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30분전 모든 장비를 마무리하고 결전을 다지고 있습니다.
대회 개회식 단상에서 제주가마동 회장의 이름으로 소개받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앞줄 오른쪽에서 네번째가 접니다. 출발신호와 함께 대구주교관(성모당) 정문을 나서는 모습입니다.
초반에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 어떤 참가자는 3킬로지점에서 구토를 하기도 했습니다.
금방 비 올 것같은 후덥지근한 대구 특유의 날씨때문에 땀이 비오듯 쏟아졌습니다.
저 사람들 중에 살아서 돌아온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골인지점에 이르면서 비가 조금 잦아지자 모양도 낼 볼 겸 그때까지 걸쳐입었던 비옷을 접어던지고 들어오는 모습이었습니다.
비옷은 입으나마나 할 정도로 온 몸이 젖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방수 배낭안에도 온통 빗물이었습니다.
다행히 대회현장에서 1만원에 사서 쓴 모자가 이외로 방수도 잘 되고 아주 가벼워서 완주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제주가톨릭마라톤동호회 조끼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수했습니다.
왼손에는 1천원짜리 장갑을 끼고 달렸는데 짜면 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종아리 부상예방용 타이즈는 참 좋았습니다. 100킬로를 달리면서 고양이처럼 쥐를 물리쳐 주었습니다.
저 환희의 기쁨. 너무 기뻐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그 먼길을 달려 주님과 성모님을 만나고 왔다는 기쁨이었습니다.
졸리고, 배 고프고, 팔다리는 아프고, 발의 물집은 괴롭히고, 머리의 헤드랜턴은 고장이 나서 던져버리고...
사진 속에는 안 보이지만 가슴에는 기적의 패를 달고 내내 달렸습니다.
주님 고맙습니다. 보이는 것처럼 앞뒤로 주자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포기해서 그런지 외로운 달리기였습니다.
마지막 골인지점의 오르막길. 주님 만나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출발후 정확히 4시간만인 밤10시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골인할 때까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릎부상용 밴드도 한 몫을 했습니다. 집에서 가져가지 않았으면 완주가 어려웠을 겁니다.
집에서 물품을 준비할 때에 오르막이 많으면 내리막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무릎보호를 위해 가져갔는데
많은 사람들이 무릎통증 때문에 고생하는 모습들을 봤습니다.
골인하니까 완주증과 함께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해서 한방 박았습니다.
자랑스런 월계관도 쓰고~~~조금은 부끄러웠지만 다른 참가자들도 모두 그렇게 하길래 저도 한방 박았습니다.
울트라의 새로운 기분이라고 할까요.
첫댓글 대한민국 김종배미카엘 만세!
제주가톨릭마라톤 미카엘회장 만세!
문순열수산나 서방 종배미카엘 만세!
보시기에 좋습니다.
이제 다른 목표를 정하여 나가야겠지만
인고의 훈련을 이겨낸 아름다운 여정을 깊이 간직하여
가마동을 잘 이끌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