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도를 실천하신 어머니와 사단(四端)을 생각한다
인간 본연의 심성 사단(四端)
리(理 하늘)에서 발현하는 것이지만
칠정(七情)은 어디서 발현되나
기(氣 땅)에서 발현하는 것이다
하늘 인간의 본성(理 心性)
땅 사람의 심정(氣 心情)
심성과 심정은 모두 마음에서 일어난다
형이상학적인 담론으로 논쟁이지 모두 마음에서 시작 된다
그게 삶에 어떤 의미 부여했나?
중학교 1학년 때쯤이었을 것이다.
하교하고 무심히 집에 들어서던 나는 깜짝 놀라 밖으로 다시 뛰쳐나갔다.
우리 집 대청에 어떤 문둥이가 앉아, 상에 차려진 밥을 먹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문둥이는 사람을 잡아서 간을 빼먹는다는 무서운 소문도 있었고,
그 추한 모습 때문에 집에 들이기를 모두 꺼렸다.
그런데 그 문둥이가 우리집 대청에 앉아 멀쩡히 차려진 밥상을 받아먹고 있었던 것이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가만히 집안을 살펴보니,
어머니는 이쪽 마루 끝에 앉아 식사 중인 문둥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 나병환자가 집을 나갔겠다고 짐작되는 무렵에 집으로 들어갔더니,
어머니는 마당에 가마니를 깔고 그 위에 앉아 재로 그릇을 닦고 있었다.
나는 그 그릇들이 어머니가 나병환자에게 차려준 밥상에 올랐던
그릇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어머니에게 “왜 문둥이를 왜 집에 들이어 밥을 차려주느냐?”며
화를 내며 항의했다.
가만히 듣고 있는 어머니는 그릇 닦던 손을 내려놓고 이야기했다.
“그러는 게 아니다! 배고픈 사람이 찾아왔는데 어찌 그냥 내쫓나?
그 사람인들 그런 병에 걸리고 싶어 걸렸겠나, 어쩌다 운수가 나빠 그런 것이지….
사람 팔자는 알 수 없는 것이니 사람 업신여기면 못쓴다.”
어머니 말씀이 하도 무겁게 들려,
나는 고개를 숙이고 방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밥을 빌려 오는 사람들, 우리가 거지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축담 아래 서서 밥을 주기를 기다렸다.
어머니는 꼭 그들의 그릇을 채워 보냈습니다.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밥이 없어 굶는 사람들에게는,
그래서 허기가 진 사람들에게는 밥 한 그릇이 하나님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에야 그날 어머니가 그 불결한 문둥병 환자를 대청마루에 앉혀 놓고
밥상을 차려준 행동을 이해하게 되었다.
아무도 집에 들이지 않아 허기가 진 문둥이가 찾아오자,
어머니에게는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먹여 보내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것이다.
그래서 대청으로 불러올려 밥을 대접했던 것이다.
아직 어렸던 나는 그런 어머니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다.
어머니는, 그 문둥병 환자에게는 따뜻한 밥 한 그릇이,
불쌍히 여기는 사람의 정이, 유일한 필요였다는 것을 알고 계셨던 것이다.
저 선비들은 높은 관을 쓰고 사단칠정을 논쟁했지만,
사단(四端)이 대체 무슨 말인지조차 모르시는 어머니는,
그 사단을 생활하고 있었다. 연민을 가슴에 안고 사셨다
어머니는 하늘이다(어머니의 惻隱之心)
하나님이 천하보다 귀한 존재로 태어나게 하였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았다
천상천하 유아 독존이다
유일무일한 존재이다
얼굴에 책임을 져라
이름값 하라
자존심과 자부심으로 세상을 빛나게 하라
세상을 향기롭게 하라
날마다 배우고 익혀라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 공자
하늘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이 살아라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맹자
조선 중기, 50세가 넘은 노학자 퇴계(退溪)와 갓 출사한 30대의 기대승은,
이른바 사단칠정(四端七情) 논쟁을 벌였습니다.
대학자 노련한 퇴계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애둥이 기대승의 논쟁이다
논쟁의 핵심은 인간 본연의 심성인 사단(四端)은 리(理)에서 발현하는 것이지만,
심정은 감정적 요소인 칠정(七情)은 리(理)에서 발현되는 것이냐,
아니면 기(氣)에서 발현되는 것이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心性심성인 리(理)은 하늘에서 발현(서당, 향교의 주렴은 5言 율시) 형이상학적
心情심정인 기(氣)은 땅에서발현(절의 주렴은 7言 율시) 형이하학적
심성과 심정인 리(理)와 기(氣)인 하늘과 땅을 하나로 보는 理氣일원론 기대승
심성과 심정인 리(理)와 기(氣)인 하늘과 땅을 따로 보는 理氣이원론 퇴계
즉, 현상(現象)이 발현(發現)된 근본에 관한 시비였습니다.
