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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읽을 만한 신간 30권
1. 자본론 공부
김수행 교수가 들려주는 자본론 이야기
<자본론 공부>는 한국의 마르크스 경제학자를 대표하는 김수행 서울대 교수의 <자본론>특강을 엮은 책이다.
김 교수는 방대한 분량의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알기 쉽게 강의했다. 도표와 그림을 통해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한국 사회의 현실과 세계 경제의 상황을 대입해 고전을 현재의 시간대로 끌어올렸다.
책으로 집필하는 과정에서는 <자본론>의 중요한 구절들도 곳곳에 소개하는 등 한층 더 신경을 썼다. 또 현재의 한국 사회와 세계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들어 그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사회를 어떻게 찬양했고 어떻게 비판했는가를 이야기한다. 동시에 “미래 사회의 태아를 자본주의가 잉태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에 주목할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자본론>을 읽어야 지금의 현실을 올바로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래의 새로운 사회를 바라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2. 대화편, 플라톤의 국가란 무엇인가
올바른 국가와 행복한 삶의 조건
<대화편, 플라톤의 국가란 무엇인가>는 플라톤의 사상과 일생을 플라톤이 살던 시대의 방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 허용우는 서양 사상과 학문의 수원지라 할 수 있는 플라톤을 십대들과 어떻게 읽을지 오랫동안 연구하다 이 책을 내게 됐다.
이 책은 플라톤의 일생을 한 편의 소설처럼 펼쳐 보인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죽음 이후 이집트와 소아시아, 이탈리아 등을 13년 동안 여행하며 피타고라스 학파와 파르메니데스의 후예들을 만난다. 그러고는 아테네에 돌아와 아카데미아를 세우고 평생 진리를 탐구했다.
저자는 플라톤이 그랬듯이 문답(대화)를 통해, 때로는 편지, 독백 등 다양한 형식으로 진리와 인식 가능성, 행복과 사랑, 특히 국가란 무엇인지 등을 탐구해 나간다. 특히 충분한 숙고 없이 휩쓸려 잘못된 정치가에게 권력을 준 대가로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다는 플라톤의 날카로운 비판은 너무나 현실적이라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3. 렌즈 속의 인류
민족지영화란 무엇인가
<렌즈 속의 인류>는 민족지영화의 이론과 실제, 그리고 그 거장들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분석한 국내 최초의 저술서다. 민족지는 현지조사를 바탕으로 특정 사회 집단의 삶의 양태나 문화에 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기술한 글이라고 한다면, 민족지영화는 같은 내용을 영상으로 옮긴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이기중 전남대 교수는 2004년에서 2013년까지 10년에 걸쳐 탐구한 민족지영화 다섯 거장, 장 루시, 존 마셜, 로버트 가드너, 티머시 애시, 데이비드 맥두걸의 생애와 인류학적 기반, 그들의 주요 작품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민족지영화는 역사가 오래됏을 뿐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새로운 민족지영화가 만들어지고 민족지영화제를 통해 상영되고 있다”며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장르인 민족지영화의 개념, 이론, 인류학적 방법론, 제작 방법 등에 대해 인류학이나 영화 이론을 잘 아는 사람부터 영화에 관심이 있는 초심자에 이르기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히 설명한다.
4. 프리덤 서머, 1964
자유와 정의, 민권운동의 이정표
<프리덤 서머, 1964>는 인종차별 투쟁에 나선 백인 청년들의 ‘프리덤 서머’ 활동을 소개하는 책이다.
미시시피는 인종차별이 심한 남부 중에서도 가장 심한 곳이었다. 다른 주의 흑인 투표율은 50퍼센트가 넘었지만 유독 미시시피만은 7퍼센트도 안 됐다. 흑인을 정치권력에서 배제하기 위해 미시시피 백인이 얼마나 극악무도하게 날뛰었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1964년 여름, 그야말로 모든 것을 걸고, 목숨까지 걸고 수많은 백인 청년학생들이 미시시피로 가는 버스 앞에 섰다. 미국 전역에서 자원한 700명이 넘는 대학생은 인종분리와 백인우월주의, KKK의 본거지인 남부로 가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미시시피에서 활동하는 흑인 민권운동가들과 결합한다. 머나먼 미시시피로 내려가 흑인을 유권자로 등록시키고 자유학교를 열어 흑인 아이들을 교육했다. 가난한 흑인의 판잣집에 머물며 질퍽한 흙길을 걸어 자유와 평등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듬해인 1965년, 흑인투표권법이 통과됐다. 여섯 달 안에 미시시피 흑인의 60퍼센트가 투표할 수 있었다. 그리고 43년이 지나 미국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앤드루 굿먼, 제임스 체이니, 마이클 슈워너, 이 활동가 세 명이 실종됐고, KKK에 살해된 것으로 추정됐다.
세 청년의 죽음은 미국을 들끓게 했고, FBI 요원이 파견되고 CIA가 조사에 착수했다. 세 사람의 실종에 대해 마지못해 이뤄지는 FBI의 수사 과정은 이 책에서 액자구조로 전개된다.
