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翩翩黃鳥
雌雄相依
念我之獨
誰其與歸
편편황조
자웅상의
염아지독
수기여귀
펄펄 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정다운데
외로울 사 이내 작은 몸은
뉘와 함께 갈거나
고구려 2대 유리왕이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그린
고대가요이자 서정시다
숲 속에서 짝을 지어 즐겁게 날으며
행복하게 보이는
정다운 꾀꼬리의 사랑과
쓸쓸하고 외로운 자신의 처지를 대비한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 기록된
유리왕이 읊은 "황조가"
제왕으로서의 유리가 아닌
고뇌하는 한 인간 유리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던가?
이처럼 꾀꼬리는 고대에서부터
시와 문학의 소재로 등장한다.
그리고 황조가는 고전 시가로,
수험생들이 공부하는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수능시험에
출제되기도 했다
꾀꼬리는 암수 서로
애정이 깊은 새로
32가지의 소리굴림을 가지고
부르는 청아한 노랫소리 때문에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새들 중에 3대 가왕을 꼽으라면
꾀꼬리, 흰눈썹황금새, 휘파람새라
일컬을 만큼 소리가 아름다운 새이다
목소리가 고우면 꾀꼬리 같다고
하지 않는가?
숲길을 걸으며 꾀꼬리의
맑고 고운 노랫소리가 들리면
그 매혹적이고 경쾌한 소리에
고개를 들고 찾아보지 않은 이 있으랴!
분주한 움직임과
땅을 밟지 않고 하늘에서
주로 생활하는 탓에 "못 찾겠다 꾀꼬리"
라는 노랫말이 생기지 않았던가?
올해는 꼭 그 예쁜 모습 눈에 가득 담고
둥지를 찾아 관찰하고 싶은 마음에
목이 아프도록 나무 위를 쳐다보며
호수공원 참나무 숲을 헤맨다
계절의 여왕 5월
밥그릇 모양의 둥지를 발견했다
거의 완성되어 가는 듯하다
어렵게 찾은 기쁨 얼마나 좋은지
가슴이 팔짝팔짝 뛴다
그래 너희들 포란 잘해 부화하고
무사히 육추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비밀스럽게 둥지를 살피며
일기를 쓰고 그들의 모습을 지켜본다
포란 중에 둥지가 노출되면
포기할 수도 있기에
늘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둥지가 있는 길을 걸으면서
아침저녁 확인한다
꾀꼬리 나름의 위치 선정으로
참 예쁘게 만들어 놓았다
5월부터 7월 초 호수공원
꾀꼬리 둥지 4곳의 포란 육추
이소까지를 60여 일 지켜보면서
꾀꼬리와 울고 웃으며 써 놓은
일기 중 몇 가지를 꺼내본다
2024년 5월 10일
꾀꼬리 소리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못 찾겠다 꾀꼬리' 노랫말을 중얼거리며
목을 하늘로 쳐들고 나뭇가지 위를 살핀다
목을 최대로 뒤로 꺾어 이리저리 찾으니
뒷골이 땡기고 목이 아프다
호수공원에 꾀꼬리 집이
몇 군데 분명 있는 것 같다
까치와 영역을 다투기도 하고
공중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쫓고 쫓긴다
꾀꼬리가 악을 쓰고 달려드니 까치는 피한다
여기가 자기 터라 접근 못하게 하는 모양이다
이렇게 열심히 꼼꼼히 찾는데
매정하게도 꾀꼬리 둥지는
도도한 여인의 뒷모습인양
얄밉게도 왜 내 눈길을 외면하는 건가?
2024년 5월 15일
둥지를 발견한 기분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와 하는 탄성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해마다 봄이면 참나무 숲을
구석구석 찾았는데 이제 눈에 띄는구나
버릇처럼 꾀꼬리 소리에 머리를 들고
주춤주춤 가는데 뭔가 보인다
종지처럼 생긴 둥지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아직 공사 중인 듯하다
덩굴식물의 마른 줄기나
가느다란 마른 풀줄기로 엮어서
매달고 거미줄로 접착력을 높여
뜰채의 망처럼 종지 모양의 둥지를
만들어 내는 실력 대단하다
굵지 않은 나뭇가지 사이에
둥지를 매달듯이 만들면
눈에 잘 띌 것 같지만 위치 선정이 얼마나
뛰어난지 하늘에서도 잘 보이지 않고
땅에서도 잘 보이지 않게 나름
최상의 장소에 둥지를 만들어 놓았다
꾀꼬리 한쌍의 사생활을 살펴보는
내가 좀 미안함도 있지만
꾀꼬리 부부가 주변을 돌며 지저귀는
행복에 겨운 아름다운 속삭임
그리고 고구려 유리왕이 부러워했을
꾀꼬리 부부의 정답게 이리저리
날으는 사랑 넘치는 다정한 모습
샘날 정도로 너무 사랑스럽다
그리운 사람을 만난 듯
청춘인양 설렘으로 가득한 이 기분
새를 만나 느끼는 행복 아니던가?
