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첫 강의입니다. 떨리네요. 일단 이렇게 쓰는 것 뿐이라지만, 글로 남는 것은 지속적으로 부담이 됩니다. 작가의 심정이랄까요..음음.
음, 이제부터 판타지 장르 이론이라는 고리타분하고 삭막하고 기분 나쁘고 왠지 짜증나는 이름의 강의를 맡게 된 딜런입니다. 절 아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런 차원을 떠나서, 우리 모두, 판타지라는 세계에 몸담고 있느니만큼, 그에 관해서 한번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합시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1)개념과 변천
우선 판타지라는 것의 개념에 대해 살펴봅시다. 여기서 우리가 이야기할 것은 흔한 판타지 소설의 판타지가 아니라, 매우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판타지에 대해서입니다.
그럼 그게 대체 무엇이냐. 먼저 판타지라는 말의 뜻부터 살펴봅시다. 영어지요? 자, 어서 네이버 창을 띄우고 검색모드를 영어사전으로 맞춘 다음 fantasy라고 칩시다. 영타가 자신 없으면 그냥 판타지라고 치고 그 중에서 쳐도 됩니다. 자, 떴습니까? 만일 시피유가 2백테라바이트자리 슈퍼 컴퓨터라면 컴퓨터가 주인을 잡아먹었겠지요. 그럼 그 컴퓨터는 데이비드가 되서 곰돌이랑 엄마를 찾으러 가는 겁니다.
fantasy [fǽntsi, -zi] 【Gk 「환상」의 뜻에서】 n. (pl. sies)
1 (터무니없는) 상상, 몽상, 공상, 환상, 환각( fancy
); 변덕(whim)
live in a ~ world 상상의 세계에 살다
2 공상 문학 작품; 【심리】 백일몽
3 【음악】 환상곡(fantasia)
4 기발한 착상[고안]
vt., vi. (sied) 공상[상상]하다
☞ fantastic a.
이라고 나오는군요. 그렇습니다. 판타지란 단어의 사전적인 뜻은 상상, 몽상, 환각같은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요즘은 그걸 문학 작품까지 싸잡아서 말하는 모양인데, 그건 우리집 사전에는 안 나오므로 대략 패스.
그렇다면 판타지의 개념은 무엇이냐! 당연히 인간의 상상이 낳은 것에서 출발하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인간이 상상한 것 중 판타지의 개념에 가장 충실한 것은 판타지 소설의 원류이기도 한 고대 신화와 전설, 민담과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것들이 어떻게 판타지의 개념이 되느냐! 이것들은 그저 옛날 이야기에 불과하지 않느냐! 판타지 소설이란 9천살짜리 드래곤과 소드 마스터에 9서클 마스터인 주인공이 나와서 신과 맞짱떠서 이기는 것이다! 라고 말하는 분이 계시기에 아래 표를 준비했습니다.
고대 |
전설, 민담, 신화
※호기심과 막연한 상상. 원시 신앙의 모습.
대부분이 자연을 다스리는 신들과 관계되어 있음. |
중세 |
신학, 신비주의
※마녀, 교회, 도가 사상 등. 중국의 손오공, 고려의 조신전 등(동양에선 아직 문학의 형식으로 정립된 게 드물다). 서양의 경우 기사도 문학, 오페라 등과 결합하여 사회 전반에 깊게 뿌리내림. 종교적인 색채가 짙다. |
현대 |
톨킨의 저서, 통합적인 세계
※반지의 제왕, 실마릴리온 등에서 현대 판타지의 골격이 잡힘. 이전에 비해 훨씬 통합적이고 다원적. 판타지라는 장르가 형성되고 그 특질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한 시기. 세계적으로 서구적인 판타지가 지배적으로 자리잡음. |
네, 표를 보시면 알겠지만, 신화와 전설은 중세에 이르러 국교에 반하는 것은 대부분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남은 것은 정말 얼마 안 되죠. 하여간 남은 것들은 음악, 미술, 문학 등 국교의 색채를 띄는 예술에 흡수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점차 문학적인 모습을 많이 갖게 되지요. 대표적인 것으로는 서양의 오페라(니벨룽겐의 노래, 파르치..탄이던가 판이던가;)나 기타 서적(밀턴의 실낙원, 단테의 실낙원 등, 다른 것은 주로 그리스도교 적인 게 많았지요)을 들 수 있겠습니다. 동양에서는 아직 민담이나 전설의 형태로 전승되는 게 많이 남아있었죠. 중국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의 경우엔 조신전같은 것들이 당시의 판타지적인 국문학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것들을 보시면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발견하셨습니까? 발견한 사람은 에뿔, 못한 사람은 권총. 아아, 대략 농담. 귀차니즘으로 패스하고 설명하지요. 공통점이 뭔고 하니, 다들 그 시대의 뼈대가 되는 사상이 당대 판타지의 근본으로 자리한다는 겁니다. 고대의 경우 원시신앙이었고, 중세엔 신학과 신비주의였고, 현대엔 지구촌이라는 말처럼 통합적인 세계 질서가 그렇습니다.