5. 포스트모더니즘:마르크스주의의 비판
자유와 정의, 민권운동의 이정표
<포스트모더니즘:마르크스주의의 비판>은 철학과 사회이론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의 주요 주장들을 하나하나 비판하고, 이런 이론들을 역사적으로 살핀다.
저자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서로 다른 문화적 흐름 세 가지가 수렴된 것으로 본다. 첫째 푸코, 데리다, 들뢰즈 같은 포스트구조주의 철학자들의 계몽주의 비판. 둘째 난관에 봉착한 모더니즘 예술을 새로운 예술형식이 대체했다고 보는 견해. 셋째 마르크스가 분석했던 산업자본주의와 근본적으로 다른 포스트산업사회가 도래했다는 주장이다.
이 책은 이런 주장들을 모두 문제 삼고 비판한다. 포스트구조주의의 관념론적 비합리주의에 도전하고, 포스트모더니즘 예술과 모더니즘 예술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최근의 사회경제적 발전으로 고전적 자본축적 패턴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는 생각을 거부한다.
저자는 서구의 1968세대가 정치적 환멸에 빠져 혁명을 포기하고 전문관리직 '신중간계급'이 돼 체제 내화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본다. 따라서 포스트모더니즘은 무슨 대단한 사상적, 문화적 현상이라기보다는 1968세대의 정치적 좌절과 사회적 지위 상승의 징후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주장한다.
6. 국가 없는 사회
카페에서 만난 어느 아나키스트와의 대화
<국가 없는 사회>는 아나키스트 조르조가 어느 모퉁이 카페에서 열일곱 밤에 걸쳐 다양한 인물들과 국가와 사회에 관해 논쟁한 얘기를 묶었다. 이 책은 1897년부터 1920년까지, 23년에 걸쳐 이탈리아 아나키스트인 에리코 말라테스타가 수배와 구속을 거듭 겪으며 집필한 원고들로, 카페에서 우연히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는 형식으로 씌어졌다.
이 책의 집필 목적은 분명하다. 인민이 스스로 힘을 기르고, 생활의 수단을 가지고, 사회를 구성하자는 점을 설득하고 그러한 운동을 선전하기 위해서다. 저자는 이 목적을 위해 읽기 쉬운 대화 형식으로 글을 썼고, 다양한 입장을 대변하면서 아나키스트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치안판사, 부르주아지, 노동자, 자영업자, 공화주의자, 대학생, 군인 등을 대화 상대로 등장시켜 말을 시킨다.
이 책은 자본주의와 중앙집권화된 국가가 미치는 폭력의 정점에 사는 우리에게 무엇이 사회의 근본인지를 잘 보여준다.세월호 참사로 국가 혹은 정부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가 가득한 때에, 우리가 바라고 만들어나갈 수 있는 새로운 사회 시스템에 대한 실천적인 비전을 담았다.
에리코 말라테스타라는 일찍이 학교를 떠나 혁명가의 길을 걸었고 여러 차례 감옥살이를 했으며, 무장봉기를 이끈 지도자, 총파업을 꿈꾸며 인민을 조직한 활동가이면서 평생 일을 멈추지 않은 노동자였다. 바쿠닌, 크로포트킨, 엠마 골드만과 함께 아나키즘 운동을 이끌었고, 사상과 행동, 설교와 실천이 일치하는 혁명가이자 상냥하고 따뜻한 심성의 인간으로 알려지고 있다.
7. 타자를 위한 경제는 있다
타자들과 공존하기 위한 경제 탈환 프로젝트
<타자를 위한 경제는 있다>는 한국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대안경제들을 분야별로 정리한다. 이를 테면 공동체 경제, 협동조합, 공동주택 등 대안경제와 관련된 담론들이다. 이 책은 대안경제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일종의 교과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들은 타자들과 공존하는 경제, 타자를 위한 경제를 만들기 위해 경제를 탈환하자고 주장한다. 자본주의라는 주류 경제시스템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기득권 집단으로부터 경제의 주도권을 되찾아오자는 것이다.
이들은 경제를 되찾아오기 위해서는 우선 경제의 프레임을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물속에 잠긴 경제의 다양한 형태들(비자본주의 기업, 소비자 협동조합, 물물교환, 자원봉사 등)을 경제라는 프레임 속으로 적극적으로 끌고 들어올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각각 노동, 기업, 시장, 재산, 금융을 탈환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실제 사례를 보여준다. 이어 기존의 주류적인 이해 방식에 대한 프레임을 바꿀 수 있는 방법들도 소개한다.
