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마케팅 이해
<사례>
날씨가 오락가락하던 여름날이었습니다. 항상 작은 우산을 챙기고 다녔지만 그날따라 가방이 무거워 '오늘은 비가 안 오겠지'라는 생각으로 가지고 다니던 우산을 두고 황급히 집을 나섰습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동안은 날씨가 괜찮았지만 안심했던 제 생각을 비웃는듯 다음 목적지 근처 지하철역에 다다르고 올라간 지하철 입구에는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수업에 늦을까봐 날씨 예보도 확인하지 못 한 채 우산을 두고 나온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목적지에 가기 위해선 약 20분 정도 더 걸어야 했기 때문에 착잡했습니다. 문득 오다가다 본 입간판이 생각났습니다. '우산 무료대여 서비스'라며 항상 안경 가게 앞에 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역에선 약간의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잠시 고민은 했지만 20분동안 맞고 약속 장소에 가는 것보단 낫다고 판단했고 무작정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저는 안경을 쓰지 않습니다. 아니, 이제 안경을 쓸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시력 교정수술을 했기 때문에 안경을 안 쓴지도 오래됐습니다. 그래서 쭈뼛쭈뼛 안경 가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동글안경에 깔끔한 셔츠를 입은 직원은 제게 필요하신 게 있냐고 물었고 저는 우산을 빌리러 왔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그 분은 친절하게 웃으면서 다음에 방문할 때 반납하면 된다는 말과 함께 예상보다 크고 튼튼한 장우산과 물기를 닦을만한 휴지를 주셨습니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저는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안경이나 렌즈를 끼지도 않았지만 친절하게 손님을 대하는 직원의 모습에 비록 비를 조금 맞았지만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고객의 이런 급작스러운 상황을 대비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친절함에 나중에 친오빠 안경을 맞출 때 이곳을 방문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비록 우산 회수율이 낮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고객을 생각하는 따뜻함을 잘 보여준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위치>