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순전축 10년만에 최대
전출이 전입보다 2877곳 많아
올해도 늘어 3000곳 넘을듯
전출기업 대부분 경기도 行
교통 편리 임대료 등 유리
경기도 신규법인도 증가세
기업의 '서울 엑소더스'가 10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빠져나간(전출) 법인과 서울에 새로 유입된(전입) 법인 차이가 2010년 이후 가장 많았다. 기업 순전출이 많은 추세는 최근 3년간 더욱 두드러졌다. 경기 둔화로 경영 환경이 악화되자 경기도 등 상대적으로 비용이 덜 드는 서울 근료로 기업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
11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전출 상법 법인(주식회사, 유한회사 등)이 전입 법인에 비해 2877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까지 서울시 순전출 법인은 2500개사 정도였지만 2017년 2634개사, 2018년 2698개사를 기록해 증가세를 거듭했다. 올해 1월과 2월에도 서울에서 이탈한 기업이 들어온 기업보다 각각 231곳, 240곳 더 많았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올해 서울시 법인 순전출 규모는 3000개사를 넘어설 수도 있다. 등기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를 빠져나간 기업은 대부분 경기도에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순전입 법인은 2016년까지 2000개사를 밑돌았지만 2017년에는 2050개사,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2197개사와 2278개사였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서울을 빠져나가는 원인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지며 기업 경영환경이 악화된 점을 꼽았다. 기업은 수익성이 악화되면 비용 지출에 더욱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임대료와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비싼 서울에서 사업을 이어나갈 동력이 떨어지는 셈이다. 서울시와 경기도를 연결하는 교통이 개선되며 출퇴근 부담이 줄어들고, 경기도 자체 기반시설이 개선되면서 서울시자 갖는 장점이 희석되는 점도 서울을 떠나는 기업이 늘어나는 이유로 풀이된다.
서울에서는 특히 땅값이 비싼 지역에서 전출 법인이 전입 법인을 크게 앞섰다. 강남구에서는 2017년 981곳, 2018년에는 1296곳, 2019년 1353곳이 순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가 타 지역보다 법인 숫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도 상당히 많은 수치다.
반면 서울 자치구 가운데 성동구는 전입 법인이 전출 법인보다 많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경기 둔화로 기업 입장에서는 임차료 등 비용 지출에 더욱 민감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도 서울 근교와 인프라스트럭처 차이가 줄었고 서울 자체 매련디 떨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경영자들이 서울에서 기업을 유지하는 데 더 이상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결과"라고 밝혔다.
신규 법인 설립을 기준으로 경기도는 서울시를 빠르게 따라잡는 모양새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