8. 싸가지 없는 진보
진보의 최후 집권 전략
<싸가지 없는 진보>는 강준만 교수가 제시한 집권전략이다. 상대편을 존중하는 마음과 자세의 터전 위에 서야만 민심을 제대로 읽는 눈이 트여 집권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집권 후에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
강 교수는 ‘싸가지 있는 정치’를 내세우는 이유는 ‘싸가지 문제’가 선거는 물론 평소의 정치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좋은 정책과 이념이라도, 싸가지 없게 행한다면 유권자들은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싸가지 문제를 요약하면 ‘무례함, 도덕적 우월감, 언행 불일치’ 등을 말한다. 즉 상대에게 모멸감을 주는 행위, 담론에만 집중한 나머지 예의를 벗어난 표현, 위에서 내려다보듯 가르치려는 태도, 왜 진보를 좋아하지 않고 보수에 표를 찍냐고 호통치는 듯한 자세, 의견이 맞지 않으면 동료에게도 상처를 주고야 마는 행위, 번드르하게 말해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 입장을 바꾸는 태도 등이다.
9. 사회과학의 철학
사회과학의 의미와 목적
<사회과학의 철학>은 사회과학이 무엇인지 묻거나 대답하기 전에 과학이 무엇인지, 특히 자연과학이 무엇인지 묻는다.
사회과학은 인간 사회의 여러 현상을 체계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이다. 하지만 ‘사회과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 그 질문은 단순히 사회과학적인 것이 아니게 된다. 그 질문은 철학적인 것이 된다. 사회과학의 본질, 다른 학문과 사회과학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 등에 관한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 책이 알려주려는 이야기다.
이 책은 ‘과학’이 무엇인지 규정하려는 여러 철학적 시도들을 고찰하고 평가한다. 많은 사람들은 사회과학은 주관적이고 가치나 문화에 영향을 받지만 자연과학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자연과학은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이기만 한 활동인가? 이렇게 각각의 활동을 비교하고 규명하는 과정에서 ‘과학’이 무엇인지에 관한 더 본질적인 물음에 다가설 수밖에 없다.
10. 노동에 대한 새로운 철학
노동은 도구가 아니라 실천
<노동에 대한 새로운 철학>은 우리의 일과 삶을 돌아볼 수 있는 독특한 철학서다. 우리나라 고용노동부의 2014년 구호는 바로 ‘일家양득-일과 삶의 밸런스’다. 하지만 저자는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구호에 대해 ‘헛소리’라고 말한다.
저자는 역사 속 노동 이야기에서부터 자신의 철학을 풀어나간다. <성경>의 창세기, 석기시대, 고대 그리스, 초기 기독교 공동체, 중세 수도원, 산업혁명, 19세기 계급투쟁, 테일러주의, 포드주의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인간이 “노동”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이해하고 행해왔는지 그 변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저자는 노동을 충분한 수입, 멋진 휴가, 새 자동차 같은 것들로 보는 사람은 노동의 가치를 낮게 생각한다고 지적한다. 노동을 목적을 위한 도구(수단)로 보는 시선을 거부하고, 노동을 좋은 삶에 기여하는 살아 있는 실천으로 본다. 즉 노동 없이는 좋은 삶도 없다는 의미다.
저자는 쓸모는 있지만 내 꿈이나 목표만큼은 중요하지 않은 것,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는 이 노동=도구라는 공식이 일을 삶과 구별 짓게 하는 주범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노동이 없는 삶의 가능성들을 찾기보다는 우선적으로 좋은 노동을 만들어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11. 김구 청문회 1, 2
독립운동가 김구의 정직한 이력서
<김구 청문회>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최고의 독립영웅이자, 정치가이며, 비운의 주인공이었던 백범 김구를 이야기한다.
김구는 우(右)에서는 김일성 등 빨갱이와 내통했다며 좌로 몰리고, 좌(左)에서는 극우로 몰리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저자 김상구는 김구가 공산주의와 내통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중도파로서 좌와 우의 통합을 위해 한평생을 바쳤다는 찬사도 걷어 들여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이 책은 과거시험에 낙방하고, 스스로(?) 동학의 접주로 활동했던 구한말과 일본인 스치다를 살해하고 사형집행 직전까지 갖던 시절, 탈옥을 한 이후 망명생활과 한때 도산 안창호에게 임시정부에 문지기라도 시켜달라고 했던 그 유명한 인사청탁 때와 김구가 주석으로 임시정부를 이끌던 시절, 해방 이후 이승만과의 갈등과 협력관계, 그리고 안두희에게 저격당하던 순간들과 사후 김구가 민족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하는 장면들을 다룬다.
저자는 개인적으로 왜 김구가 각종 독립운동과 독립선언서에 그의 이름이 없었는지 의아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을 만들면서 그 의문의 상당부분은 풀렸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김구에 대한 비판을 시작함으로써 일제 강점기와 해방공간에서 그가 선택한 길이 최선의 길이었는지 다시금 묻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랐다.
