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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기다림을 좋아한다. 약속 시간도 보통 30분 정도 여유를 두고 도착해 기다리면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다.
책을 읽든지~ 모바일을 통한 소통을 하든지~ 낯선 곳이라면 주변을 둘러보는 쏠쏠한 재미에 빠지곤 한다.
특히 먼 훗날을 기약하며 가끔 즐기는 이벤트 성격의 만남은 '기다림의 미학'을 살린 상상의 날개를 펴며 마냥 꿈을 꾸기도 한다.
그런 만남인 이번 제주도 2박 3일 여정은 아주 오래전인 올해 초 계획된 신나는 발걸음~~~ 그 속내를 들여다보기로 하자.
▼ 만보의 소중한 인연(존칭 생략)
대전▲산찾사 부부
대구▲소쿨
(부인 : 초딩 선생님인 직업적 특성에 평일 휴가를 낼 수 없어 불참)
제주도▲웅이
제주도▲라임
캐나다▲정희(절친 동생)
AM투어▲AM트레킹 대표
AM투어▲AM트레킹 김실장
(사무실 일이 바빠 불참)
서울▲우리들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
만보 옆지기▲동백
(족저근막염이 도져 불참)
만보의 만남이라는 인연에서 위 지인들은 지난 글을 통해 이미 널리 알려진 만큼 거두절미하고 그 고마움에 대한 보답으로 만보가 앞장서 마련한 자리~~~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좋은 일이 겹친 그야말로 '힐링~만남' 기쁘지 아니한가~~~
AM트레킹 대표가 제공한 편안하고 안락한 숙소(Opiurs)에서 묵고, 거기에 더해 운전기사가 딸린 일명 '연예인 밴'으로 불리는 폼 나는 차량을 이용하면서 기름 값 정도를 지불한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느낌이었다.
▼ 제주도는 대박이다.
제주도는 사계절 언제 찾아도 아름다운 풍경이 여행객을 반긴다. 그래서 제주도에 가면 누구나 보물섬의 주인이 된다.
야자수와 쪽빛 바다를 품은 이국적인 분위기와 온갖 먹을거리로 넘쳐난다.
이번 여정의 핵심은 단연코 겨울 설경에 흠뻑 빠지고 싶은 한라산 등산이다.
산찾사와 소쿨 우리들의 만남을 굳이 설명하자면 AM트레킹을 통해 알게 된 사이로 만남 그 자체의 본질은 곧 걷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도 역시 제주의 빼어난 오름길과 한라산 산행을 하며 돈독한 정을 쌓은 걷기는 건강이었고, 걷기는 소통이었으며, 걷기는 힐링이었다.
제1일차 12월 7일 월요일
<사라봉~별도봉~우도~지미오름>
제주 도착 예정 시간
- 서을 만보 : 08:05
- 대전 산찾사 부부 : 08:40
- 대구 소쿨 : 10:00
- 서울 정희 : 10:00
올해 초에 계획된 제주도에서의 만남. 꼭두새벽부터 부산을 떨어 김포공항에 일찍 도착해 서둘러 탑승 수속을 마친 뒤 구내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륙~
친숙한 서울 하늘을 날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비롭고 환상적인 '모닝 글로리 구름 SHOW'가 펼쳐진다.~~~
제주 공항 도착
만남 & 제주도는 대박이다.
첫째 날 만보의 글은 여기까지 -아래- 여정길은 산찾사 님 글을 그대로 옮겨 왔음을 알립니다.
이번 제주 일정을 함께 하는 산우님들은 몇명 되지도 않음시롱 출발지는 각자 다르다. 서울. 대전. 대구.
그런데 웃긴 게 항공요금도 각자 다르다. 다들 나의 일정에 맞춘 평일날이라 항공료가 저렴하긴 했는데 제일 일찍 제주에 도착하고 또 제일 늦게 떠나는 서울 항공편이 어쩐 일인지 제일 싸다.
반면 제일 비싼 게 제주에 늦게 도착하고 빨리 떠나는 대구의 항공편. 그러게 사람은 서울에 살아야 하나 보다.