어떻게 사단에 따라 행동하고 칠정을 다스릴까 하는, 실천적 문제에 관한 논쟁이 아니라, 그 발현처가 하늘이냐 땅이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리에서 기로 발현된 현상계에서 살고 있으므로,
이 논쟁은 어떤 결론에 도달하더라도 현실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지극히 형이상학적인 담론이었을 것입니다.
대체, 현상의 발현처가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기에 이런 논쟁에 열중하였을까요? 고담준론을 즐기던 선비들은 이를 대단한 논쟁으로 여기어 토론했고,
학당에는 지금에도 회자합니다.
그러나 이 논쟁은 나중에 정치적 파당(派黨)을 만드는데 기여했을 뿐이었습니다.
심성인으로 인간의 본성으로 서로 어울리고,
심정인으로 인간의 심정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
심성(性)과 심정(情)은 모두 마음에서 나오기에 하나이다.
사람의 心性 본성(性, 理, 體, 天道, 忠, 爲己之學 본성)
인(仁)은 동대문은 흥인지문(興仁之門) 어질다 측은지심(惻隱之心 불쌍히 여김)
의(義)는 서대문은 돈의문(敦義門) 두텁게 갈고 닦는다 수오지심(羞惡之心 부끄러워 한다)
예(禮)는 남대문은 숭례문(崇禮門) 숭상한다 사양지심(辭讓之心 겸손, 사양, 배려)
지(智)는 북문은 홍지문(弘智門) 넓히는 것이다 시비지심(是非之心 옳고 그름을 가린다)
신(信)은 중심은 보신각(普信閣) 널리 알린다 광명지심(光名之心 바르게, 믿음을 준다)
성실한 마음은 信의 실마리로 신독하게 사는 마음이다 (誠實之心 信之端也(信)
정(情)은 인간의 근본 칠정
喜(기쁨), 怒(화가 남), 哀(슬픔), 樂(즐거움), 愛(사랑), 惡(미움), 欲(욕망)
(用, 氣 心情 氣 恕 人道 7言),
사람의 心性 근본 본성 사단(五常) (性, 理, 體, 天道, 忠, 爲己之學 근본)
사람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근본을 바로 세워라
성(性)은 인간의 본성 사단(五常) 仁義禮智信(體, 理, 心性 理 忠 天道, 5言)
참된 자아(眞我)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밝은 빛을 냄으로써 믿음을 주는 마음(信)이다.
오상(五常)은 인간의 본성(性)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
인간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이다.
어머니의 아름다운 삶이 생각 난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았다
그래서 하늘의 길인 사단의 삶을 사셨다
어질다 측은지심(惻隱之心 불쌍히 여김 仁)
두텁게 갈고 닦는다 수오지심(羞惡之心 부끄러워 한다 義)
숭상한다 사양지심(辭讓之心 겸손, 사양, 배려 禮)
넓히는 것이다 시비지심(是非之心 옳고 그름을 가린다 지혜롭다 智)
널리 알린다 광명지심(光名之心 바르게, 믿음을 준다 信)
성실한 마음은 信의 실마리로 신독하게 사는 마음이다 (誠實之心 信之端也(信)
늘 사람이 중심이다
늘 삼가며, 남을 먼저 생각하고, 사랑으로 사셨다
참된 인간의 삶을 사신 어머니의 아름다움을 생각하며
고향집을 찾았다
어머님이 계시던 고향집 감이 익어간다
어머니가 그랬다.
그 많은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당신의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했다.
주렁주렁 딸린 일곱 남매를 건사하느라 정작 당신 자신은 돌볼 새가 없었다.
자식들 입에 음식 들어가는 모습이 가장 보기 좋다던 어머니,
하지만 당신의 입에는 자식들이 먹고 남은 거친 음식뿐이었다.
자식들이 자라는 동안 어머니의 속은 썩어가고 있었고
무릎은 망가져서 수술도 약발도 듣지 않았다.
자식들을 모두 결혼시켜 새 둥지까지 마련해 주고
감나무처럼 병든 고목이 되어 세상을 떠나셨다.
대봉감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말리기 위해 햇살 좋은 뜨락에 널어놓는다.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홍시로 잘 숙성시켜서 이웃과 나눌 것이다.
이웃에 어머니의 사랑을 나누며
하늘의 길인 사단의 삶을 살고자 다짐한다
박인로의 시조를 중얼거린다. 반중(盤中) 조홍(早紅)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柚子) 아니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 이 없을 새 글로 설워하노라.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참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