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자취를 찾아 떠나는 여행 - 2010년 춘계정기답사 레포트
20100606 강혜진(姜惠眞)
★ 3박 4일간의 여정
3월 30일부터 4월 2일까지 우리는 백제문화권을 주제로 하여 충청남도와 전라북도를 답사하였다. 나는 한 번도 충청도나 전라도를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출발하기 전부터 설렘과 기대감으로 매우 들떠있었다.
3월 30일 드디어 출발.
가는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릴 것 같았는데 의의로 정말 빠르게 도착해서 신기했다. 첫날 우리가 가기로 되어있는 곳은 태안군, 서산시, 예산군이었다. 처음으로 태안 마애 삼존불과 서산 마애 삼존불을 구경했다. 특히 서산 마애 삼존불은 국사 교과서에서만 봤었는데 실제 내 눈으로 직접 보니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는 보원사지와 예산 화전리 사면석불을 보았다. 화전리 사면석불의 경우에는 몸통부분만이 남아 있어 전체모습을 알 수 없었다는 것이 정말 아쉬웠다. 첫째날 마지막 답사지는 마곡사였다. 마곡사는 정말 오래된 절이라는 게 느껴졌다. 고려의 금당부터 김구 선생이 묵었다던 곳까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절이었다.
둘째날, 3월 31일.
아침부터 비가 계속해서 내렸다. 둘째날의 테마는 공주였다. 공주는 백제의 두 번째 수도로 무령왕릉이 있는 송산리 고분군이 위치한 곳이었다. 벽돌무덤인 무령왕릉은 미적으로 매우 뛰어난 곳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국립공주박물관과 공산성을 갔다. 특히 공산성의 임류각을 올라가는 길은 궂은 날씨와 가파른 언덕으로 인해 정말 힘들었다. 그 다음으로는 석장리 선사유적지, 우금티 전적지, 부소산성, 관북리 백제유적지를 차례로 구경하고 숙소로 이동하였다.
셋째날,
4월 1일에도 역시나 비는 추적추적 내렸다. 셋째날의 테마는 백제의 마지막 수도이자 백제의 부흥을 꾀했던 곳인 부여(사비)였다. 맨 처음으로 무량사를 갔었는데 무량사 극락전의 웅장함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이었다. 그다음 우리가 간 곳은 왕흥사지와 국립부여박물관이었다. 특히나 국립부여박물관에 있는 백제금동대향로는 많은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그 자체에서 내뿜는 기운은 우리로 하여금 금동대향로 앞에서 발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박물관에서 나와 우리는 정림사지, 능산리 고분군, 군수리 사지로 이동하였다. 특히나 이 날 마지막으로 갔었던 궁남지는 운치가 있는 예쁜 정원이었다. 날씨가 맑았더라면 더 예뻤을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마지막 날인 4월 2일.
그나마 날씨가 조금은 맑아져서 다행이었다. 가장 먼저 우리는 전라북도 익산으로 이동해 미륵사지를 방문했다. 미륵사지 석탑을 볼 생각에 기대감이 가득했었는데 지금은 해체, 복원 공사중이라 전체를 볼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다음으로 우리는 익산 왕궁리 유적으로 이동하였다. 그 곳의 전시관에서 들은 여러 가지 설명은 정말 흥미진진했다. 특히나 백제 화장실에 대한 설명은 아직도 기억이 많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개태사를 방문하고 우리는 기나긴 3박 4일의 답사를 마무리 했다.
★ 기억에 남는 답사지
- 마곡사(麻谷寺)
▲마곡사 대광보전 ▲마곡사 5층석탑
나는 이번 답사를 통해서 마곡사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런데 처음 가본 마곡사는 생각보다 너무나 아름다운 절이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자연과 조화가 되어 있는게 뭔가 운치가 느껴졌다. 교수님과 발표자의 설명을 듣기위해 대광보전 앞에 서있었는데, 대광보전은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이 매우 낡아있었다. 1788년에 세워졌다고 했는데 생각보다는 많이 낡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표암 강세황(姜世晃)선생이 썼다는 현판은 글씨 자체에서 힘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우측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대광보전 바로 앞에는 마곡사 5층 석탑이 있었다. 이 탑의 특징은 다른 탑들과는 달리 상륜부에 금속물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원간섭기 라마교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계속해서 보고 있으니 이 탑만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
마곡사는 백범 김구(金九)선생과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김구선생이 명성황후 시해범인 쓰치다를 살해하고 감옥에 갇혔다가 1898년에 탈출, 마곡사에 은신한 적이 있었는데 훗날에 전국 순회를 돌며 마곡사에 다시 들러 그때를 회상하며 기념으로 향나무 한그루를 심었다고 한다.
특히나 마곡사 뒤편으로 돌아가면 보이는 개울은 정말 멋스러웠다. 자연과 어우러진 마곡사의 아름다운 전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감동을 주는 것 같다.
- 공산성(公山城)
비가 내리던 둘째 날, 힘들게 가파른 언덕을 올라 공산성에 도착하였다. 덕분에 신발은 흙투성이가 되었지만 도착해서 임류각에 올라보니 주변 광경이 정말 멋있었다. 성벽이 조선시대에 다시 쌓아진데 반해서 임류각은 백제의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는 전각이라 색달랐던 것 같다. 특히나 교수님께서 시를 읊으시니 더욱 분위기 있었던 것 같다.
공산성은 웅진시대의 수도였던 곳이다. 나중에는 반란군의 거점으로도 쓰였지만 그만큼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했다. 일례로 무왕이 임시수도로 쓰기도 했으며, 나당연합군이 백제에 침입했을 때 의자왕이 피신한 곳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공산성을 둘러보며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비가 많이 와서 다른 곳은 제대로 둘러 볼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특히 꽃이 피면 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도 많이 남는 곳이었다.
- 국립부여박물관 : 백제 금동 대향로(扶餘陵山里出土百濟金銅大香盧)
이번 답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단연 백제 금동 대향로를 꼽을 것이다. 나는 금동 대향로를 2005년 드라마 서동요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향로에서 연기가 나오는 장면을 보고 멋있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했던 기억이 난다.
국립부여박물관은 각 전시실마다 설명도 잘 되어있고 유물들이 잘 전시되어 있었다. 그중 백제 금동대향로는 제 2전시실에 따로 부스를 마련해 전시되어 있었다. 금동대향로를 직접 본 순간, 모두들 너무나 멋있어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이전까지 TV나 사진에서만 보았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위에 찍은 사진에도 그 아름다움이 전부 보여지지 않는 것 같다. 역시 직접 보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느꼈던 순간이었다. 특히나 이 향로가 보여주는 중첩된 산, 다양한 상상의 동물들, 용, 봉황, 연꽃 등은 백제 미술의 아름다움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금동대향로는 7세기 전반 위덕왕이 부친인 성왕을 위해서 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불교와 도교가 혼합된 종교와 유교와 관련된 사상적 복합성까지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답사를 마치며
백제 문화권은 처음 가보는 곳이라 개인적으로 뜻 깊은 답사였다. 백제 문화권을 돌며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성왕과 위덕왕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두 왕이 백제의 중흥을 이끌었고, 많은 유물과 유적을 남겼다는 점을 상기시켜보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답사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이야기하자면 궂은 날씨와 더불어 첫 답사여서 많이 우왕좌왕 했다는 것이다. 추계답사 때는 날씨가 화창했으면 좋겠고, 공부를 많이 해와서 얻어가는 것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