참고로 우리는 1인 왕복 항공 요금으로 청주~제주간 76,000원을 지불 했는데 따져보니 저가항공이라 해도 주말만 피하면 선박 요금보다 더 저렴하게 다녀왔다.
(사라봉~산지등대~별도봉 개념도)
늦게 도착하는 대구의 박중규님의 시간에 맞춰 우린 제주공항에서 아주 가까운 사라봉~산지등대~별도봉을 걷기로 했다.
기사를 공항으로 돌려 보내고 시작된 사라봉을 향한 걸음엔 쉴 틈 없이 속사포처럼 이어지는 만보님의 정겨운 입담에 그나마 짧은 코스가 더 짧게만 느껴지는데...
그 덕분에 이내 우린 사라봉 정상에 선다.
사라봉 정자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선경이다. 어느새 먹구름을 몰아낸 제주의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나 역시 제주도는 제주도라 그런지 뭍에서 불어오는 바람과는 느낌이 확연하게 다르다.
제주도의 겨울바람은 칼로 베인듯 매서운 화끈함을 느낄 수 없어 포근히 안기는 훈풍였다.
어느덧 사라봉을 내린다.
그런후... 우린 별도봉을 향한 길을 잠시 접어 두기로 하며 진행방향 좌측길로 5~6분 정도를 내려서자 산지등대가 반겼다.
산지등대의 조망이 훌륭하다. 발아래로 제주항의 여객선 터미널이 내려 보이고 좌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연신 제주공항을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볼 수 있다.
이곳은 제주항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 훼리를 이용하는 여행자가 시간이 남을 경우엔 꼭 들려 봐야 할 명소로 추천.
어이 좋아를 연발하는 만보님의 옷깃을 잡아 끈다. 환갑이 낼 모레인 이 형님의 감성은 아직 이팔청춘이라 그냥 두면 여기에 아주 눌러 살 판이라 가끔씩 그 감성에 초를 쳐 줘야만 일정을 진행 시킬 수 있다. ㅋㅋㅋ
얼마후 우리는 산지 등대를 되돌아 나와 별도봉을 휘돌아 가는 해안길의 유혹을 뿌리치고 왔던길을 그대로 다시 걸어 올라 능선 삼거리에서 별도봉을 향했다.
별도봉을 향한 산책길엔 제주 시민들이 물병 하나 달랑 들고 파워 워킹을 즐긴다. 별도봉~사라봉을 거처 해안 둘레길을 걷게 되면 원점휘귀가 되니 좋은 풍광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이곳 시민들의 건강 산책길란 생각이 든다.
드뎌 별도봉 정상.
사방팔방 펼쳐진 풍광이 정말 아름답다. 시간을 보니 대구의 박중규님이 도착하려면 여유가 있다. 그래서 우린 풍광 좋은 정상에 더 머물기로 한다.
얼마후...
대구의 항공편이 도착할 시각에 맞춰 사라봉을 내려선 우리는
화북동의 문화 유적지 비석거리에서 같은 시간대에 서울에서 내려오는 만보님 지인 한분과 대구의 박중규님을 만나 이제부터 공식 우리의 일정이 시작됐다. 일단... 우리는 성산항으로 이동하다 점심을 드셔주기로 한다.
기사 추천으로 들어간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나와는 초면인 만보님의 지인은 캐나다에서 무역업을 하는 만보 형님의 절친인 친구 여동생 이란다.
어려서 부터 봐 온 여동생이라 친동생과 똑같은데 그녀는 이젠 고인이 되신 오빠를 대신하여 만보님을 친 오빠처럼 의지하는 사이라 내년 캐나다 로키의 구석 구석을 돌아 다니는 투어를 계획중인 만보님은 캐나다 현지 투어 방법을 이번 여행을 함께 하며 상의하고 논의 할 예정 이란다.
