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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짝짓기! 사람의 짝짓기!
아내 : “아이고! 내참! 살다살다 오늘 벨걸 다 봤네유! 봄이 된께 새들두 난리가 나지 뭐유?”
해설 : 올해는 예년보다 빠르게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 등 온갖 봄꽃이 다퉈 피는 요즘인데, 오늘도 외출에서 귀가하니 마누라가 호들갑스럽게 내쏟는 말이었다.
남편 : “어허! 무슨 새들이 워쩄다구 그러는겨?”
해설 : 이에 내가 의아해 마누라에게 묻자 정말로 엉뚱한 대꾸가 날아왔던 것이다.
아내 : “아유! 글쎄 17층 할매네 갔더니, 그 집에 십자매를 비롯해 몇 가지 새를 키운단 말유!”
남편 : “으응! 그래서 그 새들한테 무슨 변고가 생겼남? 새뿐 아니라 고양이두 기른다멘서 새라두 잡아먹었단 말인감?”
아내 : “그집 고양이는 훈련이 잘돼 주는 밥만 먹구, 새는 거들떠두 안본대유!”
남편 : “그럼 십자매 새랑 뭔일이 생겼단게여?”
아내 : “아유! 글쎄 키우는 새들이 봄이 되자 짝짓기가 시작돼서 암수가 서루 올라타구 거시길 허는디, 워쩜 그좁은 새장 안에서 워찌나 거시기를 잘허는지 구경꺼리래지 뭐유?”
남편 : “에잉? 새들이 흘레붙는게 뭐가 구경거리란 말여? 그냥 수컷새가 암컷새 등에 올라가 몇번 날개짓하다가 말텐디..!”
아내 : “얼라! 그래두 그렇쥬! 새두 봄이 됐다구 춘정을 못이겨 저리 지랄들인디, 워째 사람은 늙으면 그게 퇴화해서 여자들이 독수공방 세월을 보내야 허니 서글픈 운명이라구 17층 할매가 한탄이지 뭐유?”
해설 : 이런 마누라의 노골적인 푸념에 내가 한마디 쏘아붙였던 것이다.
남편 : “허어! 그집 할매가 노망났구먼! 우리두 초혼땐 그때 대한극장에서 <북경의 55일>이란 영화가 상영됐는디, 그래서 55일간 하루두 안빼구 짝짓기했잖남?”
해설 : 이에 내가 그 시절의 추억이 떠올라 대꾸하자, 마누라가 이런 댓거리를 해왔던 것이다.
아내 : “아유! 허지만 사람은 젊어 한때구, 꽃은 해마다 다시 피구 새들두 봄에 새끼를 치는 계절이면 어김없이 짝잣기 허는디, 사람은 늙으면 끝이니 서글픈 인생이 아니냔 말이쥬!”
해설 : 마누라의 이런 신세타령이 쏟아지자 나에게는 어려서 내 고향 청양에 살때 온갖 새들이 새봄을 맞아 짝짓기를 하던 추억과 동네사람들의 짝짓기(?), 아니 바람을 피워 벌어졌던 소동이 떠올랐다.
어른1 :“허어! 참! 벌써부텀 동네 미루나무엔 까치가 새끼를 칠려구 까치집을 짓구, 강남갔던 제비두 돌아와 처마 안에 제비집을 짓기 시작하는걸 보니 올해두 봄은 돌아왔는게벼?”
어른2 : “아무렴유!! 벌써 춘분 지나 청명 곡우가 다가온께 머잖아 여름인디, 새들이 부지런을 떨며 새끼 깔 준비를 헐만두 허쥬!”
해설 : 아닌게 아니라 까치는 아침부터 나뭇가지를 물어다가 까치집을 짓고 공중을 날며 짝짓기를 했고, 제비도 못짜리논의 흙을 물어다가 처마안에 제비집을 짓고선 빨랫줄에 앉아 짝짓기를 했으니, 어른들의 음담패설이 흘러나왔던 것이다.
어른1 : “허어! 저느무 제비는 동작두 빨러! 개의 흘레는 한나절인디 새들은 올라탔다가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이 허니, 그래두 알 까서 새끼치니 재주꾼이지 뭐여!”
어른2 : “암만유! 새들은 그리 허공을 날면서두 흘레를 잘 붙는디 워째 사람만 짝짓기가 굼뜬지 모른당께유!”
어른1 : “허어! 천하 만물중에 사람이 제일 출중허다지만 제일 바보지! 낮에는 일을 해야 하구 피곤헌 밤 이불속에서나 운우지정을 나누게 되니 말일세!”
해설 : 어른들 중에는 이런 유식한 문자까지 써가면서 사람의 짝짓기에 대해 한바탕 늘어놓기도 했는데, 그 시절에 이런 에피소드까지 있었으니...!
어른2 : “아이고! 집안 망신두 그런 망신이 없지! 아, 글쎄 기와집 현당아배가 삼거리 주막집 화선이랑 바람이 났는디, 그게 안 빠져서 읍내 병원으루 구루마에 실려갔다는구먼!”
어른1 : “예에? 그게 뭔소리래유? 자세히 좀 설명해봐유!”
어른2 : “그렁께 주막집 화선이가 조개보X래서 현당아베 거시기를 개처럼 물어 안빠져서 년놈을 홑이불에 함께 덮어 읍내 병원에 구루마루 실려갔다는 말이지!”
해설 : 암튼 이런 에피소드는 수십년간 화제를 모았는데...! 내가 이런 추억에 잠겨 웃음을 짓는데, 마누라가 한마디 던져왔다.
아내 : “여보! 요즘 젊은애들이 결혼을 안해서, 우리나라가 인구절벽이라는디, 새들처럼 짝짓기를 잘허게 나라에서 코로나 백신주사를 무료루 놔주둣, 미혼남녀에겐 비아그라를 무료루 주면 인구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유?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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