암컷이 앉은 곳에 수컷이 찾아와
무언가 귓속말을 하기도 하는 듯하다
젊은 시절 신혼의 달콤함을 꺼내 보는 듯
너희들 모습에서 뜨거운 열애의 순간이
빅차고 밀려와 짜릿한 희열을 맛본다
그냥 자연 그대로 살아가게 놔두면
좋으면만 자연의 신비함을 지켜 보고픔
이해해 주거라 그리고 꼭 부화를 한 후
안정이 될 때 그때 가서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게 할 것을 약속한다
2024년 5월 27일
바람이 심하게 분다
나뭇가지들이 이리저리 출렁인다
꾀꼬리 둥지도 어김없이 바람에 흔들린다
풍고 있는 꾀꼬리 공중곡예를 하듯
바람에 흔들리며 언절 부절 한다
야 이 바람아 좀 멈추어다오
꾀꼬리 둥지 버리고 포란 포기하면
어쩌라고 마음이 초초해진다
강한 바람을 몇 번 그네를 타고
롤러 코스트 타더니
날이 저물어 가니 좀 잠잠해진다
바람으로 둥지 안이 보일 정도로
시이소 처럼 곡예를 하던 둥지가
아무 이상 없이 튼튼히 버티고
어미가 둥지를 지킨다
꾀꼬리 파이팅이다
2024년 5월 29일
백석동 일산병원 뒤
노고산에 며칠 전 오색딱따구리
육추 하는 둥지를 발견 다시 가 본다
산 둘레가 스마트건강길이다
딱따구리 둥지 흔적이 수도 없다
부지런히 벌레 잡아 둥지를
들락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꾀돌이 꾀순이도 6월 중순이면
저런 모습 보여 주겠지 상상하면서
꾀꼬리 둥지로 한 시간 넘는 길
땀을 뻘뻘 흘리며 걷는다
오늘도 암컷은 품고 수컷은 바로 앞
나무에서 격려하는 듯 바라보며
곱고 맑은 노래를 부른다
꾀꼬리 부부의 애정 심하게 정겹다
암컷이 알을 품고 있을 때
수컷은 노래를 불러 격려하고
어떨 땐 수컷의 소리에 이끌러
둥지를 박차고 사랑에 눈물겨워
수컷 곁으로 달려가는 암컷
둘이 잠시동안 애정행각을 벌이며
노니는 모습 꾀꼬리 사랑이 하늘에서
반짝이고 그들의 모습 순간순간이
흐르는 구름을 하트로 만든다
2024년 6월 09일
오늘도 꾀꼬리 만나러 나간다
둥지 아래 대포 같은 카메라
여러 대가 보인다
공원이라 산책하는 분들의 관심에
꾀꼬리 둥지 지킨다고 얘기한 것이
그 소문이 꼬리를 물고 확산되어
금세 새 사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피라미드 식으로 알려져
꾀꼬리 보러 오는 분들 많아지고 있다
지난달 둥지를 발견 부화의 성공을 위해
혼자 지킨 그 시간이 오버랩되며
왠지 허전함이 밀려온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선물
새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은 것 아닌가?
이제는 자주 둥지를 드나들며
움직임이 무척 분주해 보인다
둥지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그윽한 눈빛 사랑이 가득하다
자신의 자식이 꼼틀거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새라지만
그 기쁨 얼마나 좋을까?
"아이고 귀여운 내 새끼" 하면서
행복해하는 듯하다
새들도 어미 마음은 다르지 않기에
그 진지하고 기쁨에 찬 모습이
또렷이 읽힌다
높은 곳이라 둥지를 살필 수 없으나
저들의 행동 모습에 부화가
된 것으로 확신이 든다.
