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갚음'은
분풀이, 설욕, 복수를 의미하지만
'안갚음'은
어버이의 은혜를 갚는 것을 뜻합니다.
여기에서
'안'은 '아니'의 준말이 아닌 '마음'을 뜻하죠.
까마귀 새끼는 자란 뒤에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준다고 합니다.
이를 ‘반포지효(反哺之孝)’라 해서
효의 귀감으로 삼고 있습니다.
미물인 까마귀도 그러할진대,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어버이의 은혜를 갚지 못한대서야
어디 말이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이렇듯이
‘어버이의 은혜를 갚는 것’을
‘안갚음’이라고 합니다.
또한
‘안갚음’을 받는 것을
‘안받음’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자식 쪽에서 보면 ‘안갚음’이 되고,
은혜를 베푼 부모 쪽에서 보면 ‘안받음’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와 자식 간에
서로 갚고 받고 하는 ‘안’은 무엇인지
우리 한 번 알아볼까요.
옛날에
‘안’은 마음속이나 가슴속을 뜻하는 말로,
‘져 믈도 내 안 도다. 우러 밤길 녜놋다’라는
옛시조가 있지요.
이를 현대적으로 풀어 쓰면
‘저 물도 내 마음 같아서 울며 밤길을 가노라’가
됩니다.
그래요.
가슴속으로 울고 있는 사람의 귀에는
물 흐르는 소리도
울음소리로 들리는 모양입니다.
‘안’은 ‘마음’으로,
따라서 ‘안갚음’은 마음으로 하는 것입니다.
마음 없이 부모님에게 부귀영화를 누리게 한들
이를 ‘안갚음’이라 할 수는 없겠지요.
‘효’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하며,
또한 부모의 마음을 살피는 것이며,
마음으로 주고 받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안갚음’이 되고, ‘안받음’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