12. 빨간 기와집
일본군 위안부가 된 한국 여성 이야기
<빨간 기와집>은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배봉기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책에 따르면 배 할머니는 가난한 집의 딸로 태어나 남의집살이를 전전하던 중에 ‘일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데’, ‘나무 밑에 누워 입을 벌리고 있으면 저절로 바나나가 떨어지는 데’가 있다는 ‘여자 소개꾼’의 말에 속아 자신도 모르는 새 위안부의 길에 들어섰다. 1944년 가을 도카시키 섬으로 끌려가 ‘빨간 기와집’이던 위안소에서 성노예가 됐으며 패전 후 일본에서 잘려 나간 오키나와에서 아메리카 세상이라 불리던 시대를 살았다. 할머니는 1972년에 오키나와가 일본 땅으로 복귀되자 불법체류자 취급을 받고 강제퇴거 대상이 됐다. 3년의 유예기간 안에 신청하면 특별 체류 허가를 내주는 조치가 취해져, 출입국관리사무소 담당관의 취조를 받다 위안부로 끌려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시 말하면 특별 체류 허가를 받는 대가로 ‘전 위안부’의 증언자로서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 책은 과장 없이, 꾸밈도 없이 배봉기 할머니의 고지식할 정도로 솔직한 증언에 힘입어 1987년에 제작됐다.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이 살아 있는데도 일본은 사죄와 배상은커녕 역사를 부정하는 억지를 쓰고 있다. 전쟁이 끝나고 70년 가까이 흘렀지만 할머니들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우리가 배봉기 할머니의 삶을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13. 제자백가, 공동체를 말하다
관중에서 한비자까지
<제자백가, 공동체를 말하다>는 오늘의 관점으로 제자백가의 정치사상을 이야기한다. 전쟁의 소용돌이에 몸서리치던 춘추전국시대. 커다란 위기와 변화가 몰아치던 난세를 극복하고 새로운 공동체(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사상가들이 던진 승부수를 소개한다.
이 책은 유가, 묵가, 법가, 도가 등 정형화된 범주에 갇힌 동양철학의 틀을 깨고, 새로운 현실(사회)을 구성하려는 능동적인 정치사상으로서의 제자백가 사상을 새로이 조명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제자백가 공부가 심심하고 재미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공자, 맹자 등 지나친 유가 중심의 공부와, ‘가’로 범주화된 공부에 치우쳐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 책에 따르면 실제 춘추전국시대에는 ‘가’로 범주화된 분류 자체가 없었으며, 다만 사상가들이 홀로 각자 치열하게 사유하며 경쟁의 장에서 활약했을 뿐이다.
그래서 저자는 역사적 시간 순서대로, 그리고 사상가 한 사람 한 사람씩, 그들 사이의 차이와 개성을 분명히 직시하고 그 역사적 배경을 살피면서 제자백가 사상을 ‘있는 그대로’ 이해할 것을 주장한다. 그리고 각 사상가가 앞선 선배 사상가들의 무엇을 계승하고 극복하려 했는지 그 고민도 함께 살펴보면 더욱 재미있는 공부가 될 것이고 조언한다.
14. 우리는 소박하게 산다
느리고 단순한 삶은 어떻게 행복이 되는가
<우리는 소박하게 산다>는 수세기에 걸쳐서 발표된 소박함에 관한 주옥같은 글들과 현재 소박한 삶을 살고 있는 지성인들의 글을 묶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소박함으로 대변되는 문화를 건설하려고 노력한다. 그 안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좀 더 소박하게 살기를 바란다. 소비를 줄이고,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인생에서 보다 중요한 것들을 위한 시간을 내면서 말이다.
이 책은 소박함은 개인의 선택인 동시에, 문명사회의 선택이어야 하고, 전 인류가 지향해야 할 가치라고 주장한다. 아무리 획기적인 에너지와 교통수단의 혁신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우리가 지구를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적인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면, 우리는 생활방식과 소비행태에 급진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는 것.
아울러 소박함은 우리가 스스로의 삶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고, 주류사회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이라고 강조한다. 지금의 사회를 지배하는 가치는 우리에게 결과나 책임에 상관없이 최고, 승리자가 되기 위해 투쟁하라고 말하지만 욕심을 버리면 정말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15. 아빠가 필요한 순간들
아빠만이 할 수 있는 인생 멘토링
<아빠가 필요한 순간들>은 여기태 인천대 교수가 10년간 부정으로 써내려간 감동적인 실천 육아 일기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학자로서는 성과를 인정받았지만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버지들과 마찬가지로 자녀교육에서는 주변인으로만 살았다고 고백한다. 아이의 기저귀 한 번 갈아준 적 없이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가족을 위한 일이라 생각해 일에만 매달려 살았다는 것.
하지만 저자는 아이들과 함께 해외체류 생활을 거치면서 달라진다. 아이에게 다가갈 계기를 만들고 아이와 눈을 맞추다 보니, 그동안 아이에게 필요했던 아빠의 자리를 무던히도 외면하고 살았던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 그리고 저자는 ‘아빠는 아이 인생의 대선배이자 첫 번째 멘토’라는 깨달음을 얻고 아빠가 꼭 필요한 순간들에 적절한 조언으로 아이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든든한 조언자로 거듭나게 된다.