꾀꼬리는 부화 후 바로 먹이를
먹이는 게 아니라
부화 직후에는 자신의 배에 달린
난황을 소비하며, 며칠간
별도의 먹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 난황의 힘으로 알에서 나와
외부 세계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고
약 5일째 되는 시기에 작은 먹이를
어미가 먹이기 시작한다
2024년 6월 13일
꾀꼬리 발견하기도 쉽지 않은데
올해는 참 행복하게도 매일
꾀꼬리와 인사한다
호수공원 참나무 숲길에서 들려오던
꾀꼬리들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나는 곳이 세 군데가 있는데
둥지가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살핀결과 꾀돌이 꾀순이 둥지와
또 다른 두 곳에서도 둥지를 찾았다
그렇게 고개를 쳐들고 찾았던 그 자리
한 곳은 부화 후 세끼들
육추 하느라 분주하다
또 다른 곳은 아직 포란 중인 듯 조용하다
이제 호수공원 메타세퀴아 길 옆으로
즐비한 참나무 숲길에
꾀꼬리들이 번식하는 명소가 될듯하다
그리고 또 하나 아랫마 산에도
꾀꼬리 둥지가 있어 호수공원에는
올해 네 곳에 꾀꼬리가 둥지를 지었다
호수공원 숲길에
새들이 점점 많아지고 다양한
새소리 숲길을 걷는 사람들
마음을 상쾌하게 만든다
참 아름다운 호수공원이다
저 넓은 공원이 가까이 있어
얼마나 삶이 건강한지 새삼 깨닫는다
30년을 넘게 호수공원을 찾았으니
아마 여기에 내 발자국
찍히지 않은 곳이 있을까?
2024년 6월 14일
어린 새끼 먹을 만한 작은 벌레나
열매 구해 오느라 온종일 바쁘다
먹이를 먹이고 새끼들 배설물
둥지 오염되지 않고 혹시 모를
천적에 대비하는 정성 철저하다
새끼들 배설물은 받아 삼킨다
새끼도 어미가 온 줄 알고
뒤를 들어 배설한다
새끼들은 대변과 소변을 함께 배출하며
엷은 막으로 둘러 쌓여 있어 부모새가
쉽게 입으로 잡아서
처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새들은 입 하나로 하는 일이 참 많고
또한 구멍하나로 대변과 소변
짝짓기와 출산을 모두 하는
총 배설강구조로 살아간다
바람이 불면 어린 새끼들
잠시 품어주는 어미에게 아비가 날아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입맞춤을 해준다
어쩌다 먹이를 잡아 같은 시간에
둥지에서 만나면 서로를 격려하듯
바라보는 나를 민망스럽게 고혹적인
모습으로 또 입맞춤을 한다
우연의 순간이라 할지라도
꾀꼬리 부부의 정다운 모습
서로를 격려하고 애정을 표현하는 행동
직접 목격했고 정말 어여쁘기에
사랑하려면 꾀꼬리처럼 사랑하라고
외치고 싶다
2024년 6월 22일
비가 온다 아침에 우리 손자가
꾀꼬리 보고 싶다고 해
함께 직접 촬영도 시켜보고
꾀꼬리 둥지와 어미새가 먹이 주는
모습도 직접 눈으로 확인시켜 준다
우리 손자 꾀꼬리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으니
아마 그 기억으로 앞으로 꾀꼬리를
더 관심 있게 바라보리라 믿는다
비가 그치고
혹시 둥지 비에 피해 없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다시 찾는다
조금 전 집이 일부 파손되어
새끼 한 마리가 덜어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어미의 울음소리가
카아악 카악 슬픈 울음소리를 낸다
어쩌리 아직 제대로 날지도 못하는 새끼
그냥 두면 고양이나 까치가 해칠 테고
살려보겠다고 데려간 분이 있다니
부디 잘 키워 주시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다른 둥지는 괜찮은지
확인 학고 돌아오는 길
비바람 탓으로 아래 파손된 구멍으로
먹이도 주고 배설물도 받는 어미의 정성
가슴 찡하게 다가온다
부디 나머지 새끼 다 클 때까지 둥지가
잘 버터 주기만 바랄 뿐이다
2024년 6월 24일
지난 밤에 또 폭우가 쏟아졌다
이른 아침 꾀꼬리 둥지로 달려간다
아뿔싸 둥지 밑이 완전히 뚫어지고
새끼 두 마리가 땅에서 힘없이 졸고 있다
남은 세 마리 중 두 마리만 확인이 된다
아 이 무슨 비극적인 운명이란 말인가
며칠만 있으면 둥지를 떠날 만큼 클 텐데
안타깝고 속상하다
어미의 온종일 울부짖는
처절한 소리 가슴 아프다
얼마나 슬프면 저리 큰 소리로
대성통곡을 하듯이 온종일
까악크악 울부짖을까?
