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비겨 불안한 출발을 한 한국축구대표팀이 제12회 아시아축구선수권
대회(아시안컵) 골키퍼 운영방안을 확정했다.
허정무 감독이 골문을 튼튼히 막기 위해 채택한 방식은 ‘더블 캐스팅 작
전’.서로 장단점이 확연한 만큼 주전 GK를 정하지 않고 상대 팀에 따라 골
라 쓰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허 감독이 평가하는 이운재(27·상무)는 현재 국내 최고의 GK.오랫동안 ‘
꽁지머리’ 김병지(30·울산 현대)에게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순발력에
바탕을 둔 방어력은 단연 최고라고 치켜세우고 있다.또 김용대(21·연세대)
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노련미까지 갖춰 어려운 상황에서의 듬직함이 엿보
인다.13일 첫 경기인 중국전을 끝내자마자 쿠웨이트전 구상과 선발라인업을
묻는 기자들에게 가장 먼저 확실하게 꼽아준 포지션이 바로 GK였고 이운재였
다는 점에서 그의 위기관리에 거는 허 감독의 기대를 읽을 수 있다.
김용대 역시 허 감독이 2002월드컵까지 내다보고 키우고 있는 유망주.이운
재(182㎝)보다 4㎝ 정도 키가 커 헤딩볼 등 공중방어력이 뛰어나다.지난 13
일 한국의 첫 경기인 중국전에 김용대 카드를 먼저 빼어든 것도 김용대의 공
중볼 처리능력을 믿기 때문이다.
두 선수도 이런 감독의 의중을 읽은 듯 불만은 없다.“언제 선발로 투입될
지는 모르지만 믿고 맡겨주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운재나 시드니올
림픽 스페인전 참패 이후 독이 오른 김용대 모두 최선을 다할 것임을 다짐한
다.
새가 두개의 날개로 날 듯 두 명의 GK로 골문의 균형을 잡으려는 허 감독
의 구상.과연 일본·이란 등을 넘어서 40년 만의 아시안컵 탈환목표를 이룰
수 있을 지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