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겨울입니다. 벌써 산 중에서는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일도 빈번합니다.
이런 계절을 맞아 오늘은 겨울철 보온요령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자칫하다가는 산 중에서 벌벌 떠는 것 말고도, Hypothermia(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왜 추위를 느낄까요?
추위를 느끼는 이유는 우리 인체에서 발생하는 체열과 피부의 온도 사이에 균형이 깨지기 때문입니다.
즉, 인체에서 발생하는 열이 피부를
통해서 손실되는 열보다 적을 때 우리는 추위를 느끼는 것입니다.
피부 온도가 내려가니까 이를 막으려고 피부가 긴장하여 닭살이 생기고, 동시에
근육이 수축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현상이 바로 벌벌 떨린다는 그것입니다.
그런데, 달리기를 한다든지, 산을 열심히 오른다든지 하는 경우에는 옷을 많이 입지 않아도 추위를 느끼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운동으로
인하여 신체에서 발생하는 열이 겨울철 찬 공기로 인해 외부로 빼앗기는 체열을 충분히 보충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체열을 식히려고
땀이 나는 것입니다.
휴식기에는 왜 더 추울까요?
등산 중에 산 정상에 오르면 쉬게 됩니다. 음식도 먹고 따뜻한 음료도 마십니다.
그런데,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엄청난 추위를 느끼게
됩니다.
스키나 보드를 타고 내려와서 리프트 앞에서 차례를 기다릴 때나 리프트를 타고 산 정상을 향해 오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겨울철에
달리기를 하다가 멈추게 되어도 얼마 있지 않아서 곧 추위를 느낍니다.
그 이유는 먼저 운동 중 과체온 상태에 있는 신체가 휴식기에는 평상 시와 같은 정도의 체열을 생산하기 때문입니다.
신체는 평상 시와 같은
체열을 생산하는데 피부는 그 생산되는 체열보다 많은 열을 외부로 빼앗기기 시작함으로써 드디어 추위를 느끼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피부가 체온을 잃는 메카니즘은 어떤가요?
우선, 아이러니하게도 옷 자체가 열전도체의 역할을 합니다.
냉장고의 생수병을 생각해 봅시다. 냉장고에 생수병을 넣어두면 생수병 속의 물이
차가워집니다. 날진 수통에 쓰이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물병에 물을 채워 냉장고에 넣어 두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이유는 이들 합성수지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열을 전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옷에 쓰는 대부분의 소재는 열전도성을 가집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대기에 의해 옷이 차가워지고 이를 통해 인체는 체열을 빼앗기는 것입니다.
우리가 체온을 잃게 되는 그 다음 요인은 바람 또는 공기입니다.
찬 공기가 옷을 뚫고 들어와서 체온을 빼앗는 것입니다.
찬 공기가 피부와
옷 사이에 있는 더운 공기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체온이 내려가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땀이 체온을 내리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운동 시 과체열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 땀이 납니다.
그런데, 피부나 옷에 남아있는
땀이 강력한 열전도체의 역할을 합니다.
땀은 물입니다. 물은 공기보다 23배나 열전도율이 높습니다.
땀이 체열을 실어서 외부로 배출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땀에 찬 공기가
닫게 되면 엄청난 속도로 체온을 빼앗습니다.
바로 산 정상에서 땀이 마르기 시작하면서 느끼게 되는 엄청난 추위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를 윈드칠
효과(Windchill Effect)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체온을 보호할 수 있나요?
위에서 체온을 잃게 되는 메카니즘을 설명드린 바와 같이, 체온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1. 열전도성이 낮은 물질이나 소재의 옷을
입고,
2. 찬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막고,
3. 땀을 빨리 배출하여 피부와 옷을 건조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옷의 열전도성이 낮다고 하더라도, 옷보다 밀도가 낮은 공기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공기가 면, 울, 실크, 합성섬유보다 나은
절연체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보온을 위해서 선택하는 소재들이 캐쉬미어, 메리노울, 오리털, 플리스, 카시미론솜 등인 것입니다.
이들 소재의
공통적인 특징은 가볍고 부피가 커서 섬유질 사이에 많은 공기를 함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체온을 보호하기 위해서 얇은 옷을 여러벌 껴입는 것이 유리하다는 말도 옷 사이에 공기 절연층을 만들라는 말과 같은 것입니다.
절연층이
많을수록 체온보호에 유리하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 체온 보호에는 방풍기능과 속건 및 땀 배출기능을 가지는 것이 유리합니다.
특히, 산에서와 같이 바람이 강한 곳에서는 특히
이 기능이 중요합니다.
바람막이 옷이 보온에 충분한 것은 아닙니다만, 찬 바람을 막는 것만으로도 체온 유지에는 큰 도움을 줍니다.
겨울철 운동 시 적절한 옷입기는 어떤 것일까요?
1. 먼저 속건성의 베이스레이어를 입을 것을 권유합니다.