자식 잃은 부모의 심정과 무엇이 다르리
암놈이 울부짖을 때 그래도 수컷은
내 자식 살려야지 먹이를 물고 온다
꾀꼬리는 땅을 밟지 않는 새로
땅에서는 보기가 힘들다
그런데 이 절박한 상황에 무엇이 문제인가?
먹이를 물고 땅으로 내려와 새끼에게 먹인다
내 새끼 살려 보겠다고
어떻게든 먹이를 먹인다
아직 다리에도 힘이 없어
나무를 기어오르지도 못하고
날개만 겨우 팔랑일 뿐 날지를 못한다
아침부터 고양시청 경기도청
야생동물 보호센터 구조센터
이리저리 전화해 구조를 요청하고
도움을 청해 보지만 이곳저곳으로
안내만 할 뿐 방법이 없다
구조센터에서는 오지도 안는다
자꾸 기어서 호숫가로 가고
도로로 가는 새끼를
안쪽으로 유인할 뿐 어둠과 함께
불안한 시간이 다가온다
어둠이 내리고 이젠 저 세끼들의 운명은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내일 아침까지 무사하기를 비라면서
나뭇가지에 앉혀 놓고
무거운 발걸음을 돌린다
2024년 6월 26일
또 하루가 지난 아침
두 마리 새끼 중 한 마리는 안 보인다
아마 희생이 된듯하다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지만 흔적도 없다
5일 전 떨어진 세끼를 살려 보겠다고
데리고 가신 분이 새끼를 데리고 와
한 마리 남은 새끼 옆에 올려놓아
그래도 두 마리 새끼가 있는 모양새다
처음엔 어미가 돌아온 새끼를 돌보지 않으면
어떡하나 큰 걱정을 했지만
시간이 조금 자나니 어미가 돌아온
세끼에게 먹이를 먹이는 순간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 환호를 한다
어딘지 모를 곳으로 갔다가 돌아온
새끼를 외면하지 않는 어미의 사랑
울부짖어 눈이 퉁퉁 부은 것 같은
어미 애처로운 모습
4마리 중 이제 남은 두 마리
남은 자식들 정성을 다해 돌본다
이제 눈도 조금 똘망똘망 해자고
생기가 도는 듯하다
오늘밤도 무사하기를 빈다
조금더 건강해진 모습을 보며
어제보다는 안심도 해본다
이제 한 이틀 민 더 크면
날 수 있을 것 같다
부디 저 어린 생명에 신이 돕고
자연의 도와주어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5일 전 떨어지는 아기를 손으로 받아
살려 보겠다고 데려간 분의 5일간의
육아 일기를 들어본다
횃대를 마련해 그 위에 앉히고
먹이는 부르밸리, 귀뚜라미, 밀웜등
식용 벌레를 구입해 직접 집게로
집어서 수시로 먹였다고 한다
자연에서 어미가 키운 새끼와 인공으로
5일간 키운 새끼와 겉모습이 차이가 없다
참으로 지극한 사랑으로 돌본
고마운 마음에 감사드린다
2024년 6월 28일
이제 아주 활발하게 움직인다
가지를 타고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기도 한다
이젠 안심이다
오전에 활기찬 모습을 보았기에
오후는 어떨까 다시 찾았다
안 보인다 부모랑 먼 곳으로
날아간 것 같다.
참으로 많은 감동과 아픔을 주고 간
너희들 함께한 시간 소중히 간직하마
잘 가라 꾀꼬리들
너희들 고은 사랑과 모성애
참으로 아름다웠다
2024년 7월 07일
2번 둥지 3마리 모두 무사히 이소하고
아랫마을 산에 있던 3번 둥지
둥지를 비닐로 감싼 것을 보고
육추 경험이 있는 꾀꼬리로 보았는데
그들도 무사히 이소를 마쳤다.
