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라는 나이를 넘기고 나면서
느끼는 변화가 있다면 심리의 변화라기 보다는
신체의 변화가 더 확연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흰머리가 늘어가고, 탈모가 진행되고
노안이 찾아 오고, 아침에 예전보다 일찍 깨어나고
또 일어 났을 때 내 그곳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음을
처음에는 애써 이런 변화를 되돌릴 수 있을 것만 같지만
결국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인정하게 되는
그런 순간이 찾아 오고야 만다.
아직도 심리적이나 신체적으로
예전과 별반 달라진 점이 없다고 믿고 싶겠지만
우리의 몸은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시시각각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어쩔 수 없는 겸손을 배우게 된다.
몸이 말을 듣지 않으니, 자신감이 다소 떨어지고
세상에 여러가지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 힘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인정을 하게 되는 그 순간
스스로가 생각해보아도 예전에 비해
제법 겸손하게 변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나 자신에 비추어 지켜 보건데 진실한 겸손은
뭔가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찾아 오는 것일 듯하다.
일이 술술 잘 풀리고 있을 때
그 사람 겸손하다고 말하는 것은
본성이 겸손을 타고 났거나 아니면 그렇게 배웠기에
세상에 대해 스스로를 낮추고 있는 것일 따름일 것이다.
스스로의 겸손한 태도에 대해 뭔가 배울 것이 있는 것은
아마도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자기를 돌아보고
자연스럽게 반성을 하게 될 것 같다.
나이 먹음에 대한 나름의 의미를 찾아 보자면 무엇이 될까?
그것은 스스로와 타인 혹은 세상에 대한
너그러움이라는 단어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너그러움은 타인과 세상과 자신에 대한 인정일 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너그러움의 출발은
아마도 뜻대로 되지 않음 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뜻대로 잘 풀리고 있다면 여유는 있을지언정
순수한 겸손을 보기는 힘들 것이다.
그리고 겸손을 통해 너그러움
즉 타인과 세상과 나에 대해 온전한 받아 들임이 시작될 것이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해야 할 것 보다는, 하지 말아야 할 것에
하고 싶은 것 보다는, 하기 싫은 것에
얻고자 하는 것 보다는, 잃지 말아야 할 것에
더욱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것을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아마 보수라는 말이 어울릴 것 같다.
결국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고 보수적이 되어 가는 것이다.
흔히들 꼰대라고 부르는 스스로는 결코
꼰대가 아니라고 강하게 이야기하고 싶겠지만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그런 보수!
보수는 심리적이기 보다는
신체의 노화로 부터 시작될 것 같고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신체를 잘 지켜 내야 하는 것이
어쩔수 없이 꼰대가 되어버린 이들에게
중요한 과제중에 하나일 것이라 생각해 본다.
나이를 먹어가는 중년에게는 몸과 마음
즉, 심신을 잘 지켜 내는 일이
어쩌면 다른 무엇보다 중대한 일이고
또 미래를 준비하는 출발점일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이렇게 덧붙여 이렇게 생각해보게 된다.
나 혼자 건강하면 뭘해, 함께 건강해야지
나 혼자 지키고 있으면 뭐해 함께 지켜 나가야지
이건 결국 혼자 살아내기 정말 어렵기에 함께를 선택할 것이다.
이런 태도는 분명 매우 이기적이다.
그리하여 결국 이런 이기적인 생각이
결과적으로 이타적으로 함께라고 변하게 된다.
이것이 친구들에게 운동을
적극 권유하는 이유라면 이유인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함께 건강합시다.
첫댓글 경인선님이 올려주신
나이 듦에 대한글 1등으로
공감을 하고 갑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건강하면 즐거운 인생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