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제목 : 마임 "박진신의 모놀로그"
관람일시 : 2008년 4월 20일 (일) 7시
공연장소 : 까망소극장
어떤장르 : 마임 모놀로그
후기내용
마임 "박진신의모놀로그" ???
공연을 보러가기 전부터 그 공연제목에서 오는 이질감에 심한 심적부담을 느꼈습니다.
한편으로는, 색다른 공연에 대한 호기심도 났지만...
지금 후기를 쓰기 위해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데도 무엇을 어떻게 써내려 가야 할지 막막하기조차 했습니다.
그래서, 공연중에 박진신씨도 언급한 친절한 네이버씨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마임과 판토마임, 모놀로그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았습니다.
1. 마임 : 연극·연기의 한 형식으로, 어원은 그리스어의 미모스(mimos)에서 유래하며 '흉내'를 뜻한다.
원래는 촌극 등 잡극(雜劇)을 의미하였으나 오늘날에는 팬터마임과 같은 뜻으로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몸짓과 표정만으로 표현하는 연기를 가리킨다.
특히, 발레에서는 마임 또는 밈이라고 하여 무용과 함께 2대 요소를 이룬다
2. 판토마임 : 대사 없이 몸짓표현만으로 사상·감정을 표현하는 모든 연극적 형식, 또는 그 연기자.
3. 모놀로그 : 연극에서 다이얼로그에 대응되는 용어로서, 독백(獨白) 또는 솔리로퀴(soliloque)라고도 한다.
넓은 뜻으로는 관객에게만 들리고 무대 위의 다른 배우에게는 들리지 않는 것으로 설정된 방백
(傍白)도 포함되지만, 대개 무대 위에서 한 사람의 인물이 혼자 지껄이는 대사를 말한다.
모놀로그에서 등장인물은 자기 행동의 동기나 결의를 설명하거나 생각하는 것과 느끼는 것을
토론하는 등 내부의 심리를 표명한다. 모놀로그는 자기 자신이나 특별히 어떤 개인을 향한 것이
아니고 관객을 상대로 하는 표현으로서, 관객에게 극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인식해야 한다.
각 형식에 대한 정의를 보고, 어제 공연을 천천히 음미해보니 심정적으로 이해가 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공연에서 박진신씨는 스스로 공연을 '판토마임을 이용한 스토리 텔링'이라고 규정지었습니다.
아무래도 공연을 관람하러 온 대다수의 관객은 마임과 모놀로그의 형식에 익숙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는지, 마임에 대한 얘기로 공연을 풀어나갔습니다.
'마임은 약속입니다.'
마임이스트의 몸짓과 표정, 소리 흉내를 관객이 믿음으로써 그 공연은 마임이 됩니다.
그러면서, 간단한 마임동작을 가르쳐주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벽짚기동작, 가장 중요한 것은 시선처리후 손동작을 천천히 하는 것이라는 것.
관객 두분이 앞에 나와서 시범으로 벽짚기와 물건 나르기를 했는데...
관객과의 즉시적 의사소통의 장이 마련되어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곧바로, 박진신씨가 보여준 마임 '별따러 가기'까지는 별 무리가 없었습니다.
어쩌면 단순히 흥미로운 마임과 그 마임을 이해하기 위한 선행학습 정도랄까.
하지만, 마임 '사냥꾼이야기'를 하기 전에 박진신씨가 던지는 '예술'에 대한 화두는
어쩌면 이 공연을 관통하는 대주제가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왜 원더걸스의 'Tell me'는 예술이 되지 못하고,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는 예술작품이 되는 것인가?
이는 촌티문화로 대변되는 키취문화와 고급예술문화의 상징인 박물관 고화를 가지고
예술의 정의를 논하는 것만큼이나 난해한 문제로...
전시장에 걸린 뒤샹의 소변기가 예술작품이 되듯이...
예술적 자각에 의해 재발견된 작품만을 예술의 범주에서 논의하자는 것.
어쩌면 이것이 박진선씨가 말하고자 의도하는 것이 아닐런지...
무언의 몸짓표현인 마임을 가지고, 1인 독백의 모놀로그 형식을 빌어
박진신씨의 생각과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마임 "박진신의모놀로그"가 주창하는 관객과의 의사소통은
보다 쉽게 관객의 입장에서 예술과 삶에 대한 편린을 나누고자 하는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뒤이어 이어지는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박진신씨가 가장 보여주고 싶어했던 연극에 부모님을 초대하고 울수 밖에 없었던 사정.
관객 6명이 지켜보던 연극에서 스스로 '돈버는 재주없음'을 한탄하고
연극계를 떠나게 된 사연은 개인적으로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필자 역시 '돈버는 재주'가 없기에 아직까지 부모님에게 호강다운 호강 한번 제대로 해드린 적 없다는...
마임 '아버지' 역시 이 점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곡갱이질을 하며, 애기를 안고 도리도리 하는 모습에서
자식을 위해 뼈빠지게 일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잘 형상화하였습니다.
공포이야기는 공연의 전체흐름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관객이 지루할 것 같아 충격요법으로 넣은 것 같은데...
마치 여름철 TV에서 나오는 납량오락물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극 후반부로 접어들어서 마임 '학창시절'과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인생'은 수작인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은 술에 쩌들어 사는 대학생의 모습을 통해 젊은날의 초상을 잘 표현한 것 같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인생'은 계절의 변화와 인생을 빗대어 표현한 작품으로
박진신씨가 웃통을 벗어 제끼고 마임을 통해 느린 동작으로
어둠속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지만 계속 달려가야만 하는 자아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정체성을 잘 표현해낸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마임 '박진신의 모놀로그'는 마임에 생소한 관객을 위해 친절한 도우미로써
의사소통의 동반자가 되어 인생과 삶을 얘기했으나,
스토리텔링을 통한 극 해설에 치중한 감이 있어서인지 마임이 다소 죽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임인지 모놀로그인지 토크쇼인지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다고 할까...
영상자막이나 기타 다른 방법을 강구해서
공연을 한곳에 집중시키는 방안이 있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끝으로, 까망소극장은 3월달에 '보이체크날다'를 보기위해 한번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2번째 방문하고 새로운 사실을 알수 있었습니다.
그때나 이번 공연이나 무대며 세트가 똑같았는데 까망색이었다는 것.
또한, 배우들의 의상 역시 까망색이었는데 까망소극장을 지향하기 위한 것인지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화장실이 남여공용으로 되어 있어서 다소 불편했습니다.
특히나 여자분들이 많이 불편해 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3층은 여자용, 4층은 남자용으로 구분하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 봅니다.
이상으로 주저리주저리 공연후기를 읊조려 보았습니다.
어떤 공연이든지 제 인생의 완전 소중한 추억의 편린이 됩니다.
그 시간, 그 자리, 그 공연.
제 기억속 방울방울 맺혀서 먼훗날 회상할 거리가 많을 것 같습니다.
첫댓글 정리를 정말 잘 하셨네요~내용을 하나한 다 기억하고 쓰신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