결국, 판타지의 개념은 간단한 겁니다. 제가 학회에 올린 것처럼 진화의 도구니 얼이니 그런 잡다한 말은 쓸 필요도 없습니다. 판타지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생각, 바로 그 자체인 것입니다.
2)특징과 성격
자, 그럼 이번엔 판타지의 특징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사람들의 생각이 저마다 다르듯이 판타지도 다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몇가지 특징을 잡아낼 수 있겠죠.
①대중적
판타지란 우리들 모두의 생각입니다. 당연히 대중적일 수밖에 없죠. 여긴 별다른 설명도 필요 없을 겁니다.
②다원적/통합적
판타지의 원류를 봅시다. 원시신앙. 신화. 전설. 민담. 이런 것들은 결국 사람들이 체험하면서 겪은 일들을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모으다'보니 만들어진 것들 아닙니까? 그렇다면 그 근본은 매우 다양할 것입니다. 실제로도 그렇고요.
③대리만족적
먼치킨. 문제가 많다고 하죠. 그럼 그놈의 것이 대체 왜 나오느냐! 본래 판타지란 게 대리만족적인 성향을 갖고있기 때문입니다. 자, 우리가 어렸을 때를 생각해봅시다. 정의의 미카레인저가 되어서 악덕의사를 쳐부수는 공상에 잠겨있던 적이 있습니다. 없다고요? 흠. 겉늙었군요. 당신은 아직 애야!
...하여간, 그 공상 속에서, 우리는 눈에서 레이저를 쏘고 하늘을 납니다. 그런게 현실에서 가능합니까? 물론 불가능(가능하다고? 다, 당신은 정녕 가면라이더였단 말인가!!)하지요. 그럼 그것을 판타지로 갖다놓고 생각해봅시다. 가능합니까? 물론 가능합니다. 머릿속에서야 뭔들 못합니까. 제 머릿속에서 저는 세계의 창조신이며 모든 여자들이 나만 보면 뻑가는 미모를 가졌고 콧김 하나로 투명 드래곤을 얼려버리는 힘을 가졌습니다. 그런 겁니다. 판타지의 불가능한 면을 통해서 우리는 현실의 답답함을 털어버리는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지요.
④지속적
인류가 존재하는 한 인류의 생각은 존재합니다. 판타지의 개념 상, 이 특질은 이름처럼 영원하지요.
⑤허구적
말해 무엇합니까.
자, 그럼 여기서 오늘의 강의를 정리해봅시다. 우선 판타지란 것은 인간의 이성과 감성을 통틀어서 지칭하는 말입니다. '생각'이지요. 이 생각은 그 자체로는 판타지가 아닐 지 모릅니다. 하지만 판타지의 다섯가지 특질들을 충족시키게 된다면! 그 때부터 그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판타지가 되는 것입니다(판타지가 생각인데...그럼 이 말은 흔히 판타지하는 생각가 되는 것입니다? 음...이건 궤변이다. ....죄송합니다.)
여기까지, 미욱한 강의를 들어주신 데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강사에 딜런이었습니다.
----------------------------------------------------------------------------
용병단 만쉐이!! 영웅의 로망 용병단으로 오라아!! 뭣하면 클랜의 웨어울프가 되는 것도 좋다아아!! 하여튼 일단 용병단으로 와야만 하느니라아아!!! 오나라 오오나라아 이리오라아아~~
첫댓글 준비를 꽤 하신듯.. +_+
환상 문학에 대한 간략한 설명만 추가된다면 A+ 강의 일듯 =_= 잇힝~
읽기 귀찮다.. 그래도 열심히 읽어야지..
강의 내용도 좋은데, 압박감이 심해지는건 '표'의 존재...소스를 하나도 쓸줄 모르는 저는 아무래도 그게 먼저 들어오는...;;
정의의 미카 레인져...-_-;;;;?
잘 읽었습니다^^
표는... 편집기에 들어있습니다..
정의의 미카레인저[...]
정의의 미카레인저......//ㅂ///[발그레]
헤에....감사하다는....
어렸을때 무엇을 했는지...잠시 판타지해보자.(퍽)
강의에 대해 뉴비들은 읽으면 되나요? ; 참여수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퍼퍽)
참여 수업이라... 어쨋든 미욱한 강의는 아닌 것 같다는...
음.. 판타지란 이것이다! 라는 개념을 잡아주시네요. 대략 어렵습니다.ㅠㅁㅠ (이해하기 귀찮은거겠지!;)
신화나 전설쪽의 자세한 접근은 없나요??? 그런데 관심이 많아서요....^^;;; 요새는 북구신화를 열심히 파려는 중... ㅋ
오오 투명드레곤은 콧김하나로 얼리다니 굉장한 능력..
드래곤을 콧김하나로 얼린다면...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