저자는 아이가 힘든 순간에 아빠의 목소리를 떠올리는 것, 그것이 아빠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 조언한다. 또 자녀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부모의 도움으로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도움 없이 잘 사는 것이기에, 아이가 인생을 살면서 넘을 굽이길을 현명하게 잘 넘어갈 수 있도록 좋은 습관을 몸에 붙일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16. 힘들 때 꺼내 보는 아버지의 편지
세상에 맞서는 용기와 지혜
<힘들 때 꺼내 보는 아버지의 편지>는 말기암으로 죽음에 이른 아버지가 아이들을 위해 쓴 편지다. 저자 마크 웨버는 아내, 세 아들과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전투를 치러나가지만 결국 살아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고 이 편지를 쓰게 됐다.
이 책은 아버지 없이 자라게 될 아이들이 세상살이에 힘들고 지칠 때, 자신의 편지를 보며 상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부정이다.
저자는 세 아이를 위해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가 된 지금까지 경험했던 다양한 일화를 바탕으로 삶의 진정한 의미와 이를 대하는 자세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수없이 이어지는 에피소드는 인생의 깊은 통찰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살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순간이 엄청난 추억이나 가르침으로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예를 들면 저자가 교생으로서 남북전쟁에 대한 수업을 할 때, 한 아이가 “깜둥이들을 다 죽여버려요”라는 말을 내뱉는 사건이 벌어진다. 인종주의적 발언에 화가 난 그는 아이를 교장실로 쫓아냈고 결국 학생은 정학 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며칠 뒤 교육구청장으로 인해 정학은 취소됐고 오히려 그가 학생들에게 잘못된 처분을 내렸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만다. 그 아이의 어머니가 학교 이사회의 회장이었던 것이다. 정식 교사가 아니었던 그는 교생으로서의 일만 대충 마무리하고 떠날 것인가, 아니면 이를 바로잡을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다 후자를 택한다. 진실을 밝혀달라는 그의 끈질긴 요구에 교육구청장은 결국 그를 해고한다. 그는 이 사건을 통해 부조리함에 대항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해고 직전까지 갈 정도로 밀어붙인 것에 대해 반성을 한다. 과감하고 용기 있는 행동이 ‘양날의 검’일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17. 리더의 편견
최고의 리더들이 최악의 결정을 내리는 8가지 편견의 덫
<리더의 편견>은 편견에 사로잡힌 리더는 기업과 조직 전체를 위험에 빠뜨린다고 경고한다.
세계적인 조직 심리학자이자 변화전문가인 미나 투레이싱험은 수많은 리더와 수십 년 이상 일하면서, 아무리 뛰어난 리더라도 늘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게 됐다. 그들의 비판적 사고능력이나 지적능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경우 사고과정에 뿌리 깊이 얽혀 있는 보이지 않는 덫을 조심하지 않았으며, 현재 자신의 생각이나 기대와 맞아떨어지는 정보만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는 것. 그로 인해 리더의 자리나 기업의 운명이 위험에 노출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 책에서는 리더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8가지의 대표적인 편견과 착각을 소개한다. 저자가 직접 관찰하고 연구한 수많은 실제 사례를 통해 리더의 편견이 조직에 남기는 치명적인 결과를 보여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한다.
판단의 오류를 만드는 8가지 편견은 기억, 경험, 낙관주의, 두려움, 야망, 애착, 가치관, 권력이다.
18. 여자 없는 남자들
중년 남자의 고독과 회한
<여자 없는 남자들>은 일본 출간 당시 예약판매로만 3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소설집이다.
이 책은 때로는 잔혹동화를 연상시키는 비현실적 상상력을, 때로는 청춘의 기억을 건드리는 섬세한 감성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어왔다. 예전 작품들과 비교해 현실적이고 진중한 분위기가 강하며, 남녀를 비롯한 인간관계의 깊은 지점을 훨씬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여자 없는 남자들'이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써내려간 여섯 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소설에는 제목 그대로 연인이나 아내로서의 여성이 부재하거나 상실된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모두 중년 남성들이다. 병으로 인해 사별하거나(드라이브 마이 카), 외도 사실을 알게 돼 이혼하고(기노), 본인의 뜻으로 일부러 깊은 관계를 피하는 경우도 있으며(독립기관), 혹은 이유도 모르는 채 타의로 외부와 단절되기도 한다(셰에라자드).
이밖에도 이 책에는 프란츠 카프카의 걸작 <변신>의 독특한 오마주이자 해외 판본에만 특별히 수록되는 단편 '사랑하는 잠자'와 대학 시절을 회상하는 구성의 '예스터데이'이 수록돼 있다.
19. 다른 차원으로 가는 문
상처받은 대한민국에게 주는 위로
<다른 차원으로 가는 문>은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소설이다. 사랑을 표현하는 순간, 용서를 구하는 순간, 나 자신을 구하는 순간, 생명을 책임지는 순간. 이 책은 그 순간에 대해 말한다.