마지막 4번 둥지도 오늘
장맛비 속에 이소를 한다
부디 잘 성장해
건강한 모습으로 하늘을 날거라
후년에도 꼭 다시 찾아와
정답고 사이좋게 노래하며 숲을 지키는
호수공원 명물이 되어다오
사랑한다 아름다운 노란색
옷을 입은 예쁜 꾀꼬리
꾀꼬리를 사랑하며 보낸 이 여름
내 생애 아마 소중한 시간으로 남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다
************
꾀꼬리 수명은 10여 년
황조라 부르기도 하고
뽕나무 열매 오디를 좋아해
오디새라 부르기도 한다
꾀꼬리 이름은
노랫소리에서 지은 이름이며
암수 구별은 자세히 관찰하면
암컷은 크기가 조금 작고 등에
초록빛이 더 강하며 눈가의
검은 띠도 수컷보다 작다
여름 철새들은 월동지에서 번식지로
이동하는 기간에 대부분 짝을 만난다
올해 인연을 맺은 꾀꼬리 부부가
내년에 다시 같이 올 확률은
건강한 번식을 위해
안타깝게도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숲 속 고인 물은 그 숲에 사는
새들의 목욕탕이다
병충해도 예방하고 청결을
유지하는 새들의 비법이다
어떤 새들은 모래나 흙을 온몸에
뒤집어쓰는 모래 목욕, 흙목욕을 하고
파랑새는 호수에 다이빙하듯 내리꽂아
솟아오르기를 반복하는 목욕을 한다
그러나 꾀꼬리의 목욕방법은 특이하다
숲 속의 개미집에 내려앉아
날개를 활짝 펴고 기어오르는 개미를
깃털 속으로 들어가게 하거나,
개미를 부리에 물고 깃털이나 살갗에
문지르는 ‘개미목욕'을 한다
개미가 분비하는 강한 산성인 개미산을
문질러 몸의 기생충을 없애는 행동인데,
꾀꼬리나 몇몇 조류에서 볼 수 있는
참으로 특이한 습성이다.
꾀꼬리는 동남아시아의 열대우림,
필리핀 및 대만의 아열대 숲 속에서
사시사철 머무는 텃새이지만
그중 일부가 우리나라를 찾아온다
풍부한 먹거리와 아늑한 밀림 속에서
텃새로서의 안락한 삶을 살 수 있지만
위험과 고난을 무릅쓰고
약 3,000km 머나먼 길을 날아
금수강산 이 땅에서 새 생명을 낳고
성장시켜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
다시 열대 우림으로 돌아가야 하는
바쁜 삶을 이어가는 여름철새의 운명을
기꺼이 마다하지 않는다.
이제 꾀꼬리들은
높고 푸른 하늘과 녹색의 숲에서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기뻐하며
열심히 훈련하고
이 여름의 햇살을 즐긴다
저들은 차가운 바람이 불기 전
모두 월동지로 무사히 돌아가
새봄이 오면 다시 귀소본능에 따라
호수공원으로 돌아와
더 많은 둥지를 예쁘게 짓고
건강한 육추를 하기를 바램한다
호수공원이 꾀꼬리들의 낙원이 되고
온통 꾀꼬리 노랫소리로 가득한
아름다운 공원으로 이어가길 소원한다
그동안 몇 기지 일이 겹쳐
무척 분주한 나날이었지만
너희들을 만나 너희들이 부르는
편안하고 가슴 설레는 노랫소리에
아 이런 게
소소한 행복이란 걸 알게 되고
1번 둥지의 비극적인 상황으로
고성을 지르며 몇 날 며칠을 울부짖던
부모새의 애절한 슬픈 소리
그 아픈 심정을 생각할 때
그냥 자연상태 그대로 둘걸
그랬다면 안전했을까?
내가 공개를 잘못했나?
별 생각을 다하며 나도 울었던 시간
어찌 잊을 수 있겠나
그 자리 그 길을 걸으면 나는
너희 그 통곡을 기억하리라
그리고 희생된 두 마리의
안타까움에 평안을 기도하고
너희들 생명이 다 하는 날까지
다시는 이런 아픔 없이
건강한 생애가 되기를 소원한다
꾀꼬리야! 오디새야!
너희들이 보여준 반짝이는 사랑
잊지 않을게
2024.7.17
배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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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Copilot, 챗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