최근에는 쿨맥스, 필드센서, 카필린, Lifa 소재의 얇은 내의가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들 의류의 특징은 땀을 빨리 말려준다는
것입니다.
탁텔(서브제로 고소내의) 소재나 메리노울(브린제 고소내의) 소재의 내의는 뛰어난 보온성을 가지긴 하지만, 속건성은 떨어집니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리는 격렬한 운동 시에는 너무 덥고 불쾌하며 바람에 노출될 시 쉽게 추위를 느낍니다.
속건성과 보온성을 동시에 가지는 윈드스토퍼
언더웨어도 있으나 이제는 구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2. 보온성 미들레이어를 착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들레이어로는 플리스(폴라텍 파워스트레치나 플리스 등)가 좋습니다.
메리노울이나 캐쉬미어가 보온에는 탁월하지만, 캐쉬미어는 너무 관리가
어렵고 엄청나게 비쌉니다.
그리고 메리노울 제품도 플리스보다 훨씬 비쌀 뿐만 아니라 무겁습니다.
플리스도 보온력에 따라서 여러 종류가 있으니
소재를 잘 살피시기 바랍니다.
이들 미들레이어의 단점은 바람에 약하다는 것입니다.
3. 하이브리드 미들레이어도 좋은 선택입니다.
베이스레이어와 미들레이어의 특성을 고루 갖춘 신제품도 시장에 출시되고 있습니다.
속건 기능과 함께 보온기능도 가지는 제품들입니다.
여기에는
윈드스토퍼 N2S, 써모파워, 미드제로 등의 소재를 사용한 제품들이 해당됩니다.
이들 소재는 대부분 원단의 안쪽에 플리스 조직을 접착한 형태를
가집니다.
그러나 접착된 플리스 조직이 상대적으로 얇기 때문에 두툼한 공기절연층으로 인한 강력한 보온력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에 가볍고
활동이 편합니다.
4. 방수 또는 방풍기능의 아우터레이어를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비나 눈이 심하게 오거나 눈밭을 구를 일이 없다면, 고어텍스와 같은 방수의류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대신에 방풍기능과 적절한
침수지연기능(water-resistant)을 가지는 윈드스토퍼나 윈드블록, 에픽, 파워쉴드, 쉘러 WB-400 등 소재의 옷을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이 중에서 윈드스토퍼 소프트쉘과 파워쉴드 그리고 WB-400은 방풍기능 이외에도 보온기능도 가집니다.
따라서 이들 의류도 하이브리드로
분류됩니다.
어지간히 추운 날씨에는 미들레이어와 아우터레이어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이지요.
안감으로 플리스가 쓰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강한 추위에 베이스레이어 한 장 위에 이 옷을 입는 것만으로는 보온층이 조금 부족합니다.
이 경우 안쪽에 플리스 스웨터를 하나 더 껴입거나, 겉에 고어텍스 같은 자켓을 껴입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체온이 급격히
내려가는 휴식기에는 거위털 자켓과 같은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땀이 나지 않는 상황이라면 거위털 자켓만한 보온의류도 없으니까요.
나에게 적절한 의류는 어떤 것일까요?
사람에 따라서 추위를 느끼는 정도도 다르고, 운동 시 땀을 흘리는 정도도 다릅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운동 조건이 다릅니다.
격렬하고
장시간에 걸친 운동을 즐기시는 분들이 계신 반면에 가볍게 운동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또한 기후 조건도 다릅니다. 영하 5도 이하의 기온에서
운동을 즐기시는 분들도 계시고, 한 겨울에 야간 산행이나 스키를 즐기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므로 일률적으로 이렇게 옷을 입어야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보편적인 가이드라인은 있을 수 있습니다.
겨울철 의류는
어떻게 조합하더라도 방풍 또는 방수, 보온, 투습 및 속건 기능을 가져야 합니다.
의류 한 두 점으로 이러한 기능을 한꺼번에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의류를 적절히 조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같은 기능을 가진다면 옷은 얇고 가벼울수록 좋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되도록 적은 수의 옷을 껴입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만큼 에너지의
소비도 줄고 운동능력이나 활동성도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위에 소개된 의류들 중에서 2~3개 정도면 국내에서 영하의 기온에서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는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격렬한 운동 시에는 두 벌로 충분하고 추워지면 한 겹 정도를 더 껴입는 것입니다.
그리고 머리와 손을 보호하는 모자와 장갑은 필수입니다.
특히, 모자는 체열을 보호하는데 아주 긴요합니다. 체열의 50%가 머리를 통해서
배출되니까요.
한 겨울에 모자 하나만 더 써도 훨씬 따스해짐을 느끼실 겁니다.
그리고 장갑도 여유가 된다면 보온과 방풍, 그리고 투습기능이
가능한 것으로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장갑을 껴서 보온이 되는 건 좋은데, 땀이 차서 불쾌해지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첫댓글 넵~~^^
좋은글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