이 소설은 21세 젊은 여성 이주희가 썼다. 자살을 시도한 이주희는 ‘골든타임’ 내에 병원에 실려 갈 수 있었다. 그리고 가족의 사랑으로 15일만에 코마(혼수)상태 속에서 깨어나는 기적이 일어났다. 더 큰 기적은 주희가 비로소 자신을 사랑할 줄 알게 된 것. 주희는 엄청난 고통이 동반하는 재활훈련을 마치고 드디어 걷게 됐다. 골든타임이 주희를 살렸고, 재활을 위해 고통과 싸워서 이겨내야 하는 시간을 주희는 해냈다.
자기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된 주희는 사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사랑은 순탄하지 않다. 주희가 선택한 남자 재영이는 시한부 삶을 선고 받고 죽음을 향해 내달려간다. 하지만 재영이가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은 남다르다. 그는 죽음을 피해가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명이 남아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 땅에 살아남을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해주고 떠난다.
이 책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유가족의 주위에서 함께 싸우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이들의 죽음에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것이다.
20. 엄마 냄새 참 좋다
장애인 엄마, 고등학생 엄마, 철거민 엄마 이야기
<엄마 냄새 참 좋다>는 만화가 유승하의 첫 작품집이다. 저자는 1994년 데뷔해 20년간 만화가로 활동하며 <십시일反> <사이시옷> <내가 살던 용산> <섬과 섬을 잇다> 등에 참여했으며, 여성 문제, 소수자 문제, 인권 문제에 대한 남다른 감수성과 만화적 상상력을 접목한 작품을 발표해왔다.
저자는 다양한 사회문제와 적대적인 사회에서 생존하려 애쓰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용산 철거민, 비혼모, 장애인 인권운동가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나혜석, 허난설헌, 강주룡 같은 시대를 앞서나간 역사 속 여성을 통해 당시와 지금의 여성 문제를 비교한다.
그러나 ‘여자’라는 하나의 정체성으로만 대상을 규정하지 않는다. 한사람 한사람의 이야기에 온 마음으로 공감하면서 귀 기울인다. 철거민, 비혼모, 장애인, 일하는 엄마, 전업주부 엄마 등 각자의 사연을 지닌 개인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은 ‘요즘 만화’처럼 세련되지 않다. 오히려 투박하거나 전통적이라고 말할 만하다. 하지만 처음에는 낯설 수도 있는 그림은 들여다볼수록 울림이 배가되고 커진다.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부담 없이 읽을 만한 책이다.
21.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팔레스타인 시인이 쓴 추방의 기록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고향 라말라에서 추방당한 팔레스타인 시인 무리드 바르구티가 쓴 책이다.
라말라는 요르단 강 서안 지구의 중심 도시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이른바 ‘6일 전쟁’)이 발발해 이스라엘에 점령되면서 해외에 나가 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귀환할 수 없게 됐다. 사람들의 왕래는 물론 자치마저 통제됐을 뿐만 아니라, 시 외곽에 이스라엘 정착촌이 건설되면서 도시의 확장을 가로막았다.
예루살렘 북쪽으로 1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이 도시에는 현재 자치정부가 수립돼 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독립국가가 출범하면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삼으려고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서예루살렘에 만족하지 않고 동예루살렘에서도 사실상 점령을 유지하면서 라말라가 ‘나라 아닌 나라의 수도 아닌 수도’ 노릇을 하고 있다.
저자는 라말라에서 태어나 청소년기를 그곳에서 보냈다. 그러다가 이집트 카이로에서 유학하던 중 1967년 전쟁을 맞아 국경은 막혔고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난민 신분이 되어 카이로에서 대학을 나와 시인으로 살던 그는 이집트 여성을 아내로 맞아 이집트에 정착했다. 하지만 1980년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고 자국 내 팔레스타인 망명 단체 및 운동가들을 추방하면서, 바르구티는 아내와 돌배기 어린 아들을 카이로에 남겨둔 채, 이집트에서마저 쫓겨나 세상을 떠돈다.
이 책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현실’을 가장 실존적으로 보여 준다.
22. 제르미날 1, 2
에밀졸라 문학의 최정점
<제르미날>은 자연주의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대문호 에밀 졸라의 장편소설이다.
이 소설은 프랑스 북부의 한 탄광촌을 배경으로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의 모습과 그들의 저항, 투쟁을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한 자연주의 문학의 걸작으로, 노동자계급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최초의 소설이다.
졸라는 이 소설을 준비하면서 극심한 폐소공포증에도 불구하고 675미터 아래 땅속까지 내려가 갱도 내의 상황을 세밀하게 살펴보았다고 한다.
이 소설은 에티엔-카트린-샤발이 이루는 삼각관계로 소설의 재미를 부여한다. 동시에 소설 곳곳에 상징과 은유를 포진시켜 작품의 예술적 감동을 높였다. 예를 들면 탄광은 괴물, 미궁, 지옥에 비유하고 희망 없는 노동을 하는 광부는 인간과 짐승의 중간쯤 되는 존재로 그린다.
