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역잡아함경_331. 윤회, 눈물의 양, 5음은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며, 나가 아니고 내 것도 아니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알아야 하나니, 생사가 장구하고 끝이 없어서 그 근원을 아는 이가 없느니라.
온갖 중생들이 모두 무명(無明)에 덮이고 애욕에 결박되어서 생사에 끝없이 유전하기 때문에 과거 억겁의 고통을 능히 아는 이가 없나니,
마치 항하(恒河)의 물이 사해로 흘러 들어가는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니, 옛날 과거에 몸을 받아 오면서 근심하고 슬퍼하고 울면서 흘린 눈물이 많은가, 항하의 물이 많은가?”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이해한 바로는 생사가 장구해서 눈에서 흘린 눈물이 저 항하 물보다 많고, 또한 사해 물보다 많다고 봅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그 눈물을 모은다면 실로 사해의 물보다 많나니, 진실로 그대들의 말과 같다.
과거와 미래 세상에서 부모를 등지고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와 형제와 자매와 자녀와 종친과 권속이 모두 죽어 없어지거나,
또는 돈과 재물과 코끼리와 말과 소와 염소를 잃어버리거나,
혹은 채찍과 곤장에 얻어맞거나, 혹은 상해를 입고 몸의 침해를 받거나,
나아가 갇히거나 구속을 당하는 등 이와 같은 온갖 고통으로 슬퍼하고 괴로워하면서 흘린 눈물은 이루 계산할 수 없다.
마치 사나운 흐름이 온갖 풀과 나무를 떠내려가게 하고 물거품 덩이가 길을 막는 것과 같으니,
애욕의 물거품도 성현의 길을 가로막으며, 피의 방울로 몸을 받아서 자주 지옥과 아귀(餓鬼)와 축생(畜生)과 그 밖의 나쁜 갈래에 태어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색(色)은 항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색은 바로 무상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색이 무상하다면 괴로운 것인가, 괴롭지 않은 것인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무상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이는 무너지고 없어지는 법이니, 이 법 속에서 성스러운 제자는 나와 내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은 항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것은 모두 무상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만약 그것이 무상하다면 괴로운 것인가, 괴롭지 않은 것인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무상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만약 무상하다면 이는 무너지고 없어지는 법이니, 성스러운 제자는 이 속에서 나와 내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색은 바로 무상하고 무상하기 때문에 괴로움이며, 괴로움은 곧 나[我]가 없는 것이니, 만약 내가 없다면 내 것도 없다.
이처럼 실답게 알아서 바른 지혜로 관찰하면 수ㆍ상ㆍ행ㆍ식도 역시 마찬가지니라.
그러므로 비구에게는 색이 있거나 나아가 조금이나마 인정한다 해도 과거와 미래와 현재, 안과 바깥, 가까운 데와 먼 데에서도 모두 나와 내 것이 없는 것이니, 이처럼 사실에 알맞게 바른 소견으로 보아야 하느니라.
만일 수ㆍ상ㆍ행ㆍ식에 대해서도 많은 것과 작은 것, 안과 바깥, 먼 데와 가까운 데,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서도 도무지 내가 없고 내 것도 없다고 실답게 알아야한다.
성스러운 제자는 이러한 사실을 보고 나서
이름[名]에 즉해서 많이 배우고,
색(色)에 대해서 해탈하며,
수ㆍ상ㆍ행ㆍ식에 대해서도 또한 해탈하며,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에서도 모두 해탈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