식사를 끝내고 들어선 우도항을 향한 선착장.... 시간도 참 알뜰하게 맞춰 5분전에 표를 끊고 들어선 여객선은
우리가 승선하자 마자
곧바로 우도를 향해 출발을 했는데
우도는 승선하자 마자 내려야 할 만큼 가까운 거리라 섬속의 섬 우도란 말이 실감난다.
(우도 개념도)
우도에 내리자 마자 어디론가 썰물처럼 빠저 나간 선착장에서 우린 잠시 갈길을 찾아 머뭇댄다. 그러다.... 선착장의 우측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 해안 누리길로 향한다.
일단 간단하게 준비한 개념도를 보며 해안 누리길의 돌탑에서 바라본 성산 일출봉을 우측에 두고 얼마쯤 걷다보니...
선등자들의 시그널이 우도봉으로 우리를 이끈다.
빤히 보이는 우도봉... 그러나 가는길은 여러 갈레길로 이어지나 우린 맘 편하게 시그널이 인도하는 대로 걷다보니 어느덧 우도봉 입구를 지난다.
그리고 이어진 우도봉을 향한 능선길에서 우린 제주의 거센 바람과 마주한다. 햐~!!! 거세다. 그러나 다행히 매서운 바람은 아니다.
해안 절벽을 끼고 이어지는 능선길은 우도봉을 넘겨 저 멀리 등대로 이어지는데 걷는 내내 뒤를 보나 앞을 보나 옆을 보나 온통 이국적인 아름다움이라 다들 얼굴엔 행복한 모습들로 들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파른 해안 절벽을 끼고 올라선 언덕의 끝에서 철조망이 거침없던 우리의 발길을 막는다. 몇걸음만 옮기면 바로 등대인데...
할 수 없이 다시 내려선 우리는 또다시 등대를 향한 힘겨운 오름질 끝에 우리나라 각지역 명소에 자리한 등대를 모두 모아 그대로 재현한 등대 모형들을 관람한 후
우리들은 우도 그 어디서 든 그 모습을 볼 수 있는 등대 정상에 선다. 그곳에서 바라본 블루빛 바다와 올망 졸망 평화로워 보이는 섬마을의 풍경들.... 그자리에 서 있는 것 만으로 우린 순간 힐링의 기쁨을 맛 본다.
한없이 내려보며 멍~ 때리는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은 다 같으리라... 그러나... 겨울 한낮은 아주 짧다. 계획된 여정을 소화 하려면 이젠 내려가야 한다.
아쉬움이 짙게 뭍어 나는 발걸음을 겨우 옮겨 놓은 곳 검멀래 해안에서 우린 또 색다른 즐거움을 즐긴다.
눈만 즐거울 순 없는법....
우도에서 이것을 맛 보지 않고는 그냥 갈 수 없다하여 우린 잠시 식도락을 누린다. 제일 먼저 언덕의 억새들을 사정없이 눕혀 버리던 바람에 얼어버린 몸을 녹여주는 어묵과 국물을 드셔 주고 난 다음엔
이곳 우도의 특산물 땅콩이 듬북 들어간 붕어빵으로 배를 채운 뒤...
누구든 그 맛에 반한다는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려 주었는데 아이스 크림 특유의 달달함과 느끼함을 덜어 주기 위해 이곳 특산품인 땅콩을 듬뿍 넣은 이곳 우도 아이스 크림은
그러나...
어린애들은 몰라도 성인들이 먹기엔 아이스 크림 하나는 벅차다. 더운 여름엔 몰라도 한겨울은 한개로 둘이 나눠 먹으면 딱~
시간에 구애 받지 않는 자유로움으로 인해 우도 트래킹은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래서... 되돌아 가는길은 편안하게 버스 투어로 이동 하였다.
이곳 우도 버스 투어는 5천원으로 운행하다 맘에 드는 명소에 내려 그곳을 관광후 다음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이를테면 시티투어의 개념이라 보면 되는데 우리는 비양도 만큼은 꼭 들리고 싶었으나 버스 차창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우도 탐방을 끝냈다.
다시 되돌아 나온 우리는... 어느덧 겨울의 짧은 해가 기운을 잃어가는 시각에 우린 지미봉 오름앞에 선다.
