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섬유종증은 신경계통,뼈,피부에 발육이상을 초래하는 유전성 질환이다. 주된 증상은 신경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발생하는 신경섬유종(neurofibroma)과 밀크 커피색 반점.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의 주근깨,가려움증,청동색 색소침착,홍채 결절 등도 특징적 병증이다. 때론 뼈의 선천성 이상,척추 측만증,거두증,시신경 교종,학습장애,정신지체,치매,간질,뇌종양 등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종양 절제 등 대증요법이 유일한 치료법. 하지만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혜택이 되지 않아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만만찮다.
◇유전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며 상염색체 우성 유전한다. 이 때문에 남녀 구분없이 자식들 중 50%에서 병에 걸릴 수 있다. 그러나 환자의 약 50%는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어느 종족에게나 볼 수 있으며,미국의 경우 3000∼40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형·증상
신경섬유종증은 크게 제1형(NF1)과 제2형(NF2)으로 구분한다. 제1형은 주로 말초신경에서 종양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말초신경형이라고도 하며 중추신경계(뇌,척수)의 병변은 없거나 약하다. 전체환자의 85%가 이 유형에 속한다.
제2형은 중추신경형 혹은 양측성 청신경성 신경섬유종증이라고 한다. 제1형보다 훨씬 드물어 4만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뇌신경(뇌에서 나와 주로 얼굴 주위 눈,귀,입 등으로 가는 신경)이나 척수신경(척수에서 나와 목,몸통,팔,다리로 가는 신경)에 다수의 종양이 생기는 게 특징. 특히 양쪽 청신경(귀에서 소리를 전달받아 뇌로 전해주는 신경)에 많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첫 증상은 청소년기 청력저하로 나타난다. 두 유형 모두 주요 증상은 다수의 밀크커피색 반점과 피부나 피하에 생기는 신경섬유종이다. 밀크커피색 반점은 연한 갈색으로,마치 얼룩이 묻은 것같은 형태를 띤다. 크기는 소아 5㎜,성인 15㎜ 정도로 다양하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6개 이상 발견된다. 정상인도 비슷한 반점이 있을 수 있지만 대개 6개 미만이다. 출생 때부터 갖고 태어나는 게 일반적. 만 2세 때까지 그 수가 늘어난다. 색깔도 출생시는 매우 엷다가 차츰 진해진다. 반점이 작을 땐 일반 주근깨와 구별이 어렵다. 그러나 신경섬유종증 환자의 경우 햇빛노출 부위가 아닌 사타구니나 겨드랑이에도 생기는 게 특징. 사마귀처럼 전염되지는 않는다. 신경섬유종은 피부나 피부 바로 아래에 발생하는 양성종양. 드물게 몸의 심부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신경조직과 섬유조직이 섞여 있는 형태로 주로 사춘기 전후에 생긴다. 환자에 따라 수개에서 수천개까지 생길 수 있다. 피부에서 생긴 종양(피부 신경섬유종)은 자루처럼 늘어진 거대한 덩어리(혹) 모양으로 추한 형태를 띠기도 한다. 피부 아래나 심부에서 생기는 경우(총상 신경섬유종)는 옆으로 확산돼 자라며 아주 드물지만 암으로 변하기도 한다. 환자의 80%정도는 경증으로 어느 정도 고칠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20%에서는 생명을 위협하는 심한 합병증을 야기,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흔한 합병증에는 뼈의 선천성 이상,척추 측만증,시신경 교종(시신경에 생기는 종양),고혈압 등이 있다. 1형 환자들에게서 더 흔히 나타난다. 드물게 성장 장애,정신지연,간질발작,뇌종양,척수종양,중풍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출생시부터 청소년기까지 나타날 수 있다. 성인이 되기까지 이런 증상이 없다면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진단·치료
진단은 임상 증상과 가족력이 있을 경우,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비교적 간단히 할 수 있다.
종양의 절제가 유일한 치료법. 하지만 이것도 일부에 국한돼 있다. 크기와 위치에 따라 수술적 절제 가능성이 결정된다. 보통 종양에 통증이 있거나 감염 혹은 미용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 수술한다. 그러나 수술로 종양을 제거했더라도 가끔씩 재발하기도 한다. 합병증 예방도 중요. 척추 측만이 있을 땐 정기적으로 X선검사를 하고 필요할 경우 보조기 착용 혹은 교정수술도 고려해야 한다. 거두증을 동반할 땐 아주 드물지만 수뇌증(뇌에 물이 참)과 관련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CT나 MRI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시신경 교종은 시력저하나 눈이 튀어나오는 증상으로 발견될 수 있다. 수술이나 방사선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정신사회적인 치료다. 신경섬유종증 환자들은 대부분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합병증에 대한 불안감,사회적인 격리와 외로움을 겪기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끼리 정보교환과 친목을 위해 환우회 모임 참석 등을 권유한다. 이 질환자의 대부분이 대인기피나 사회생활 부적응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일찍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거나 다른 환자들과 친목 교류를 하는 게 치료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