이 작품의 출간 후 평단과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졸라의 장례식에서 광부 대표단이 세 시간 넘게 묘혈 앞을 돌면서 "제르미날"을 연호한 것은 노동자들이 이 위대한 리얼리스트에게 품고 있던 경의를 반증한다.
23. 아틸라 요제프 시선:일곱 번째 사람
헝가리 민중시인이 그려낸 노동자 계급의 삶
<아틸라 요제프 시선:일곱 번째 사람>는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헝가리의 위대한 민중시인 아틸라 요제프의 시집이다.
시인은 일곱 살 때 첫 시집 <아름다운의 구걸인>에 이어 여섯 편의 시집을 냈다. 하지만 서른두 살로 요절할 때까지 신문팔이, 행상, 청소부, 선박 급사, 건설인부, 배달원, 속기사, 번역가 등 수많은 직업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시인은 평생 가난과 외로움, 고통에 시달렸던 개인적인 체험에 근거해 노동자 계급의 삶을 시로 그려냈다.
시선집의 서문은 심보선 시인이 썼고, 번역은 전문 번역가 공진호가 맡아 요제프가 추구한 헝가리 시의 전통적 운율과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이 시집에는 <일곱 번째 사람>, <노동자여>, <노크하지 말고>, <마지막 전투> 등 인도주의적이고 서정적인 40편의 명시와 40여 점에 달하는 사진과 삽화, 요제프의 자기소개서 등으로 구성돼 있다.
24. 마음
죽음에서 건져낸 삶의 희망
<마음>은 일본에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고민하는 힘>의 저자 강상중 교수가 쓴 소설이다.
이 소설은 죽음과 삶, 사랑과 인간관계, 인간이라는 혼돈, 자연과 개발의 아이러니 등에 관련한 퍼즐을 풀어내며 구원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지진으로 바닷속으로 휩쓸려간 시신 인양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인명 구조 요원이 일하면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장면들을 통해 삶과 죽음, 구원과 치유, 희망를 전한다.
저자는 가까운 사람의 느닷없는 죽음을 맞닥뜨리고 겪는 개인적 아픔과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수많은 죽음을 아울러 죽음과 삶의 관계를 깊숙하고 밀도 높게 파고든다. 동일본대지진 현장을 직접 취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대지진으로 목숨을 잃어버린 사람들, 살아남은 사람들의 아픔과 사연을 이 소설에 담아냈다.
이 책은 죽음으로 인한 고통, 구원과 치유, 그리고 살아남은 것에 대한 절박한 물음을 던지며 동일본대지진으로 상처받은 수많은 일본인들에게 위로가 됐고, 30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25. 내 이름은 팬더댄스2
난감하고 심오한 카타르시스
<내 이름은 팬더댄스2>는 세상만사가 신기한 질문환 팬더댄스 이야기를 그린 동화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뽀얀 찹쌀떡 같은 동그란 머리통에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지그시 뜬 눈, 상대의 황당함과 뒷골 땡김은 안중에도 없는 통쾌한 페이스, 중국에서 본토 팬더 캐릭터들을 누르고 폭풍 같은 인기를 구가하는 토종 캐릭터 팬더댄스다.
팬더댄스는 노벨상 2관왕을 노리는 무명작가(겸 과학자), 단돈 1200만 원이면 대박집 만들어주는 맛선생, 뱀파이어 헌터에 고스트 바스터즈까지 천만 가지 직업과 정체성을 넘나든다.
조경규 작가의 대표 캐릭터 팬더댄스와 왕구리 콤보는 음식과 언어, 문화, 철학과 과학, 자연과 우주를 넘나드는 질문을 쏟아낸다. 황당하지만 묘하게 논리적인 팬더댄스의 말빨과 순순히 말려들어가는 왕구리의 순진함이 재미를 더하는 책이다.
특히 2편은 새 캐릭터 금동이의 활약에, 성별이 모호한 왕구리와 팬더댄스의 뜬금포 로맨스까지 더해져 더더욱 흥미진진하다.
26. 알류산의 마법
자신의 삶을 산다는 것
<알류산의 마법>은 아기 귀신고래 귀령이가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어린이의 마음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동화다.
이 책은 귀령이라는 아기 고래가 엄마 고래와 함께 먹이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여행을 떠나기 전 엄마 고래는 귀령이에게 고래로 살아가기 위한 훈련을 시킨다. 숨쉬기, 수영하기, 먹이 먹는 법 등 익혀야 할 것이 많다. 바닷속에서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훈련이다.
하지만 귀령이에게 훈련은 너무 귀찮고 힘들다. 자신은 왜 고래로 태어났는지, 또 고래는 왜 하늘도 땅도 아닌 바다에서 살아야 하는지, 귀령이에겐 모든 것이 불만투성이입니다. 그러나 귀령이는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고래의 숙명에 따라 고래로 살려면, 훈련을 해야 하며, 아무리 위험한 길이라고 해도 이동을 해야 한다.
