이 꽤나 있었다.
척보기에 불량스러워 보이지만, 어쨋든 사람이니까...
대강 열명이 좀 않되게 있었는데, 하나같이 저 녀석을 보곤 하던일을 멈추곤 일어나서 인사했다.
"신선배,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그 외엔 여러말들이 겹쳐져서 제대로 못들었지만, 모두 안부인사들 이였다.
신? 신이 이름인가?
"그래, 하던일들 해라.
모임시간 몇분이나 남았지?"
"에... 이십삼분 남았네요"
그의 물음에 한 녀석이 핸드폰 액정을 보더니 대답했다.
"그런건 그냥 이십분정도 남았다고 하면 되는거야."
대답해준 녀석은 웃으면서 "네-" 라고 대답한뒤 놀고있던 녀석들에게로 갔다.
못난놈, 친절하게 대답해줬더니 뭐라고 구시렁이나 대는 꼴이나 그걸 배알좋게 웃으면서 "네-" 하고 대답하는 놈이나...
물론, 속으로만 비웃어줬다.
신이란 놈은 그곳을 지나쳐 좀더 가는가 싶더니, 건물 안에 있던 문을 열곤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녀석을 따라 들어간 방은 굉장히 초라했다.
아니, 초라하기 보단 뭔가... 휑- 했다.
사람도 하나없고, 그냥, 소파하나만 방안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넓진않지만, 그리 작지도 않은 방엔 사람둘과 소파하나- 그게 끝이였다.
'털썩'소리를 내며 소파에 드러눕고 눈을감은체 녀석은 생각에 잠겼는지, 움직이질 않았다.
결국 한참이나 있다가 내가먼저 말을내뱉았다.
"저기... 난 뭐 어떻게 하라고?"
"음?"
적막을 깬 내 목소리에 녀석이 눈을뜨고 날 쳐다봤다.
"뭐야... 너 아직 않갔냐?"
이건 무슨 개소리란 말인가!
전혀 뚱딴지같은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난감했다.
"가다니? 너가 아까 따라오라고..."
"뭐야~너?"
"응?"
도대체가 알수없는 질문이나 짓거리고 있고말이야, 앙?
지금 니가 한 대답에도 이해가 않가는데 말이지, 뭐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건대?
도대체 알아들을수 없는 질문을 하는 녀석에게 의아해 하고 있는데, 녀석이 손을 휘이휘이 저으며 말했다.
"야, 볼일 끝났으면 가라. 나 잠좀자자"
"이봐, 볼일이 뭔지 말을 해줘야 알아들을거 아니야.
뭐그냥, 여기서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는 뜻도 아니고 말이야."
"맞아, 그거야.
왔던길로 집까지 쭈욱 가면 되는거야. 쉽지? 이제 이해했으면 좀 나가라."
절대로, 상식적으로 이해할수 없는 행동이야.
"그럼 나보고 왜오라고 한건대?"
"너, 걔네한테 빠져나올라고 나한테 욕퍼분거 아니냐?"
"아니... 그거랑 이거랑 무슨..."
"대답해. 아니야?"
"맞아..."
"그럼 니볼일은 날이용해서 걔네한테 벗어나는거고, 내볼일은 여기까지 오는거였고,
서로 볼일 끝났으니 end- 하자고 한건데, 뭘더 어쩌라고, 엉?"
몇번의 되물음에 결국 녀석은 짜증을내며 대답해줬다.
"그럼 날 왜 데리고 온건..."
"그만- 애초에 너가 생각했던거랑 똑같은 상태를 만들어놔야 그만 귀찮게할래?
아니면 움직이기 귀찮아서 자고 있을때 얌전히 나갈래? 선택해봐, 기회는 한번이니까 그정도 선택할 시간은 줄게."
답이야 당연한것 아닌가?
"얌전히 나갈게.."
"그래. 넌 올바른 선택을 한거야. 잘가라, 배웅은 못나간다"
녀석은 다시 눈을 감으며 말했고, 난 최대한 발소리 죽이며 문까지 걷고있었다.
문앞에 다와서도 혹시나 깰까봐 최대한 천천히 문고리를 돌리고 문을열었다.
"아, 너 어디학교냐?"
"으앗!"
자고있는줄 알았던 녀석이 갑자기 말을 건네와서 심장이 멈추는줄 알았다.
난 문밖을 나갈려던 걸음을 멈추고 대답해줬다.
"환성고등학교"
"몇학년?"
"3학년"
"몇반?"
"7반"
"내일, 2학년 8반 사신이란놈 찾아와라."
"응"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다급히 대답하고 나와버렸지만, 집가까이 가서야 그녀석이 했던말을 되씹어봤다.
2학년... 몇반이였더라?
아.. 젠장, 반을 잊어버린것 같은대.. 이름은 신이라고 했고..
그냥 확 찾아가지 말까... 생각하다가, 그녀석에게 학번말해준 것을 떠올리곤 필사적으로 놈의 반을 기억하기위해 애썼다.
2학년...
2학년...
2학년...
틀렸어, 반이 생각나지 않아!
응?
2학년?
아... 2학년이나 보구나...
난 3학년이고... 후배네...
그럼 관수와 친구들은 2학년을 선배로 불렀으니까... 1학년 이겠구나...
하아...
씨발, 쪽팔려...
더이상 그녀석의 반에대해 생각했을리는 만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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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2편, 저지르고 봤습니다.
실은 어제 1편올리고 리플이 하나도 없길래 실패구나.. 생각하고 살포시 삭제버튼 누르고
더 정리해서 내보낼까 하다가, 한분이 결국 달아주신 리플에 용기가 생겼네요.
정말 소설한편 쓰면서 재밌게 봐주시고 응원해주는 리플 하나하나가 가장큰 낙이죠.
내소설 혼자 리플하나도 없이 new 표시만 번쩍번쩍 빛나면 자신이 많이 없어지더라구요.
아... 글을 잘 못썼나보다... 싶어서 의기소침 해있었거든요.
sweet사랑 님, 감사합니다
진짜 반나절 기다리던 코맨하나에 얼마나 기쁜지,
글한편에 리플하나- 아직 미숙하지만 열심히 쓰면서 목표로 정해놓는 겁니다.
내, 그래서 일단 질렀지요.
최대한 열심히, 성실히 쓰겠습니다.
즐겁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내일이 시험이지만; 재밌게 보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