꼭 올라가야 혀~? 은근 힘들어 하는것 같은 박 중규님... 느낌에 썩 내켜 하지 않는 표정이다. 그래 가지고 내년 1월 히말라야 트래킹 대장질 해 먹겠습니까~? 이 한마디에 약발 제대로 받았나 보다.
아뭇소리 않고 따라오는 중규님... 여긴 20분이면 올라 설 수 있고 정말 멋진 풍광을 보장한다는 말에 평소 숨쉬기 운동밖에 안한다던 운전기사도 따라 붙는다.
드디어... 지미오름 정상에 우린 선다.
햐~!!! 정상 바로 아래의 전망테크에서 바라본 풍광에 다들 감탄사가 터진다. 한겨울 여기의 풍광은 초록융단이 펼쳐진 봄날의 풍광이다.
초록색의 파밭을 넘어 성산 일출봉 그리고 블루빛이 끝없이 펼쳐진 바다. 선경이다.
지미오름 정상...
그곳에소 전망테크가 있었다. 저멀리 구름에 가린 제주의 한라산을 비롯하여 거침없이 펼쳐진 제주의 풍광이 순간 우리의 발아래 드리웠는데 올라서는 수고로움에 비해 정말 황공무지로 소이다를 외칠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이다.
그저... 매트와 침낭 하나만 있다면 여기서 한밤을 지세우고 싶다. 다들 말을 잊었다. 한동안 선경에 멍을 때리던 우리들.... 선뜻 이젠 내려서자는 말을 누구도 못 한다.
먼저 발걸음 떼어 옮겨놓자 다들 마지 못해 나를 따라 오는데 왔던길 그대로 내려서기 싫은 내 발걸음이 정상을 넘긴다.
그런후...
능선의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내리 박히는 급경사길을 조심스레 내려설 쯤 서산엔 황혼이 물든다.
지미 오름을 끝낸 후 둘레길을 걸어 주차장에 도착한 우리는...
최고급 외제 승용차 밴에 몸을 실어 숙소를 향하며 제주도의 1일차 여정을 끝낸다.
숙소로 향한길...
제주에 사시는 만보님의 절친 영웅님의 폰이 계속 울린다. 이미 제주의 맛집에 식사 예약을 해 놨단다.
니들은 아무말 말고 사정없이 반항말고 쏴대는거 맞기나 하란다. 그래서 들린 횟집. 푸짐한 제주의 특산 자연산 회를 우린 맘껏 맛 본다.
그날 우린... 무방비 상태로 사정없이 갈겨대는 영웅님의 포격에 다들 실신 하도록 맞을 수 밖에 없었는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그님은 우리에게 오히려 감사를 한다. 이렇게 보람있게 돈을 쓰는 기쁨을 줘서 고맙다나 뭐라나~? 흐미~!!!!
식사를 끝낼 쯤...
영웅 형님이 앙증맞게 이쁜 케익 하나를 올려 놓았다. 만보님이 귀뜸으로 전해 줘 구입 햇다는 우리의 결혼 29주년 축하 케익...
마눌 초록잎새 순간 감동의 물결...
난 그저 황송. 무슨말을 드려야 할지? 항상 은혜만 입고 갚지를 못하는 우리 부부인데... 긴말은 않겠습니다.
이글을 빌어 평생 잊지 않고 감사하며 우리부부 더 이쁘게 살아 가겠다는 약속만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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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굿.입네당
웅이가 있어 늘 신나고 행복한 만보랍니당
ㅎㅎㅎ Good!!
아공 김실장 님이 여기까지 손님으로 모십니다.
바쁘고 바삔
단박에 특
이렇게 멋지게 여행기록을 남기시네요...감동..감동
넵 만보의 일기장이기도 합니다.
고맙습니다.
어우~~~ 염장~~~~
불가피한 상황만 없었으면 가는거 였는데.... ㅠㅠ
그래도 즐거운 모습 뵈니 유쾌합니다. ^^
염장도 염장 나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