귀령이가 여행을 통해 마주하는 만남과 이별 그리고 역경을 이겨내며 하나의 완전한 고래로 성장하는 과정은 세상이라는 바다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 아이들의 삶과 맞닿아 있어 깊은 공감을 준다.
27. 정말 좋은 걸까?
함께 생각하는 원자력
<정말 좋은 걸까?>는 원자력 발전이 정말 안전하고 좋은지 알려주는 책이다.
교과서를 보면 원자력 발전소는 쉽게 전기를 만들어 주는 효율적인 시설이라고 소개한다. 화력 발전처럼 온실가스도 만들지 않고 적은 양의 원료로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서 깨끗하고 경제적인 발전소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은 원자력 발전은 아무리 안전하게 가동해도 인체에 해로운 방사능 물질을 남긴다고 알려준다. 또 원자력 발전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맹독성 물질이라 하는 ‘고준위 핵폐기물’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한다. 100만 분의 1g만 마셔도 폐암에 걸릴 만큼 위험한 물질을 만들어낸다는 것.
게다가 수명이 다한 원자력 발전소를 안전하게 해체하는 데 1조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강조하면서 그런데도 원자력 발전이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깨끗한 것이냐고 되묻는다.
이 책의 말미에는 김혜정 시민 방사능 감시센터 위원장의 ‘원자력 발전에 관해 꼭 알아야 할 이야기’가 실려 있다.
28. 작은 나라 왕
평범하고 작은 것의 소중함
<작은 나라 왕>은 우리 주변에 있는 작고 흔한 물건들의 소중함을 알려준다. 예를 들면 작은 단추 하나, 동전 한 닢, 시계의 바늘, 콩 씨앗, 종이 클립, 꽃잎 하나 등이다. 이 책은 이런 물건들은 너무 작고 흔해서 자칫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지만 이것들이 빠져 버리는 순간 옷은 흘러내리고, 시계는 멈추고, 꽃은 시든다고 알려준다.
이 책은 이런 작고 평범한 것들을 다스리는 작은 나라 왕과 그것마저 빼앗으려는 큰 나라 왕의 이야기다. 작은 나라 왕은 작은 것에 만족하고 행복해 한다. 하지만 큰 나라 왕은 만족할 줄을 모른다. 나라가 아무리 커도 자꾸만 자꾸만 욕심을 부린다.
작은 나라 왕의 백성들은 기막힌 방법으로 큰 나라 왕과 군대를 물리친다. 욕심이 지나치면 얼마나 어리석은 결과를 맞게 되는지, 신체적 힘보다 지혜로움이 얼마나 더 강하고 멋진 것인지, 무엇보다 작고 나약해 보여도 다 함께 도우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이 책은 알려준다.
29. 초등생을 위한 세계문화특강1
초콜릿과 설탕의 역사와 문화 엿보기
<초등생을 위한 세계문화특강1>은 초콜릿과 설탕 이야기를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쓴 책이다.
이 책은 초콜릿과 설탕에 담겨 있는 슬프고도 잔혹한 역사를 알려준다.
이 책에 따르면 원래 초콜릿은 마야와 아스텍의 것이었다. 스페인의 침략으로 아스텍은 멸망했고, 신비한 갈색 음료 초콜릿은 유럽으로 건너가 더욱더 고급스러운 문화를 창조해 내었다. 특히 초콜릿은 설탕과 만나면서 화려한 변신에 성공했다. 희디흰 설탕은 어떤 것과 만나든 그 맛을 마력으로 바꿔 놓았다. 설탕 맛을 본 사람들은 그 맛에 열광했고, 더욱더 설탕을 원하게 됐다.
설탕은 인류 역사상 유럽에 가장 큰 부를 가져다준 품목이다. 또 역사적으로 잔혹한 노예무역을 탄생시킨 주범이기도 하다. 왕족과 귀족만의 특권이었던 설탕은 수많은 아프리카 노예들의 피와 땀으로 생산됐다. \
30. 단원 김홍도, 조선의 멋을 그리다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의 삶과 예술
<단원 김홍도, 조선의 멋을 그리다>는 풍속화로 이름을 널리 알린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의 삶과 예술 그리고 조선시대 궁중 화원의 삶을 소개한다. 김홍도는 풍속화로 유명하지만 실은 불화, 산수화, 동물화, 인물화, 화조화 등 모든 분야의 그림을 잘 그렸다. 때문에 궁중 화원으로 일하며 나라의 중요한 그림을 도맡아 그렸다.
이 책은 수많은 문헌을 바탕으로 흩어져 있던 김홍도의 삶의 조각을 정성스럽게 이어 붙여 써 내려간 평전이다. 미술사를 바탕에 두고 문학적으로 구성해 아이들이 위대한 화가 김홍도를 좀더 역사적으로 미술사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이 책에는 「병진년화첩」, 「해산첩」, 「을묘년화첩」, 「풍속화첩」 등 김홍도의 주요 화첩에 실린 대표 작품을 비롯해 왕실 회화, 인물, 화조화, 동물화 등 총 37점의 작품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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