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송을 품고 있는 헌법재판소
여러분은 헌법재판소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아시나요? 헌법재판소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재동 북촌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안국역에서 백 미터 정도 걸어가면 헌법재판소를 만날 수 있어 서울의 어느 지역에서든 접근하기에 편리한 지역이지요.
<출처 :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헌법재판소는 1993년에 종로구 재동으로 이전하였습니다. 현재 헌법재판소가 자리하고 있는 터는 역사적으로 꽤나 유서가 깊은 곳입니다. 이 터는 1807년부터 약 70년 간 박규수 선생의 저택이 있던 곳이었습니다. 박규수 선생은 조선 말기의 문인으로서 실학자이자 개화사상의 선구자라고 불립니다. 연암 박지원의 손자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하지요. 또 1885년부터 1887년까지는 이 터에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의료기관인 광혜원이 위치했습니다. 이 후에는 경기여고와 창덕여고가 자리하여 수많은 학생들의 교육의 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좋은 터에 위치한 헌법재판소는 1993년 제2회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건축물입니다. 헌법재판소 청사 건립지(1994)에 따르면 당시 건축학회는 헌법재판소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평했다고 합니다. "헌법 수호의 최고 기관에 걸맞게 중후한 분위기로 위엄을 살리는 한편 두루 상징성이 돋보이도록 하였고, 내부는 섬세하고 부드럽게 표현하여 친근감을 줌으로써 전통과 현대 그리고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살렸으며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시공으로 이 시대를 상징할 만한 역사적 건축물로서 후손들에게 물려줄 만한 귀중한 건축 문화유산을 창출하였다.”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은 한옥보존지구와의 조화를 고려하여 전통 한옥의 형식으로 건축되었습니다. ‘북촌로’에 위치해 있는 헌법재판소, 그리고 전통 한옥의 형식으로 지어진 건축물. 이 두 가지를 연관시켜 보면 헌법재판소가 자리한 곳의 특성을 알 수 있습니다. 더불어 헌법재판소 부지 안에는 600년 된 재동 백송이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8호로 지정된 재동 백송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나무껍질의 색이 백색입니다. 백송은 헌법재판소와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옥상에는 백송의 이름을 딴 ‘백송하늘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창덕궁과 경복궁, 창경궁, 운현궁, 청와대와 가깝고 인왕산이 바라다 보이는 헌법재판소 주변 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원이지요. 또한 헌법재판소에서는 이 백송의 이름을 딴 ‘백송아카데미’를 매 달 열고 있습니다. 올 해로 7년째에 접어든 백송 아카데미에서는 사회의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유익한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직원들과 주변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를 둘러싼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
헌법재판소는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운현궁에 둘러싸여 있으며, 북촌한옥마을과 삼청동, 인사동의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풍요로운 명당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위치한 종로구 일대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최근까지 국내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해외관광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곳이지요.
<북촌한옥마을의 전경>
8월의 북촌한옥마을은 유난히도 무더운 올해의 여름 날씨에 많은 관광객들의 열기까지 더해져 더욱 뜨거웠습니다. 한옥이 늘어서 있어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로 맑고도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북촌한옥마을을 둘러보는 데에도 방법이 있습니다. 북촌의 특색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곳들로 선정된 ‘북촌 8경’을 차례로 둘러보는 것입니다. 북촌 8경은 각각 창덕궁 전경, 원서동 공방길, 가회동 11번지 일대, 가회동 31번지 언덕, 가회동 내리막 골목길, 가회동 오르막 골목길, 가회동 31번지, 그리고 삼청동 돌계단길입니다. 특히 가회동 11번지 일대를 중심으로 천연염색, 닥종이 인형 공예, 전통소주체험, 한복 체험 등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여러 공방들이 위치하여,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한국 전통공예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또한 한옥마을 곳곳에는 한옥 게스트하우스들이 위치하고 있어 우리의 전통 한옥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21세기 한류 열풍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 한국 드라마인 ‘겨울연가’의 촬영지들이 남아있어 관광지로 더욱 인기가 높습니다. 주인공들의 만남이 시작됐던 아련한 학창시절의 배경인 중앙고등학교와 여주인공의 집으로 등장했던 건물 앞에는 아직까지도 일본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왼: 한옥 게스트하우스, 오: 중앙고등학교>
헌법재판소를 지나서 북촌한옥마을을 모두 둘러보았다면 북촌8경의 하나인 ‘삼청동 돌계단길’을 따라 삼청동 카페 골목으로 내려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삼청동 카페 골목은 특색 있는 카페들과 가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거리입니다. 북촌한옥마을과 인접한 지역인 삼청동에서는 한국의 전통 한옥을 개조해 만든 카페들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현대적으로 꾸며진 카페와 레스토랑도 함께 어우러져 있어 이색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진기를 들고 삼청동 카페 골목을 거닐다가 문득 멈춰서 거리의 풍경을 담으려는 많은 관광객들을 볼 수 있습니다. 햇살이 따사로운 날, 한옥 카페에서 삼청동의 거리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보는 색다른 경험을 해 보는 것은 어떨지요.
삼청동 카페골목을 지나 ‘북촌로5가길’을 따라 내려가면 정독도서관을 만나게 됩니다. 정독도서관은 옛 경기고등학교 자리에 1977년에 개관한 서울시립 공공도서관입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시민들이 배움을 찾아 도서관을 방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독도서관 앞에는 분수대, 넓은 잔디, 그리고 등나무가 어우러진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등나무 아래의 벤치에 앉아 독서를 할 수 있는 정독도서관은 평화롭고도 다정하게 다가오는 문화공간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정독도서관을 지나 ‘감고당길’로 들어서 봅니다. 감고당길은 덕성여자중학교, 덕성여자고등학교, 풍문여자중학교 사이에 위치한 길입니다. 돌담 사이로 아름다운 꽃집에서부터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모여 있는 분식집까지 아기자기하고 개성 있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감고당길은 2011년 11월부터 ‘차 없는 거리’ 중 하나로 확대 적용되고 있어 주말에는 온전히 시민들의 걷는 거리가 되고 있지요.
<왼: 감고당길의 정경, 오: 감고당길에 위치한 꽃집>
감고당길을 지나면 안국동 사거리에 이르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인사동 문화의 거리’가 시작됩니다. 안국동 사거리에서 종로2가에 이르는 700m의 길은 비교적 좁은 길이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물건들과 음식들이 방문객들을 반기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에게는 ‘한국관광의 필수코스’라고도 불릴 만큼 우리나라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거리이지요. 전통 찻집, 미술도구상점, 전통 음식점 등 전통문화와 관련된 상점들이 다수 형성되면서 정부에서는 1988년에 인사동을 ‘전통문화의 거리’로 지정하였습니다. 이후로 인사동 문화의 거리에서는 각종 문화 행사와 축제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인사동 문화의 거리를 거닐다 보면, 잊고 살아가던 한국의 멋과 재미를 몸소 느끼게 됩니다.
<왼: 인사동 쌈지길, 오: 인사동에 위치한 카페 내부>
지금까지 소개한 북촌한옥마을, 삼청동 카페골목, 인사동 문화의 거리 이외에도 헌법재판소 주위에는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합니다. 재동의 자랑거리인 헌법재판소의 아름다운 청사를 둘러보고, 헌법재판소를 둘러싸고 있는 서울의 정취를 마음껏 느껴보는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